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고원의 야생 타카키아 이끼. /베이징 수도사범대학(Capital Normal University Beijing)
4억년 견딘 ‘히말라야 이끼’ 지구온난화로 멸종 위기

빠르게 진화하는 특성 덕에 4억년을 살아남은 ‘타카키아(Takakia) 이끼’도 작금의 지구온난화에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랄프 레스키 교수와 베이징 수도사범대학 허이쿤 교수팀이 9일(현지 시각) 과학저널 ‘셀(Cell)’에 게재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타카키아 이끼는 현재의 온난화와 서식지 감소로 인해 앞으로 100년 후에는 멸종위기에 처할 것으로 나타났다. 작고 느리게 자라는 타카키아 이끼는 히말라야 4000m 고지대와 일본, 미국 등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히말라야 티베트고원의 타카키아 서식지를 10년간 18차례 방문해 표본을 수집하고 서식지를 조사했다. 또 타카키아의 DNA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기후변화가 타카키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연구팀은 “타카키아는 매년 8개월간 눈에 덮여 있고, 4개월간 고강도 자외선을 받는다”며 “극단적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폭설과 자외선을 견딜 수 있는 견고한 개체군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카키아는 현재 빠르게 진화하는 유전자가 가장 많은 게놈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티베트고원의 타카키아 개체 수는 매년 1.6%씩 감소했다. 연구팀은 타카키아에 적합한 서식지가 금세기 말에는 1000~1500㎢ 규모로 줄어들 것이라 전망했다. 타카키아 멸종을 막기 위해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타카키아를 증식한 다음 티베트고원에 이식하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지난 5년간 이식된 식물 일부가 생존해 번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원 중 한명인 레스키 교수는 “인간이 진화 정점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공룡도 결국엔 멸종된 것처럼 인간도 사라질 수 있다”며 “공룡의 등장과 멸종, 인간의 등장을 지켜본 타카키아로부터 회복력과

인권위 “’장애 극복’은 편견 조장하는 표현”

9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장애 극복’이라는 표현이 편견을 조장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통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장애를 질병이나 일시적 시련처럼 이겨내거나 헤쳐나갈 수 있는 대상으로 오인하도록 해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을 불러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 2월 ‘제9회 대구광역시 장애인 대상’ 수상 후보자 모집 공고문에 적힌 ‘장애 극복’ 표현이 인권침해라는 진정이 접수됐다. 공고문에는 ‘장애 극복 부문’ 포상자로 ‘장애인으로서 장애를 극복하고 타인의 귀감이 된 자’라는 문구가 적혔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각 정부 부처와 17개 시도, 장애인 단체 등에 공문을 보내면서 ‘장애의 역경을 극복하거나 장애인 복지증진에 기여한 유공자를 발굴·포상하고자’라는 문구를 기재하기도 했다. 대구시는 “’장애 극복’이라는 표현이 장애의 어려움을 이겨내 타인의 본보기가 된 사람에게 사회적·일반적으로 통용돼왔다”면서도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존재하므로 관련 장애인 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답했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대구시가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의도를 갖고 이러한 표현을 썼다고 보기 어려운 점, 인권을 침해하는 정도는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진정을 기각했다. 그러면서 진정 사건과는 별개로 ‘장애 극복’ 표현이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형성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과 대구시에 ‘장애 극복’ 표현이 사용된 법령과 조례를 개정하고, 이 표현이 사회적으로 통용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해달라고 당부했다. 인권위는 “’장애 극복’은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살아가는 장애인의 자기정체성을 부정하는 표현이 될 여지가 있다”며 “특히 지자체의 공고는 국민과의 공식적

[사진설명] 미국 내 반ESG 공세를 주도하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AP 연합뉴스
ESG 유행 끝?… 美·EU 엇갈린 해석에도 “본질은 바뀌지 않을 것”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가 최근 ‘ESG’ 용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반(反)ESG’ 정서가 형성되고 있다. 래리 핑크는 지난 6월 아스펜 아이디어 페스티벌(Aspen Ideas Festival)에서 “ESG 담론이 개인의 정치에 이용되면서 사회가 양극화되는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부터 공개적으로 ESG 경영을 강조해온 그가 기존 노선을 벗어난 행보를 보이면서 미국에서는 반ESG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고, 유럽에서는 ESG 정책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지는 양상까지 나타났다. 반ESG 지지 세력은 화석연료·무기 산업에 투자하는 것을 옹호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 같은 비재무적 요인보다 재무적 요인을 강조한다. 블랙록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CEO를 이사회에 합류시켰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기후위기 대응 활동이 축소될 것이란 비판 여론과 반ESG 움직임에도 지속가능경영의 본질 자체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ESG, 美서 정치적 도구로 전락 미국에서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ESG 회의론이 크게 부상하고 있다. 반ESG 움직임을 주도하는 세력은 보수진영인 미국 공화당이다. 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공영방송 NPR과 여론조사업체 마리스트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원 80%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경제 활성화보다 중요하다”고 응답했지만, 공화당원의 72%는 “이상기후를 초래하더라도 경제 활성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외신을 종합하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전역에서 반ESG 법안 39개가 발의됐고, 주 정부 9곳에서 법안이 통과됐다. 반ESG 법안의 골자는 ESG 투자를 금지하고, 투자 대상에서 화석연료·총기 관련 기업을 배제하는 금융기관과는 거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민주당 강세인 미국 해안 지역에서는 ESG 활동을 더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4년 최저임금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내년 최저임금 시급 9860원… 올해보다 2.5% 인상

4일 고용노동부는 2024년 최저임금을 시간급 9860원으로 결정·고시했다. 이를 월급으로 환산할 경우 206만740원(월 209시간 기준)이다. 올해(시급 9620원·월급 201만580원)보다 2.5% 오른 금액이다. 최저임금은 사업 종류 구분없이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노동부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사업장에 대한 노무관리 지도 등을 통해 최저임금 준수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15차례의 전원회의와 이의제기 과정을 거쳐 의결됐다. 의결 과정에서 민주노총은 결정 과정과 인상 규모에 이의를 제기하며 재심의를 요구했지만, 노동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동부는 최저임금법 취지와 내용, 최저임금위원회 심의·의결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이번 최저임금은 어려운 경제상황과 노동시장 여건, 저임금 근로자와 영세 자영업자의 목소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논의를 거쳐 고심 끝에 결정했기 때문에 (사업장은)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저임금제도가 변화하는 경제·노동시장 여건을 반영하고, 매년 결정 과정에서 반복되는 갈등 구도 또한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며 “앞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개선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사진설명] 지난 26일(현지 시각)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에서 여성 성폭행 항의 집회가 열렸다. /EPA 연합뉴스
인도서 3년간 여성·소녀 130만명 실종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인도 전역에서 130만명 넘는 성인 여성과 소녀가 실종된 것으로 드러났다. 인도 주요 매체 힌두스탄타임스·더타임스오브인디아 등은 27일(현지 시각) 내무부 산하인 국가범죄기록국(NCRB)이 집계한 통계자료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자료에 따르면, 3년간 18세 이상 여성 106만1648명, 18세 미만 소녀 25만1430명이 실종됐다. 지난 2021년에만 46만5171명의 여성과 소녀가 행불된 것으로 조사됐다. 인도 중부 마디아 프라데시주(州)에서는 여성 16만180명, 소녀 3만8234명이 실종돼 전국 28개 주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8개 인도 연방직할령(준주·Union Territory) 중에는 델리에서 가장 많은 실종자가 발생했는데, 여성 6만1054명, 소녀 2만2919명이 사라졌다. 현지 매체들은 실종 이유에 대해서 정확히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성범죄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여론이 우세하다고 보도했다. 내무부는 성명을 발표하고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 수사와 기소를 포함해 법과 질서를 유지하는 일은 각 주정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에서 두 여성이 나체 상태로 폭도들에게 끌려다니면서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5월 4일 발생했으나 인도 경찰은 두달이 지난 후에야 성폭행에 가담한 4명의 남성을 체포했다. 이에 분노한 시민들은 마니푸르주는 물론 수도 뉴델리에서 가해자의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지난 28일 월드비전 아동권리대표단이 서울 영등포구 월드비전 본부에서 ‘기후변화가 아동권리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월드비전
월드비전 아동권리대표단, ‘기후변화와 아동 권리’ 토론회 성료

월드비전은 지난 28일 월드비전 아동권리대표단이 ‘기후변화가 아동권리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를 성료했다고 31일 밝혔다. 전국 중·고등학생 19명으로 구성된 월드비전 아동권리대표단은 아동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의견을 개진하고, 정책 변화를 위한 온·오프라인 정기모임을 매월 실시한다. 또 해결되지 않은 아동권리 이슈를 찾아 관련 자료를 조사하고 토의하는 활동을 펼친다. 서울 영등포구 월드비전 본부에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는 월드비전 아동권리대표단으로 활동하는 중·고등학생과 일반 청소년들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대표 아동 4명이 ‘기후위기가 아동의 4대 권리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제했다. 이어 유엔아동권리협약(UNCRC) 일반논평 26호 초안을 기반으로 기후변화가 아동권리에 미치는 영향과 각자 경험한 기후변화 권리침해 사례를 공유하며 토론했다. 참가자들은 토론 내용을 기반으로 ‘기후위기에 대한 대한민국 청소년 의견서’도 작성했다. 청소년 의견서에는 ▲기후위기와 아동권리에 대한 교육 실시 ▲기업 간 탄소배출권 거래 시 상벌 제도 도입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 시 취약가정 아동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응 방안 마련 등의 내용이 담겼다. 월드비전은 앞으로 전국 아동·청소년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캠페인을 진행해 청소년 의견서에 대한 의견과 동의를 얻을 예정이다. 오는 9월 18일에는 UNCRC 일반논평 26호가 채택되는 시점에 맞춰 의견서를 정부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남상은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옹호실장은 “기후위기 대응에서 아동의 권리와 견해를 고려해야 한다는 UNCRC 일반논평 제26호가 채택된 만큼 이제 정부와 국제사회가 아동·청소년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할 책임이 생겼다”며 “월드비전은 앞으로도 아동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권리 침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목소리를 높일 수

숲과나눔, ‘2023 초록열매 성과확산 프로젝트’ 참여할 비영리단체 모집

재단법인 숲과나눔이 효과적인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2023 초록열매 성과확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숲과나눔은 다음 달 8일까지 프로젝트에 참여할 비영리단체를 모집한다. ‘초록열매’는 숲과나눔이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2021년부터 진행하는 환경 프로젝트다. 환경 부문의 비영리단체가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창의적인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올해 초록열매 사업 주제는 ‘새로운 도시형 자원순환 모델 만들기’다. 첫 대상은 ‘종이팩’으로, 재활용률이 낮은 종이팩을 자원순환 시스템 내로 끌어들이는 것이 목표다. 숲과나눔에 따르면, 알루미늄 캔과 투명 페트병, 유리병의 재활용률은 각각 79.3%, 76.9%, 63.8%다. 반면 종이팩의 재활용률은 15.8%에 불과하다. 이에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종이팩을 활용하는 자원순환 모델을 개발하고, 시민참여 캠페인·교육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숲과나눔은 “기존 자원순환 시스템의 문제를 진단하고 다양한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종이팩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자원을 대상으로 순환 시스템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숲과나눔과 사랑의열매는 공모를 통해 이번 사업을 운영할 단체를 복수 선발한다. 총 사업비 1억5000만원을 한 단체당 최대 3000만원씩 지원한다.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회계·행정 지원과 더불어 각 분야 전문가의 멘토링도 함께 제공한다. 사업의 취지에 공감하고, 선정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비영리단체라면 누구나 공모에 지원할 수 있다. 모집 분야는 ▲종이팩 자원순환 모델 개발(공공기관 연계, 생산·유통기업 연계, 지역사회 연계, IT기술 활용 등) ▲종이팩 자원순환 정책과 제도 개선 ▲종이팩 자원순환 교육과 캠페인 등이다. 신청서 접수기간은 내달 8일까지다. 오는 28일 오전 10시30분에는 온라인 사업설명회가 열린다. 자세한

[사진설명] (위에서부터)미국·멕시코, 남유럽, 중국의 이달 기온(왼쪽)과 산업화로 지구온난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가정하의 예상 기온.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미국·멕시코·남유럽·중국의 하루평균 최고기온은 26~40도였는데, 지구온난화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가정할 경우 일평균 기온은 최대 10도에 불과했다. /세계기상특성(WWA)
“살인적 폭염, 인류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인재'”

최근 북미와 유럽, 중국 등에서 발생한 폭염이 인류가 유발한 기후변화로 인한 현상임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 시각) 영국과 네덜란드 등 다국적 기후 연구자 모임인 세계기상특성(WWA)은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온난화 탓에 올여름 폭염이 더 악화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WWA 소속 과학자들은 12가지 기후 모델을 활용해 산업화로 지구에 온난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가정 하의 예상 기온과 실제 이번 달 기온을 비교했다. 그 결과 기후변화가 아니었다면 이달 중국이 겪은 극단적인 폭염은 250년에 한 번꼴로 일어났을 법한 드문 일이고, 미국·멕시코·남유럽의 폭염은 사실상 아예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구체적으로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미국·멕시코·남유럽·중국의 하루 평균 최고기온은 26~40도였는데, 지구온난화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가정할 경우 일평균 기온은 최대 10도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현재 폭염을 겪는 지역은 훨씬 시원했을 것”이라며 “전 세계가 화석연료 사용을 신속히 중단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은 더 흔해질 것이고, 세계는 장기적인 폭염을 겪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산업화 전보다 지구 기온이 2도 더 오르면, 2~5년마다 한 번씩 살인적인 폭염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사막 지대인 데스밸리와 중국 북서부의 기온은 50도를 넘어섰다. 미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은 올해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구진은 미국에서만 1억명 넘는 사람이 폭염의 영향을 받았고, 멕시코에서는 폭염으로 200명 이상 사망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프리데리커 오토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그랜섬연구소 선임 강사는 “인류가

‘글로벌 유스 네트워크’ 4기에 참여한 서울여자중학교 학생들이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중학교 교실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날 에티오피아·네팔·한국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교류 활동을 진행했다. /양수열 C영상미디어 기자
아시아·아프리카 청소년, 기후위기 해법 함께 찾는다

굿네이버스 ‘글로벌 유스 네트워크’ 현장 23국 청소년 691명3개월간 온라인 교류 맹그로브 나무 심고업사이클링 캠페인 진행 “제가 사는 에티오피아는 기후위기 취약국이에요. 가뭄과 홍수가 수년째 계속되고 있어서 농사를 지을 수 없어요. 먹을 수 있는 식량도 급격히 줄었죠. 부모님은 한숨을 내쉬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어요. 기후변화로 지구촌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알 방법이 없었죠.”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서울여자중학교. 에티오피아·네팔·한국 등 3국 청소년 42명이 온라인(줌)에서 만나 회의를 시작했다. 회의에 참여한 에티오피아 청소년 사램(15)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체감하고 있었지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답답했는데 ‘글로벌 유스 네트워크(Global Youth Network)’에 참여하면서 답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개도국 청소년에게 ‘세계시민교육’한다 글로벌 유스 네트워크는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인 굿네이버스가 ‘세계시민교육’의 하나로 운영 중인 프로그램이다. 전 세계 아동·청소년이 기후위기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 이해하고 연대를 통해 대응할 수 있게 하자는 목표로 출발했다. 1기(2021년 9~12월) 104명, 2기(2022년 6~7월) 377명, 3기(2022년 10~11월) 351명 등 지난해까지 총 832명의 국내외 청소년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올해 마련된 4기(5~7월)와 5기(9~11월) 프로그램은 교육부와 외교부, 환경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세대학교 글로벌사회공헌원이 후원한다. 이날 줌 회의에서 만난 3국 청소년들은 4기 학생들이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12국(네팔·라오스·방글라데시 등)과 아프리카 11국(르완다·말라위·에티오피아 등) 청소년 총 691명이 4기 활동을 함께 했다. 학생들은 3개월간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세부 내용과 글로벌 기후위기 현황을 배웠고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 계획을 세웠다.

올해 3월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도이치뱅크의 펀드운용 자회사 DWS그룹 본사 건물 벽면에 그린워싱을 비판하는 전면 포스터를 붙였다. 80m 길이의 벽면을 덮은 포스터에는 친환경을 뜻하는 ‘그린(green)’과 세탁을 뜻하는 ‘워싱(washing)’의 의미가 담긴 세탁기와 그 안에서 넘쳐흐르는 녹색 거품이 그려졌다. /그린피스
모호한 친환경 전략 ‘그린워싱 소송’으로 돌아온다

“친환경 문구 하나를 내보낼 때도 사내 여러 부서에서 2차, 3차로 교차 검토를 합니다. 특히 친환경 사업이나 관련 마케팅은 특정 부서 단독으로 진행하지 않아요. 에너지팀, 지속가능전략팀, CSR팀 등이 각각 검토하고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리스크를 관리합니다.” 국내 한 화학업계 관계자는 “그린워싱 논란 위험성에 대한 경계가 최근들어 더 강화되는 추세”라고 했다. 기업들이 점검 체계를 강화하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기업을 상대로한 그린워싱 관련 소송이 늘면서다. 그린워싱 소송이란 친환경을 표방하는 위장환경주의 기업을 상대로 법원 혹은 소비자보호원 등과 같은 행정 기구에 제기된 소송을 뜻한다. 기업이 과학적 근거 없이 광고에 ‘탄소중립’이라고 명시하거나 지속가능성에 대해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경우 그린워싱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 최근 국내 기업 내부에 ‘그린워싱 소송 주의보’가 내려졌다. 런던정경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기후소송 글로벌 트렌드 2023’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전 세계에서 기업을 대상으로 총 81건의 그린워싱 소송이 제기됐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6건, 2020년 9건에 불과하던 소송 건수는 2021년 27건, 2022년 26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 대응에서 기업의 책임과 역할을 향한 사회적 논의가 확대된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린워싱 소송 주체는 소비자부터 정부, 경쟁사 등 다양하다. 스위스 소비자단체 연합기구인 스위스소비자보호재단(SKS)은 7일 코카콜라와 렌터카 기업인 에이비스, 스위스 1위 통신사인 스위스콤, 난방유 유통사 쿠블러 하이촐 등 6개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사라 슈탈더 SKS 이사는 “스위스에서 휴대전화 서비스 가입이나 난방유 사용 등을 탄소중립과 연계하는 광고들이 나오는데, 대부분 주장이 과장되거나 근거가 없다”며 “6개 기업이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을 위해 벌인다는 프로젝트 역시 실제 온실가스 농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2021년 11월 이탈리아 섬유기업 알칸타라는 동종 업계 기업 미코를 대상으로 제품 광고 내

지난 2021년 5월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일대 숲이 벌채로 인해 민둥산이 됐다. 이곳에는 40~50년생 잣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조선DB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벌목 논란’ 빚었던 산림청… 탄소중립 계획에 또 벌목발전

수령 30년 이상 나무를 베어내 바이오매스 발전에 쓰겠다는 산림청의 탄소중립 계획이 또 다시 등장했다. 산림청은 지난 2021년 나무 3억그루 벌채 계획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한발 물러선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도 비슷한 계획을 꺼내놓으면서 환경단체 중심으로 비판이 나온다. 10일 산림청은 ‘제3차 탄소흡수원 증진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2027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량의 21%(3000만t)을 흡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남성현 산림청장은 브리핑에서 “오래된 나무를 베서 고부가가치 국산 목재, 산림바이오매스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벌목한 나무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224만t을 감축한다는 입장이다. 산림바이오매스는 목재 부산물로, 목재를 절단할 때 생기는 작은 목재 조각인 ‘우드칩’과 파쇄된 나무를 고온에서 압축해 알갱이 형태로 만든 ‘목재펠릿’ 등을 가르킨다. 주로 발전소 땔감으로 쓰인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산림바이오매스 연소 시 탄소배출량은 1TJ(테라줄)당 112t으로 화력발전소용 역청탄(94.6t)보다 많다. 산림청은 지난 2021년 고령 나무 3억 그루를 베고 어린 나무 30억 그루를 심어 2050년까지 탄소를 3400만t 줄이겠다는 ‘2050 탄소중립 산림부문 추진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베어낸 나무를 바이오매스 발전에 활용하겠다고 밝혀 환경 파괴 논란을 빚었고, 이듬해 1월 나무를 심고 벤다는 내용을 삭제한 수정안을 발표했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산림청의 탄소흡수원 증진 계획이 오히려 탄소중립에 역행한다며 비판했다. 송한새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정부의 산림 부문 탄소중립 전략은 지난 정부에서 발표한 것과 바뀐 게 없다”며 “산림청은 숲이 고령화될수록 탄소 흡수 속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산림경영’의 필요성을 강조해왔지만, 실상은 바이오매스용 벌목 확대”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십년된

몽골에 있는 한 캐시미어 작업장에서 노동자가 염소 다리와 뿔을 끈으로 결박한 채 금속 빗으로 털을 뜯고 있다. /PETA
“명품 브랜드 캐시미어 생산에 동물학대 흔적”… 공급망 관리 부실

루이비통·디올·샤넬·프라다 등 고가의 명품 브랜드가 염소를 학대하는 농장에서 캐시미어를 공급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동물보호단체 ‘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의 캐시미어 공장 12곳, 가축 사육장 7곳, 도축장 4곳 등을 대상으로 현장조사한 결과를 12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프라다·버버리·막스마라 등을 고객사로 하는 세계적인 원단사 라니피치오 콜롬보(Lanificio Colombo)의 캐시미어 공급업체와 몽골 캐시미어 브랜드 칸보그드(Khanbogd Cashmere) 등이 조사 대상이었다. 조사 결과, 작업장 노동자들은 염소의 다리와 뿔을 끈으로 묶고 결박한 채 날카로운 금속 빗으로 털을 뜯었다. 빗질하는 과정에서 염소의 살이 파이기도 했다. 털이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염소 성체는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해 망치로 머리를 때리거나 목을 칼로 그어 잔인하게 죽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새끼 염소는 진통제 없이 거세하기도 했다. 몸에 지방이 거의 없는 염소는 모피가 필요하지만, 빗질로 털을 잃은 경우 추운 겨울을 견디지 못해 얼어 죽는 경우도 많았다. 캐시미어는 인도 카슈미르 지방의 염소나 티베트산 염소의 속털을 사용해 짠 고급 모직물이다. 염소 한 마리는 매년 평균 240g의 털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드럽고 윤기가 흐르며 보온성이 좋은 캐시미어는 희소성이 높아 주로 고급 의류 옷감으로 쓰인다. 문제는 동물 학대를 한 공급업체들이 모두 ‘지속가능성’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칸보그드의 한국 공식 총판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칸보그드 캐시미어는 몽골의 원사 80%를 가공하는 최대 규모의 회사로, 친환경·최고급·지속가능한 고퀄리티 제품을 만듭니다’라는 홍보 문구를 볼 수 있다. 라니피치오 콜롬보의 공급업체는 자사가 ‘지속가능섬유연합(SFA·Sustainable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