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고농도 오존, 농작물 생장 방해… 한중일 연간 75조원 손실

광화학 스모그의 주요 물질인 오존 수치가 증가해 동아시아 농작물 수확량이 줄었다. 한국의 경우 밀 수확량이 27.8%, 쌀 수확량이 20.7%, 옥수수 수확량이 4.7% 감소했다. /조선DB
광화학 스모그의 주요 물질인 오존 수치가 증가해 동아시아 농작물 수확량이 줄었다. 한국의 경우 밀 수확량이 27.8%, 쌀 수확량이 20.7%, 옥수수 수확량이 4.7% 감소했다. /조선DB

광화학 스모그의 주요 물질인 오존(0₃) 수치 증가로 동아시아 지역에서만 연간 630억 달러(약 74조8200억원) 규모의 작황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 AFP통신 등은 과학저널 네이처푸드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를 인용해 17일(현지 시각) 이 같이 보도했다. 오존은 성층권에서 해로운 자외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표면에 가까운 대류권의 오존은 자동차 등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류가 자외선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생산되는 2차 오염물질이다. 이 때문에 대류권 오존은 인체에 유해할 뿐만 아니라 동식물의 성장을 방해해 수확량을 감소시킨다.

펑자오중 중국 난징정보공학대학교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밀과 쌀, 옥수수 등의 재배 실험과 오존 관련 자료 등을 이용해 오존이 한·중·일의 작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오존 농도를 달리해 실내외에서 밀과 쌀, 옥수수 공통 품종을 실험 재배한 뒤 수확량을 토대로 오존 노출 수준별 작황 모델을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3000개 지역의 오존 측정자료를 결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중국이 32.8%의 밀 수확량 손실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일본의 밀 수확량 감소율은 각각 27.8%, 15.8%였다. 쌀 수확량 손실은 중국 23%, 한국 10.7%, 일본 5.1%였다. 옥수수 역시 오존으로 인해 작황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손실률은 중국 8.6%, 한국 4.7%였다. 일본의 경우 옥수수 수확량 자체가 많지 않아 집계되지 않았다.

농작물의 수확량 감소로 인한 손실은 밀 220억 달러(약 26조1300억원), 쌀 330억 달러(약 39조2000억원), 옥수수 78억 달러(약 9조2600억원) 등 총 630억 달러에 달했다. 동아시아는 세계 쌀 공급량의 90%, 밀 공급량의 44%를 담당하고 있는 지역이다. 연구팀은 “대류권 오존은 기후변화, 대기 질 악화를 넘어 식량안보에 위협을 끼치고 있다”며 “이에 대처하기 위해 지역 차원에서 더 엄격한 오염물 배출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카트리나 샤프 영국 생태·수문학센터 데이터분석가는 “유럽과 미국은 대기오염 규제로 오존 수치를 낮춰왔지만, 아시아는 이를 역행했다”며 “오존 농도를 낮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화석 연료의 사용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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