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지원 에코나우 대표
‘대한민국 청소년 에너지행동 공모전’ 첫 개최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는 말은 주로 어른들의 목소리로 전달됩니다. 뉴스도, 교과서도 어른이 만들고 어른이 설명하죠. 정작 이 위기를 온몸으로 살아가야 할 아이들은 목소리를 내기보다 듣는 자리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원 에코나우 대표는 <더나은미래>와의 인터뷰에서 청소년이 기후위기의 당사자임에도 기후 의제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기회는 충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에 청소년이 직접 행동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2026 대한민국 청소년 에너지행동 공모전’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청소년 에너지행동 공모전은 전국 초·중·고등학생과 같은 연령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글·그림 공모전으로, 올해 처음 열린다. ‘미래를 바꾸는 에너지 행동의 시작, 내가 실천하는 일상 속 에너지 절약’을 주제로 오는 7월 20일까지 작품을 접수한다.
◇ 목표는 청소년의 목소리 확장과 실천
이번 공모전의 목표는 청소년들이 기후위기와 에너지 문제를 지식으로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삶과 연결해 실천을 고민하도록 하는 데 있다. 하 대표는 “청소년은 단순히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주인공이자 기후시민”이라며 “공모전은 아이들이 직접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무대를 열어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모전의 주제인 ‘에너지 행동’ 역시 단순한 절약 실천을 넘어선 의미를 담고 있다. 하 대표는 에너지 문제를 일상 속 선택과 소비 습관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품의 생산부터 소비,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을 고려하는 생활방식의 전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에너지를 아끼는 마지막 퍼즐은 결국 시민의 올바른 선택과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공모전은 단순한 작품 제출 행사가 아니라, 청소년이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고 실천의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에 가깝다. 하 대표는 공모전과 환경교육이 청소년의 기후불안을 완화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기후불안은 정보는 넘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느낄 때 찾아온다”며 “해법은 작더라도 직접 해보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과 그림으로 자신의 약속을 써 내려가는 순간이 무력감을 행동으로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학교와 시민사회가 만드는 기후교육의 접점
청소년의 실천이 일회성 경험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학교 현장과의 연결도 중요하다. 이번 공모전은 학교 환경교육과 연계해 운영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 대표는 “환경교육이 가장 효과적으로 닿을 수 있는 곳은 학교지만, 정해진 교육과정과 행정 체계 안에서 운영돼야 한다는 현실적인 제약도 있다”며 “시민사회가 그 틈을 메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코나우가 공모전을 학교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수준별 교안과 교육 영상, 수업 활용 자료, 지도안 등을 함께 제공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 대표는 “쉴 틈 없이 바쁜 학기 중에 새로운 환경 수업을 기획하고 자료를 준비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에코나우가 교사들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의 따뜻한 관심이 머무는 단 한 시간의 수업이 아이들에게는 평생의 변화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모전은 개인의 실천을 넘어 교실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함께 배우고 행동하는 경험으로도 확장된다. 하 대표는 “기후위기를 혼자 마주하면 막막하고 버겁게 느껴질 수 있다”며 “하지만 교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고민하고 실천 방법을 찾아가면 ‘우리가 함께라면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청소년의 제안을 사회적 논의로
올해 공모전은 청소년의 생각을 모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에코나우는 공모전에 참여한 청소년들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분석·정리해 오는 8월 열리는 ‘대한민국 청소년 에너지행동 포럼’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포럼에서는 청소년들이 직접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고, 일상 속 에너지 행동을 사회적 제안으로 확장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하 대표는 “공모전은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아이들의 순수한 다짐이 어른 사회와 만나 실제 변화로 이어지는 징검다리”라며 “어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청소년들이 자신의 언어로 표현한 기후행동의 목소리가 포럼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공모전에서 나온 청소년들의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축적해 정책 논의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청소년들이 한 번 참여하고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매년 자신의 실천을 이어가고 사회적 논의에도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하 대표는 “일상에서 에너지를 아낀다는 큰 주제 아래 빈 종이를 채워나갈 청소년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믿는다”며 “이번 공모전이 청소년들이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