[2021 미래지식포럼] ⑤”AI는 인간의 유머를 이해하지 못한다”

팬데믹의 시대, 코로나 이후의 사회 흐름을 진단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하 미래지식포럼)이 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됐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는가’라는 주제로 여섯 가지의 주제 강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열린 이번 포럼은 2200여 명의 시청자들이 유튜브와 네이버TV 생중계로 강연을 지켜봤다. 이날 ‘연결’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미래 청사진을 차례로 전한다.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①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최재천 교수② “진심이 드러나는 시대가 온다” -허태균 교수③ “범죄를 이기는 연결의 힘” -박미랑 교수④ “잉여와 결핍의 연결” -정석 교수⑤ “AI는 인간의 유머를 이해하지 못한다” -오혜연 교수⑥ “공감의 반경을 넓히는 시간” -장대익 교수 “알파고를 보고 많은 사람이 인공지능(AI)에 대해서 두려움을 느꼈지만, 사실 AI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충격적인 결과는 아니었어요. AI가 특별히 잘하는 일이 있지만, 뜻밖에 못하는 것도 많기 때문이죠.” 오혜연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는 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네 번째 세션에서 ‘AI와 인간의 연결’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오 교수는 AI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와 인간의 차이부터 짚었다. “인간은 어떤 일을 하든 쉽게 적응해요. 이를테면 갑자기 눈이 실내등이 꺼져 주변이 어두워지더라도 금방 바뀐 환경에 적응해서 선택을 바꾸죠. 반면 AI는 이런 변화하는 환경에 즉각적으로 결정을 바꾸는 것을 무척

[2021 미래지식포럼] ④”잉여와 결핍의 연결”

팬데믹의 시대, 코로나 이후의 사회 흐름을 진단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하 미래지식포럼)이 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됐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는가’라는 주제로 여섯 가지의 주제 강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열린 이번 포럼은 2200여 명의 시청자들이 유튜브와 네이버TV 생중계로 강연을 지켜봤다. 이날 ‘연결’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미래 청사진을 차례로 전한다.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①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최재천 교수② “진심이 드러나는 시대가 온다” -허태균 교수③ “범죄를 이기는 연결의 힘” -박미랑 교수④ “잉여와 결핍의 연결” -정석 교수⑤ “AI는 인간의 유머를 이해하지 못한다” -오혜연 교수⑥ “공감의 반경을 넓히는 시간” -장대익 교수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포럼’ 네 번째 연사로 나선 정석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수도권에서는 주택과 일자리가 부족한 결핍이 이어지고 지방에서는 빈집이 남아도는 불균형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연결을 통해 수도권 결핍과 지방 잉여의 간극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이번 포럼에서 정석 교수는 도시를 사물이 아닌 생명체로 바라볼 것을 강조했다. 머리만 있는 생명체가 살 수 없듯, 수도권만 비대한 국토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는 “도시는 마을과 지역, 국토로 확장된다”라며 “현재 우리 국토의 머리, 즉 수도권은 너무 크지만 손끝과 발끝에 비유되는 지방은 피가 돌지 않아 괴사 직전”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도시를 재생하는 것은 아픈 몸을

[2021 미래지식포럼] ③”범죄를 이기는 연결의 힘”

팬데믹의 시대, 코로나 이후의 사회 흐름을 진단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하 미래지식포럼)이 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됐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는가’라는 주제로 여섯 가지의 주제 강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열린 이번 포럼은 2200여 명의 시청자들이 유튜브와 네이버TV 생중계로 강연을 지켜봤다. 이날 ‘연결’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미래 청사진을 차례로 전한다.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①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최재천 교수② “진심이 드러나는 시대가 온다” -허태균 교수③ “범죄를 이기는 연결의 힘” -박미랑 교수④ “잉여와 결핍의 연결” -정석 교수⑤ “AI는 인간의 유머를 이해하지 못한다” -오혜연 교수⑥ “공감의 반경을 넓히는 시간” -장대익 교수 “범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엄청나지요. 하지만 문제는 뜨거운 관심에 비해 제대로 된 이해는 부족하다는 겁니다.”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세 번째 연사로 나선 박미랑 한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범죄 발생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범죄와 피해자에 대한 처벌법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먼저 “범죄자에 대한 선입견으로 인한 오해도 크다”고 했다. 이른바 ‘사람들이 생각하는 범죄자 이미지’와 ‘실제 범죄자’ 간의 차이가 무척 크다는 것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성별이나 범죄 유형에 따라 상상하는 범죄자의 얼굴을 그려보라’고 하면 남성 범죄자는 거칠고 험악한 인상이나 우둔해 보이는 모습으로 표현하고, 여성 범죄자의 경우 ‘꽃뱀’으로 대표되는 화려하고 예쁜 모습을 그린다”면서

[2021 미래지식포럼] ②”진심이 드러나는 시대가 온다”

팬데믹의 시대, 코로나 이후의 사회 흐름을 진단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하 미래지식포럼)이 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됐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는가’라는 주제로 여섯 가지의 주제 강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열린 이번 포럼은 2200여 명의 시청자들이 유튜브와 네이버TV 생중계로 강연을 지켜봤다. 이날 ‘연결’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미래 청사진을 차례로 전한다.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①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최재천 교수② “진심이 드러나는 시대가 온다” -허태균 교수③ “범죄를 이기는 연결의 힘” -박미랑 교수④ “잉여와 결핍의 연결” -정석 교수⑤ “AI는 인간의 유머를 이해하지 못한다” -오혜연 교수⑥ “공감의 반경을 넓히는 시간” -장대익 교수 “코로나19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오프라인 모임과 행사 등 사람 간의 연결을 끊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연결의 총량이 줄었을까요? 오히려 가족 관계는 강화되고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연결 방식을 찾았습니다. 과거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들이 꼭 필요한 것이었을까요? 이번 기회에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건 어떨까요.” 4일 열린 ‘미래지식포럼’의 첫 번째 세션 강연자로 나선 허태균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 속 연결과 관계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 일어나는 일이라는 이유로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믿음을 ‘자연주의적 오류’라고 하는데, 이 용어처럼 오류가 존재한다”면서 이를 증명하는 심리학 실험 하나를 소개했다. 한 심리학 연구팀이 세 집단에 컴퓨터로 만든 가짜 은하계

[2021 미래지식포럼] ①”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팬데믹의 시대, 코로나 이후의 사회 흐름을 진단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하 미래지식포럼)이 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됐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는가’라는 주제로 여섯 가지의 주제 강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열린 이번 포럼은 2200여 명의 시청자들이 유튜브와 네이버TV 생중계로 강연을 지켜봤다. 이날 ‘연결’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미래 청사진을 차례로 전한다. [2021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①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최재천 교수② “진심이 드러나는 시대가 온다” -허태균 교수③ “범죄를 이기는 연결의 힘” -박미랑 교수④ “잉여와 결핍의 연결” -정석 교수⑤ “AI는 인간의 유머를 이해하지 못한다” -오혜연 교수⑥ “공감의 반경을 넓히는 시간” -장대익 교수 “협력은 ‘배려’가 아닙니다. 인류를 포함한 생명이 살아남기 위해 발휘해온 ‘생존의 지혜’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이런 지혜가 더욱 중요해질 겁니다.” 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미래지식포럼’에 기조 연사로 나선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코로나 19는 자연과 공생하지 않았던 인류의 성장 방식이 가져온 재난”이라며 “지구 상의 모든 생명이 연결하고 공존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 상징적인 사건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날 최 교수는 바이러스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생물다양성 불균형 문제를 꼽았다. “인간이 숲을 파괴하고 자연을 약탈하는 식으로 세력을 넓히면서 야생 동물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환경이 줄어들었고, 야생동물 몸에 있던 바이러스는 새로운 숙주를

비정규직 제로·안식월 도입…’존엄한 일터’ 만든다

[비영리 일자리 리포트] ③좋은 일자리 실험들 <끝> ‘사단법인 마을’이 위탁 운영하는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는 ‘비정규직 없는 일터’다. 지난 2016년 설립 당시부터 ‘비정규직 제로’와 ‘좋은 일자리’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도 육아휴직 대체 인력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직원 30여 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홍두나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장은 “위탁 계약 주체인 서울시 규정 범위 안에서 인건비를 집행하기에 아주 넉넉한 수준의 급여나 복지를 제공하지는 못한다”면서도 “일자리가 안정적이고 개인의 성장이나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을 지원하고, 조직의 노동 환경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문화와 제도를 갖추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비영리의 ‘좋은 일자리 만들기’ 실험이 시작됐다. 좋은 인재가 장기 근속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드는 게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핵심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단체가 도입한 제도는 일정 기간 근무하면 유급휴가를 주는 ‘안식월’ 제도다. 아름다운재단은 3년과 6년 근속 직원에게 각 2개월씩, 9년 이상 근속하면 반년의 유급휴가를 준다. 사단법인 루트임팩트는 5년 이상 근속 시 1개월, KCOC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와 발전대안피다는 3년 근속 시 각각 3주와 1개월의 유급휴가를 준다. 조금은 특이한 복지제도를 도입한 곳도 있다. ‘지구촌나눔운동’은 지난 2019년 ‘휴가 기부제’를 만들었다. 휴가 기부제는 직원들끼리 휴가를 나눌 수 있는 제도다. 양동화 지구촌나눔운동 개발교육팀장은 “업무량은 많은데 연차가 낮거나, 병가나 출산으로 추가 휴가가 필요한 동료를 돕는 데 주로 쓰인다”고 했다. 상급자가 강압적으로 휴가를 뺏을 수 없도록 감시하는 제도도 만들었다. 휴가 기부는 소속 팀장이 아니라 휴가가 강압적이지 않은지를 확인하는 전담 ‘와처(Watcher)’가 승인한다.

“지역에선 30대 남자 활동가 찾기 힘들어”… “수평적 조직 문화 만들어야”

[비영리 일자리 리포트] (2) 2030 활동가 이야기 비영리 업계에서 청년층 인력 유출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영리 업계에 뛰어들었지만, 낮은 급여와 열악한 업무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두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젊은 세대는 무엇을 찾아서 비영리로 오는 걸까. 그리고 왜 비영리를 떠나게 될까. 2030세대 남녀 활동가 두 명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9년 차 활동가 정호씨 이야기 김정호(36·가명)씨는 마을 공동체 활동가다. 지역 NGO에서 5년, 개발도상국 현장에서 2년을 일했다. 귀국 후 최근까지 서울 소재 중간 지원 조직에서 일했다. 그는 “개인의 생활과 일이 분리되지 않는 게 비영리 활동가의 삶”이라고 했다. 처음 일하던 단체를 떠나기로 결심한 것도 “이러다 죽을 것 같아서”였다. 그가 주로 하던 일은 지역 공동체 활동. 지역 주민을 만나는 게 중요했는데, 그러다 보니 야근과 주말 출근이 끊이지 않았다. 낮엔 주부나 어르신을 만나고 퇴근 뒤엔 직장인들을 만났다. 산더미 같은 행정 일도 해야 했다. 첫해 월급은 140만원대로 최저임금이었고 수당은 없었다. 월급이 밀리기도 했다. 어려워진 집안 형편과 결혼을 앞둔 상황에 고민이 커졌다. 개발도상국 현장으로 떠난 건 국제 경험을 통해 경력을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막상 가보니 상황은 더 열악했다. 현지 직원들 급여를 주기 위해 자신의 몇 달치 급여와 그간 모아둔 돈을 단체에 빌려주기까지 했다. 더 큰 문제는 해외에 나가 있던 2년이 서류상 공백기가 된 점이다. 현장 총책임자 격 실무자로 일했는데도 정호씨의 신분이 ‘봉사자’였던 탓이다. 해외 봉사자로

급여 낮고 복지제도 전무… 장기근속할 수 없는 근무 환경

[비영리 일자리 리포트] ①좋은 일엔 좋은 일자리가 없다 2020년은 비영리단체 소속 공익 활동가들에게 혹독한 한 해였다. 코로나19 사태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많아졌지만, 지역 간 이동과 만남이 어려워지면서 활동 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꾸거나 아예 사업 자체를 취소한 경우도 많았다. 새로운 환경에 대응할 여력이 있는 단체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심지어 소규모 단체들은 개인과 기업 후원금이 줄면서 일부 활동가는 일자리를 잃었고, 기약 없이 월급이 밀리는 단체도 생겨났다. 비교적 규모가 큰 한 유명 단체는 경영 악화로 전 직원 대상으로 무급 순환휴직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활동가들이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기는 쉽지 않다. 다음 달부터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활동가 A씨는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공익 활동가인 우리까지 하소연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현장에서는 능력과 진정성을 갖춘 활동가들의 이탈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공익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더나은미래는 공익 활동가들의 일자리 문제를 재조명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비영리 분야의 일자리 상황을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월평균 급여 206만원… 불안정한 고용 여전 비영리단체 활동가 임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많지 않다. 각 단체가 연봉이나 처우 정보 공개를 꺼리는 데다, 관련 통계도 없다. 전국 1만4699곳에 달하는 국내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도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서울시NPO지원센터·아름다운재단 등에서 진행한 연구자료와 일자리 정보 사이트인 크레딧잡·워크넷에 공개된 자료를 통해 임금을 가늠해볼 수는 있다. 해당 자료들을 종합하면, 지난해 공익 활동가들의 급여 수준은 국내 임금

코로나 이후 ‘공격 투자’ 활기… 헬스케어·환경 분야 주목

2020 임팩트투자 지형도 위기는 기회를 만든다. 올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내외 경제가 움츠러들었지만, 유독 소셜벤처 업계에서는 어느 때보다 활발한 투자가 이뤄졌다. 올 한 해에 출범한 임팩트펀드만 약 2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임팩트투자사들은 코로나 발생 이후 공격적인 투자 포지션을 취했고,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한 소셜벤처들도 속속 등장했다. 지난 5월 느린 학습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사 ‘에누마’가 11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8월에는 재활용 폐기물을 선별해 순환 자원으로 만드는 ‘수퍼빈’이 2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수퍼빈의 기업 가치는 1000억원으로 뛰었다. 만성질환자의 일상 속 건강관리를 돕는 ‘휴레이포지티브’는 지난 10월 150억원 투자를 이끌어냈다. 더나은미래는 2020년 소셜벤처 투자 현황을 분석했다. 이번 분석은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HGI, MYSC, 소풍벤처스 등 주요 임팩트투자사들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언론 등에 발표된 임팩트투자 공시 등을 기반으로 했다. 올해 투자를 성사시킨 소셜벤처는 집계된 곳만 74곳이었다. 아직 투자 유치 결과를 공시하지 않았지만 연내에 투자 집행이 완료될 예정인 기업 3곳도 분석에 포함했다. 코로나 속 투자 랠리… 소셜벤처 4社, 510억원 유치 올해 투자받은 소셜벤처 가운데 대외적으로 투자 규모를 공개한 기업은 13곳 정도다. 이들이 투자받은 돈은 총 803억원가량이다. 스타트업 투자는 기업 성장 단계에 따라 창업 초창기 시드(seed), 프리시리즈A를 거쳐 시리즈A, 시리즈B, 시리즈C 등 차례로 이름 붙인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을 투자 단계별로 구분해보면, 투자액 1억원 내외의 시드 단계 기업이 전체의 58.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시리즈A 20.3%, 프리시리즈A 14.9%, 시리즈B 5.4%

매출, 투자 유치, 사회적 가치 창출… 소셜벤처 65% “올해 성장했다”

더나은미래·루트임팩트 공동기획 2020년 소셜벤처 리포트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체인지메이커 육성·지원 기관인 루트임팩트와 함께 지난 2일부터 일주일간 ’2020 소셜벤처 리포트’라는 이름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코로나19가 덮친 가운데 대규모 임팩트투자 자금이 풀리고 정부와 지자체는 소셜벤처 키우기에 나서는 등 다사다난했던 올해 소셜벤처 생태계를 돌아보기 위해 마련한 설문조사다. 에누마, 그로잉맘, 동구밭 등 다양한 업종과 분야의 소셜벤처 65곳이 참여했다. 응답한 소셜벤처 과반 “올해 성장했다” 설문에 응한 소셜벤처 중 과반수인 65.6% 기업은 올해 자신들이 ‘성장했다’고 답했다. ‘전년과 비슷했다’고 답한 곳은 14.1% ‘다소 주춤했다’고 답한 곳은 20.3%였다. 응답 기업 중 약 80%가 ‘예년보다 나쁘지는 않았다’고 답한 셈이다. 성장을 이룬 분야를 묻는 질문에는 회사마다 다르게 답했다. 성장했다고 답한 기업 43곳 가운데 15곳(23.4%)은 ‘매출’ 분야 성장이 두드러졌다고 답했다. 그 외 ▲연구 개발(17.2%) ▲사회적 가치 창출(15.6%) ▲투자 유치(12.5%) ▲인지도, 마케팅(10.9%) ▲조직 문화(7.8%) ▲인재 유입(4.7%) 등에서 성장했다고 답했다. 매출 분야에서 성장했다고 밝힌 소셜벤처 대부분은 온라인 교육·돌봄 등 코로나19로 관심도가 높아진 업종이었다. 비대면 교육 기업인 에누마(아동용 교육 앱)와 퓨쳐스콜레(비대면 교육), 굿인포메이션(교육 교재 출판)은 “올해 비대면 교육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이 늘었다”고 답했다. 그로잉맘(온라인 육아 상담)과 째깍악어(시간제 돌봄)도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늘고 투자를 유치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직접 수혜를 보진 않았지만 장애인·주거·기후위기 등 사회적으로 중요성을 인정받은 분야를 다루는 기업에선 투자 유치 기회를 얻었다는 답이 많았다. MGRV(공유 주거), 코액터스(청각장애인 기사 운행하는 택시)는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루트에너지(재생에너지 분야

“난방비 어쩌나…” 에너지 빈곤층은 겨울이 두렵다

한랭 질환 걸려야 ‘통계’되는 시스템 국내 상황에 맞는 구체적 기준 필요 굿네이버스 ‘사랑의 난방비’ 지원 사업 15년간 취약계층에 약 43억원 지원 저소득층에게는 겨울이 두렵다. 소득은 계절 편차가 없는데 냉난방비 지출은 날씨에 따라 널뛴다. 특히 겨울철 난방비는 다른 계절에 비해 평균 2배 이상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에너지 빈곤층에게 한파는 공포다. 에너지 빈곤층은 경제적인 이유로 필수적인 수준의 냉난방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계층을 말한다. 정부에서는 에너지 빈곤 기준을 소득의 10% 이상을 냉난방에 지출하는 가구로 정하고 있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서울 지역의 저소득 602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저소득 가구의 에너지 빈곤율은 12.5% 수준이다. 이를 겨울철로 좁혀 보면 에너지 빈곤율은 20.3%로 늘어난다. 통계에서 사라진 사람들 에너지 복지 문제는 200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마련돼 있지 않다. 에너지 빈곤 가구도 개별 연구와 시민단체의 표본조사로 추산하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에너지 복지 정책에도 사각지대가 발생하게 된다. 정부는 2000년대 후반부터 에너지 빈곤 해결을 목표로 ▲에너지 바우처 ▲에너지 요금 감면 ▲주택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 등 복지 정책을 시행해왔다. 대표적인 제도인 에너지 바우처의 경우 생계급여·의료급여 수급자 중 노인, 장애인, 한부모 가족 등을 대상으로 하는데, 최근 3년간 바우처 미사용 비율이 2017년 10%(51억원), 2018년 14%(78억원), 2019년 19%(132억원)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혜란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은 “현재 정부

올해로 10년, 다문화 청소년들에게 날개를 달다

‘LG 사랑의 다문화학교’ 10년의 임팩트 6기생 포함, 10년간 7231명 학생 교육 장점과 재능 발휘하도록 지속적 지원 이중언어 ‘장점’ 글로벌 인재로 양성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 멘토로도 활동 사회 공헌 사업 하나를 10년간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 올해 1월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발간한 ’2019 사회공헌 백서’에 따르면, 국내 100대 기업 사회 공헌 프로그램 296개의 평균 지속 기간은 8.6년이다. 비율로 따지면 10년 이상 사회 공헌 프로그램은 28%(84개), 1~5년 33%(98개), 6~10년 20%(60개) 순으로 나타났다. 사회 공헌 사업의 수혜자들이 다시 사회를 위해 무언가를 내놓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게 장수 프로그램들의 특징이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LG연암문화재단의 ‘사랑의 다문화학교’ 프로그램도 그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2010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국내 대기업 중 다문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교육 지원 사례로 알려졌다. 꿈을 심다 “어린 시절부터 또래 친구들과 조금 다르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항상 위축됐고 소심했습니다. 강화라는 작은 섬에서 자라 처음 서울로 가보게 된 것도,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약사라는 꿈을 키울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다문화학교 덕분이었습니다.” 한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박정우(22)씨가 LG 사랑의 다문화학교를 만난 건 2012년이다.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박씨는 사춘기를 겪으며 한국말이 서툰 어머니가 부끄러웠다. 때때로 반항을 일삼던 그에게 변화가 시작된 순간이기도 했다. 박씨는 매달 카이스트(KAIST) 영재교육원에서 진행하는 실험 강의에 흠뻑 빠져들었다. 카이스트에 재학 중이던 대학생 멘토가 진행하는 강의는 과학에 대한 이해의 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