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양식업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2억4500만t으로 농·가축업 배출량(40~60억t)의 약 20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해양 양식업이 친환경적인 식량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선DB
‘해양 양식’ 온실가스 배출량, 농축산업 대비 5%

해양 양식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농축산업의 약 5%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생명과학협회(AIBS)에 따르면, 호주 애들레이드대학교의 생태학자 앨리스 존스 박사는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며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는 해양 양식의 잠재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AIBS 저널 ‘바이오사이언스(BioScience)’에 25일(현지 시각) 게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식량 생산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중 인간활동으로 인한 배출량은 전체의 20~37%에 이른다. 이 중 해양 양식업에서 배출된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7년 기준 2억4500만t으로 인간활동으로 인한 배출량의 0.49%에 불과했다. 반면 농업과 가축업을 합친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40~60억t으로 해양 양식업 배출량의 20배 이상에 달했다. 연구팀은 해양 양식업의 경우 가축 방목용 초지를 확보하기 위해 숲은 파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온실가스를 덜 배출한다고 설명했다. 인간이 소비하는 수산물의 52%는 양식업을 통해 조달된다. 이 가운데 바다 양식은 전체 양식업의 37.5%, 해조류 수확량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연구팀은 “해양 양식업의 기후 친화적 장점을 더 개선해 나갈 수 있다”며 “지역 수산시장 활성화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유통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더 줄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해양 양식업은 기후위기 시대에 식량안보를 책임질 수 있는 핵심 전략”이라며 “양식업을 친환경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증가하는 식량·영양 수요를 맞출 것”이라고 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KBS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7회에서 낙마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제작진들이 말의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잡아당긴 것으로 드러났다. 와이어를 잡아당기자 말은 몸에 큰 무리가 갈 정도로 심하게 고꾸라지며 쓰러졌다. 몸체가 뒤집히며 땅에 쓰러진 말은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일주일 후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자유연대 페이스북 영상 캡쳐
촬영장 동물학대 논란에… 정부, 가이드라인 만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영화나 드라마, 광고 등에 출연하는 동물을 보호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고 25일 밝혔다. 최근 KBS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낙마 장면 촬영에 동원된 말이 폐사하면서 동물학대 논란이 일어난 지 엿새 만이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19일 방영된 ‘태종 이방원’ 7화에 주인공 이성계(김영철 분)가 낙마하는 장면을 연출하는 과정에서 제작진들이 말의 다리에 와이어를 묶고 잡아당겼고 밝혔다. 당시 영상에는 말의 몸체가 순간적으로 앞으로 쏠리면서 목이 심하게 꺾인 채 바닥에 곤두박질 치는 모습이 담겼다. 놀란 말은 몸을 일으키려 다리를 몇번 굴렀지만 결국 일어나지 못했고,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해당 말은 사고 일주일 후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방송에 출연한 말은 ‘까미’라는 이름의 퇴역한 경주마였다. 까미는 5년여간 경주마로 이용되다가 마사회에서 말 대여업체로 팔려온 뒤 약 6개월가량 업체 소속으로 지냈다. ‘태종 이방원’ 출연 역시 대여업체를 통해 주인공 말의 대역으로 투입됐다. 동물학대 논란이 확산하자 KBS 측은 “최근 드라마 촬영에 투입된 동물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방송 촬영을 위해 안전과 생존을 위협당하는 동물의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게시된 지 나흘 만인 25일 오후 5시 기준 약 14만2100명의 동의를 얻었다. 태종 이방원 시청자 게시판에는 방송 중단·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급히 대응에 나섰다. 재발방지책을 수립하려는 목적에서 프로그램 제작진이 출연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촬영 현장에서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라 전했다. 가이드라인에는 ▲기본 원칙 ▲촬영

맹그로브 군락이 바다 위로 솟아 있다. /조선DB
인니, 탄소저장고 ‘맹그로브’ 복원 박차… 올해만 서울시 면적 2배 크기

인도네시아 정부가 맹그로브 복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이터는 20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들이 올해만 1500㎢의 황폐화된 맹그로브 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서울시 면적(605㎢)의 2배를 훌쩍 넘는다. 인도네시아는 2019년 기준 전 세계 맹그로브 면적의 25%(약 3만3100㎢)를 차지하는 맹그로브 최대 보유 국가다. 인도네시아의 뒤를 잇는 브라질과 호주의 맹그로브 면적은 각각 8%, 7%에 불과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지시로 2020년 말 이탄지(泥炭地) 복원청에 맹그로브 식물종을 추가해 맹그로브 복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2024년까지 4년간 맹그로브 숲 6,000㎢을 복구할 계획이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349.11㎢의 맹그로브 숲이 6900억 루피아(약 575억4600만원)로 복원됐다. 맹그로브 복원 기관 담당자는 “2022년 맹그로브 복원 사업에 필요한 예산은 3조2000억 루피아(약 2668억8000만원)”라며 “맹그로브 복원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예산을 대폭 상승해야 한다”고 했다. 맹그로브는 흔히 지구의 ‘탄소저장고’로 불린다. 시티 누르바야 바카르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 장관은 “일부 연구에 따르면, 맹그로브 숲은 육지에 있는 열대 우림보다 4~5배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맹그로브는 각종 동물에게 서식처, 산란지를 공급하고 인간에게는 식료품, 의약품, 원자재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해일과 쓰나미 등 자연재해 피해를 줄이고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바닷물 침범을 막아준다. 하지만 최근 맹그로브는 새우 양식, 벌목, 관광지·주거지 개발 등으로 파괴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맹그로브 60%가 파푸아섬에 밀집돼 있는데 그 가운데 18%(약 6000㎢)가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뉴질랜드 공군이 C-130 허큘리스 수송기에 해저 화산 폭발로 피해를 입은 통가 주민을 위한 구호물품을 싣고 있다. 이 구호물품은 당초 이번 주 초에 보내질 예정이었으나 통가 수도 누쿠알로파 공항 활주로가 두꺼운 화산재로 덮여 있었던 탓에 출발이 지연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화산·쓰나미 피해’ 통가, 닷새 만에 국제 구호물자 도착

대규모 해저 화산 폭발로 피해를 입은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의 하늘길이 닷새 만에 열리면서 국제사회 지원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20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은 해저 화산 폭발과 쓰나미가 덮친 통가에 닷새 만에 구호품을 실은 뉴질랜드군 수송기와 호주군 수송기가 푸아모투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수송기에는 식료품, 위생 용품, 통신 장비 등 구호물자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통가 본섬의 푸아모투 국제공항은 사고 이후 활주로에 쌓인 화산재를 제거하면서 항공기 이착륙 업무를 재개했다. 바닷길도 본섬의 통가타푸항을 재정비해 선박이 정박할 수 있게 했다. 25만 리터의 식수와 바닷물에서 염분을 제거할 수 있는 담수화 장치 등 구호 물품을 실은 뉴질랜드 해군 함선 2척도 21일 통가에 도착할 예정이다. 담수화 장치로 하루 7만 리터의 식수를 생산할 수 있다. 호주·뉴질랜드의 지원에 이어 미국 국제개발처(USAID)는 10만 달러(약 1억2000만원)의 긴급 지원금을 승인했다. 일본은 100만 달러(약 11억9000만원)와 식수, 화산재 청소 장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 밝혔다. 현재 통가 주민들은 극심한 식수난을 겪고 있다. 이번 재난으로 빗물을 활용한 식수원이 화산재와 쓰나미로 밀려든 바닷물에 오염된 탓이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화산 대폭발로 인해 주택이 붕괴되고 통신이 끊기는 문제도 있지만, 생명과 직결된 식수 부족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통가 인구 11만명에 식수와 구호품을 전달하려는 국제사회의 인도주의 활동도 본격화되고 있다. 통가에서 746km 떨어진 피지에 상주하던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현장을 찾아 주민들에게 깨끗한 물, 방수포, 대피소 도구 키트 등 필수 구호품을 제공했다.

광화학 스모그의 주요 물질인 오존 수치가 증가해 동아시아 농작물 수확량이 줄었다. 한국의 경우 밀 수확량이 27.8%, 쌀 수확량이 20.7%, 옥수수 수확량이 4.7% 감소했다. /조선DB
고농도 오존, 농작물 생장 방해… 한중일 연간 75조원 손실

광화학 스모그의 주요 물질인 오존(0₃) 수치 증가로 동아시아 지역에서만 연간 630억 달러(약 74조8200억원) 규모의 작황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 AFP통신 등은 과학저널 네이처푸드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를 인용해 17일(현지 시각) 이 같이 보도했다. 오존은 성층권에서 해로운 자외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표면에 가까운 대류권의 오존은 자동차 등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류가 자외선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생산되는 2차 오염물질이다. 이 때문에 대류권 오존은 인체에 유해할 뿐만 아니라 동식물의 성장을 방해해 수확량을 감소시킨다. 펑자오중 중국 난징정보공학대학교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밀과 쌀, 옥수수 등의 재배 실험과 오존 관련 자료 등을 이용해 오존이 한·중·일의 작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오존 농도를 달리해 실내외에서 밀과 쌀, 옥수수 공통 품종을 실험 재배한 뒤 수확량을 토대로 오존 노출 수준별 작황 모델을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3000개 지역의 오존 측정자료를 결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중국이 32.8%의 밀 수확량 손실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일본의 밀 수확량 감소율은 각각 27.8%, 15.8%였다. 쌀 수확량 손실은 중국 23%, 한국 10.7%, 일본 5.1%였다. 옥수수 역시 오존으로 인해 작황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손실률은 중국 8.6%, 한국 4.7%였다. 일본의 경우 옥수수 수확량 자체가 많지 않아 집계되지 않았다. 농작물의 수확량 감소로 인한 손실은 밀 220억 달러(약 26조1300억원), 쌀 330억 달러(약 39조2000억원), 옥수수 78억 달러(약 9조2600억원) 등 총 630억 달러에 달했다. 동아시아는 세계 쌀 공급량의 90%, 밀 공급량의

지난달 15일 서울 영등포구 자립주택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뇌병변과 지적장애가 있는 이용수(가운데)씨가 친구와 영상 통화를 하고 있다. /한준호 C영상미디어 기자
지원 공백에도 불구하고… ‘인생 2막’ 위해 시설 밖으로

[2022 탈시설 보고서]<하> 자립 생활의 필요충분조건 장애인들은 시설 밖 자립 생활을 ‘인생 2막’이라 부른다. 가고 싶은 곳을 가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는 ‘보통의 삶’이 이들에게는 새로운 인생이다. 쉽게 얻어지진 않았다. 장애인 시설의 문을 나서면 누릴 수 있을 것 같았던 평범한 일상은 도전하고 쟁취해야 했다. 기자가 지난 한 달간 취재하며 만난 탈시설 장애인 5명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발달장애인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거주시설 현황’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장애인 거주시설에는 2만9086명이 머물고 있다. 이 가운데 약 80%를 발달장애인이 차지한다. 같은 해 국내 장애인 263만3000명 중 발달장애인은 24만7500명으로 약 9.4%에 불과하다. 시설 내 장애 유형이 편중된 이유가 뭘까. 이를 쫓아가면 탈시설 지원 제도의 한계를 마주할 수 있다. 지원주택 입주는 ‘로또 당첨’ 경증발달장애인 박혜영(28)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자립을 꿈꿨다. 경증장애인이 중증장애인을 챙겨야 하는 시설 내 관습도 감내했고, 관리자들의 폭행도 견뎠다. 하지만 10여 년 전 날아든 날카로운 말은 아직도 가슴에 박혀있다. “어느 날 선생님이 고추장을 푸던 주걱으로 얼굴을 때리면서 ‘너는 미혼모 배에서 나와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했어요. 그 말을 들었을 때 시설을 나가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발달장애인을 향한 편견은 시설 내에도 존재했다. 폭언·폭설을 벗어나려면 보금자리가 필요했다. 식비나 휴대전화 요금 등 생활비는 기초생활수급비로 그나마 해결되지만, 주택 마련은 얘기가 다르다. 사실상 정부나 지자체, 장애인지원센터 등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청각장애 학생이 만든 수어 전시해설 영상… ‘눈으로 듣는 한양’

서울역사박물관은 국립서울농학교와 함께 제작한 수어 전시해설 영상 ‘눈으로 듣는 한양’을 공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간 진행됐다. 11명의 청각장애 학생들은 영상 제작 전 과정에 참여해 청각장애인의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상설전시 교육, 시나리오 작성, 수어 연습, 영상 촬영 등 학생들은 18회의 워크숍을 통해 함께 영상을 제작했다. 박물관 측은 “청각장애 학생들이 직접 수어 영상 제작에 참여한 것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유례가 없는 새로운 시도”라고 했다. 이번 영상은 지난해 새롭게 개편된 서울역사박물관 상설전시 ‘조선시대 서울’을 소개하는 수어 해설 영상이다. 1인이 수어로 해설하는 방식을 탈피해 두 명의 친구가 학교 역사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물관에서 전시를 같이 보며 대화하는 상황으로 얘기를 풀어간다. 영상은 비장애인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수어와 자막, 풍부한 시각자료로 구성됐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윤지우 학생은 “우리가 쓴 시나리오가 어떻게 영상으로 만들어질지 자신이 없었는데 완성되고 나니 뿌듯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지영 학예연구사는 “워크숍 진행과정에서 참여 학생들이 점차 흥미를 느끼고 영상 완성의 성취 의지가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청각장애인과 함께한 협업 속에서 오히려 박물관이 농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했다. 이 영상은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다. 박물관 측은 청각장애인 단체 등에도 영상을 배포해 박물관에 오지 않아도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 전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급격한 기후변화로 세계 농산물 값 뛴다”

세계 곳곳에서 극심한 이상기후로 농산물 수확량이 급감소하면서 농산물 값이 오름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스웨덴 스톡홀름 환경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무역·식량 안보에 대한 기후위기’ 보고서에서 “농업은 기후변화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분야”라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단발적인 이상기후와 장기적인 기후변화 모두 농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기회보다 위험이 몇 배는 더 큰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지난해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여러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 7월 브라질 커피 재배 지역에 서리가 내리면서 생산량이 급감해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76% 상승했다. 벨기에산 감자 가격은 유럽 전역을 강타한 홍수로 인해 180% 올랐고, 캐나다산 노란 완두콩 가격도 폭염·가뭄 등 이상 고온 현상의 영향으로 지난해 85% 상승했다. 브라질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라니냐’가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라니냐는 동태평양의 적도 지역에서 저수온 현상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이상현상으로, 극심한 가뭄이나 폭우·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 마리오 자파코스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라니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만으로도 농식품 가격은 영향을 받는다”고 우려했다. 스톡홀름 환경연구소는 2070~2100년 세계 사탕수수 생산량은 지난 30년간의 생산량보다 59%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아라비카 원두와 옥수수 생산량은 각각 45%, 27%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매그너스 벤지 스톡홀름 환경연구소 연구원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농산물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일부 국가가 농산물을 비축하거나 이를 무역 제재로 활용한다면 농산물 위기는 더 악화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겨울 제철

브라질서 1년새 혹등고래 사체 216구 발견… “기후변화로 먹이 부족해져”

브라질 대서양 해안에서 지난해에만 혹등고래 사체가 216구 발견됐다. 브라질 현지 매체들은 8일(현지 시각) 비정부기구인 ‘혹등고래프로젝트’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이번 결과는 조사를 시작한 2002년 이후 역대 최고치이며, 종전 최고치인 2017년(122마리)의 2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또 발견된 혹등고래 사체의 95%는 1~5년생 어린 고래였다. 긴수염고래과에 속하는 혹등고래는 몸길이가 19m까지 자라고 체중이 30∼40t에 이른다. 주요 먹잇감은 크릴새우와 동물성 플랑크톤 등이다. 혹등고래는 여름에 극지방의 해양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겨울에 번식지인 남쪽 아열대의 바다로 이동해 포육 활동을 한다.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 학술지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크릴새우가 주서식지를 점차 남쪽으로 옮기는 탓에 혹등고래는 먹이 활동을 위해 일찍부터 남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러한 이동 과정에서 적응하지 못한 고래들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사체로 발견된다. 미우톤 마르콘지스 혹등고래프로젝트 사무총장은 “브라질 해안에서 혹등고래 사체가 대규모로 발견되는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으나 기후변화로 먹이가 부족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발견된 혹등고래 사체는 제대로 먹지 못해 마른 상태였다”고 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2021년 하반기 ‘북한이탈주민 취약계층 조사’
북한이탈주민 취약층 절반 “정서·심리적으로 어려워”

국내에 거주하는 취약계층 북한이탈주민 가운데 정서·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율이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6일 통일부는 북한이탈주민 1582명을 대상으로 한 2021년 하반기 ‘북한이탈주민 취약계층 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 따르면, 교육·진학·정신건강·가족관계 등의 문제로 정서·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한 응답자는 전체의 약 47%였다. 구체적으로 정서·심리적 부문에 해당하는 ▲교육·진학 ▲정신건강 ▲가족관계 문제를 주요 문제로 꼽은 응답자는 각각 22%, 20%, 4%였다. 생계를 주요 문제로 꼽은 응답자는 25%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신체건강이 13%, 기타가 14%를 차지했다. 중독문제와 코로나19로 인한 실업을 주요 문제로 꼽은 응답자는 각각 1%였다. 이번 조사는 경제·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이탈주민을 발굴해 맞춤형 지원을 연계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26일부터 12월 27일까지 한 달간 시행됐다. 통일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 내 하나센터를 통해 북한이탈주민 취약계층에 대한 정서·심리적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남북하나재단을 통한 생계 지원, 지방자치단체를 통한 현금성 지원 등을 통해 취약계층의 생계문제도 지원할 예정이라 전했다. 지난해 통일부는 취업장려금 등 북한이탈주민 정착금을 증액하고 목돈 마련을 돕는 ‘미래행복통장’ 가입 기준을 완화하는 등 정착지원을 강화해왔다. 현재는 취약계층을 상시 지원하는 ‘북한이탈주민 안전지원팀’ 출범도 준비 중이다. 통일부는 “앞으로도 정기적인 조사를 통해 북한이탈주민 개개인의 어려움을 사전에 파악하고 복지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브라질 마토 그로소주 노바사반티나의 세하두 초원과 열대우림 아마조니아의 경계.
“브라질의 세하두 열대초원, 1년 새 서울시 면적 14배 파괴됐다”

브라질의 열대초원 지대 세하두가 지난 1년 새 8000㎢ 이상 파괴된 것으로 드러났다. 3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은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원(INPE)의 자료를 인용해 2020년 7월~2021년 7월 파괴된 세하두 초원의 면적이 1년간 8531㎢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한국 서울시 면적(605㎢)의 약 14배, 미국 뉴욕시 면적(784㎢)의 약 11배에 이르는 규모다. 마누엘 페레이라 고이아스연방대학 지리학 교수는 “매년 수천㎢의 사바나(열대초원)가 농지 등으로 바뀌고 있다”며 “지구에서 이처럼 빠르게 변화가 일어나는 곳은 거의 없다”고 했다. 세하두는 브라질 내에 목초 사바나, 삼림 사바나 등 여러 초원 형태가 복합적으로 구성된 지대다. 세하두에서는 식물이 뿌리를 깊게 내리고 빽빽하게 자라는 특성이 있어 공기 중 탄소를 빠르게 흡수하고, 물을 흡수하는 능력도 강하다. 과학자들은 세하두를 브라질 전체 담수 중 40%를 공급하는 ‘브라질의 물탱크’이며, 생물다양성 보전에 매우 중요한 곳으로 지목해왔다. 현재 세하두에 서식하는 식물은 1만1620종에 이르고 재규어, 개미핥기 등 포유류 200종도 살고 있다. 세하두는 1970년대 이후 농업·축산업을 위한 개간이 본격화되며 2000년대 초반까지 파괴 면적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그로 인해 전체 면적 190만㎢의 절반 정도가 없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열대우림과 사바나 보호 움직임으로 파괴 면적이 줄었지만 2019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임한 뒤 친개발 정책을 펴면서 다시 파괴 면적이 늘고 있다. 메르세데스 부스타만테 브라질리아대학 생태학 교수는 “극히 우려스럽다”며 “이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개발을 부추기고 환경보호 활동을 축소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과학자들도 이러한 급속한 열대초원 파괴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친개발 정책 때문이라며 풍부한 생물다양성이 사라지고

뇌병변과 지적장애를 가진 중복장애인 이용수씨가 헤드포인터에 붓을 연결해 그림을 그리고 있다.
‘보통의 삶’ 찾아 시설 밖으로 나온 장애인들

[2022 탈시설 보고서]<상> 나의 고군분투 자립기 첫 크리스마스 파티였다. 이용수(38)씨는 전동휠체어 위에 앉아 빙그레 웃기만 했다. 친구들과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 났다. 그는 뇌병변과 지적장애를 가진 중복장애인이다. 뇌병변은 뇌의 기질적 손상으로 보행 등 기본적인 동작에 제약을 받는 중추 신경장애다. 지난달 15일 서울 영등포구 자립생활주택에 용수씨를 비롯해 6명의 친구가 한자리에 모였다. 장애인 시설을 나와 자립 생활을 이어가는 사람들과 이들을 지원하는 활동지원사들이다. 마음껏 수다 떨고, 음식을 나누는 것. 이처럼 평범한 일상을 누리기 위해 이들은 시설 밖 세상으로 나왔다. 포기할 수 없었던 ‘자립의 꿈’ 용수씨의 손목은 90도 가까이 꺾여 있다. 손가락도 이리저리 휘어 있다. 단어 하나를 내뱉는 데도 얼굴 근육을 총동원해야 했지만, 그는 할 말이 많았다. 그는 1988년부터 2019년까지 30년 넘게 장애인 시설에서 살았다. 서른이 될 때까지 탈시설이 무엇인지 몰랐다고 했다. 시설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와중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연이 닿으면서 새로운 세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2014년부터 교육프로그램, 자립생활주택 체험 등을 거치면서 홀로 설 준비에만 5년을 쏟았다. 용수씨는 새 보금자리를 지난해 5월 서울 구로구에 마련했다. 자립 이후 뭐가 좋으냐는 질문에 그는 “동네 미용실이 머리를 잘 잘라서 좋다”고 말했다. “먹고 싶은 걸 마음대로 먹고,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다 늦게 자도 되는 것이 좋다”고도 했다. 왼손 약지에 낀 반지를 가리키자 “커플링”이라고 했다. 그는 “여자친구가 강동구 암사동에 살아서 자주 보진 못하고 전화로 아쉬움을 달랜다”며 “그래도 며칠 전에 데이트했다”며 웃었다. 피플퍼스트서울센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