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소방서 중동 119 안전센터 노재훈 소방관 인원 모자라 3교대도 어려워 7~10월엔 종종 24시간 근무 부산의 한 색소 회사.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은 참담했다. 인화성 물질인 색소 가루에 불이 옮아 붙으면서 화마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었다. 소방 호스로 물을 뿌렸지만 오히려 색소 가루가 떠오르면서 사방이 불바다로 변했다. ‘이대로 죽는 건가.’ 아찔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화재 진압용 물줄기가 일으킨 바람에 날린 색소 가루가 소방관의 장화와 옷, 얼굴을 뒤덮었다. 눈·코·입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독한 색소에 숨을 쉬는 게 고통이었다. 그럼에도 호스를 놓을 수는 없었다. 고성능 화학차가 도착해 소화 거품을 쏟아낸 지 두 시간이 지난 후에야 겨우 불은 꺼졌다. 그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퇴직을 고민했던 소방관은 결국 방화복을 벗지 못했다. 올해로 23년째 화재 현장을 뛰고 있는 노재훈(47·사진) 부산 해운대소방서 중동119 안전센터 소방관의 이야기다. “1993년 9월 경북 문경소방서에서 소방관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부산 사하소방서에 있을때는 사고가 워낙 많이 나서 2시간 이상 진압해야 하는 화재 현장을 하루에 7차례 이상 뛰기도 했어요. 요새는 건물에 소방 시설도 잘 갖춰져 있고 안전 의식도 높아져서 화재가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대신 안전사고나 구급 현장에 많이 출동하는 편이죠. 24시간 센터를 운영해야 하는데, 중동은 인원이 많지 않아서 8명씩 구성된 3개조가 맞교대를 서고 있어요. 원래대로라면 3교대를 해야 하지만 근무자 중 누군가가 휴가나 교육을 가게 되면 인원에 공백이 너무 크니까 맞교대를 설 수밖에 없습니다. 인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