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제복은 壽衣… 일하다 다쳐도 국가 지원은 하늘의 별 따기

부산 해운대소방서 중동 119 안전센터 노재훈 소방관 인원 모자라 3교대도 어려워 7~10월엔 종종 24시간 근무 부산의 한 색소 회사.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은 참담했다. 인화성 물질인 색소 가루에 불이 옮아 붙으면서 화마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었다. 소방 호스로 물을 뿌렸지만 오히려 색소 가루가 떠오르면서 사방이 불바다로 변했다. ‘이대로 죽는 건가.’ 아찔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화재 진압용 물줄기가 일으킨 바람에 날린 색소 가루가 소방관의 장화와 옷, 얼굴을 뒤덮었다. 눈·코·입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독한 색소에 숨을 쉬는 게 고통이었다. 그럼에도 호스를 놓을 수는 없었다. 고성능 화학차가 도착해 소화 거품을 쏟아낸 지 두 시간이 지난 후에야 겨우 불은 꺼졌다. 그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퇴직을 고민했던 소방관은 결국 방화복을 벗지 못했다. 올해로 23년째 화재 현장을 뛰고 있는 노재훈(47·사진) 부산 해운대소방서 중동119 안전센터 소방관의 이야기다. “1993년 9월 경북 문경소방서에서 소방관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부산 사하소방서에 있을때는 사고가 워낙 많이 나서 2시간 이상 진압해야 하는 화재 현장을 하루에 7차례 이상 뛰기도 했어요. 요새는 건물에 소방 시설도 잘 갖춰져 있고 안전 의식도 높아져서 화재가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대신 안전사고나 구급 현장에 많이 출동하는 편이죠. 24시간 센터를 운영해야 하는데, 중동은 인원이 많지 않아서 8명씩 구성된 3개조가 맞교대를 서고 있어요. 원래대로라면 3교대를 해야 하지만 근무자 중 누군가가 휴가나 교육을 가게 되면 인원에 공백이 너무 크니까 맞교대를 설 수밖에 없습니다. 인근

직업에 貴賤 없다? 매일 무시당하는 게 우리 일이죠

노동… 외면 당한 삶의 현장 병동 청소하다 오염된 주삿바늘 일주일에 서너 번씩은 찔려요 OECD 28개 국가 중 ‘여성이 일하기 좋은 나라’ 꼴찌(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2015), 최저임금 이하 소득 노동자가 7명 중 1명꼴로 가장 많은 나라(OECD, 2015). 우리나라의 부끄러운 ‘노동 현실’은 국제사회 성적표에서도 여과 없이 드러난다. 지난 한 해 일한다는 이유로 고통받아야 했던 근로자들이 현실을 짚어봤다. “외부인 출입이 통제된 병실에 무시하고 들어가려는 보호자에게 ‘그러면 안 될 텐데요’라고 했더니 바로 욕설이 날아오더군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조용히 뒤로 돌아 나오는 것뿐이었어요. 하는 일이 청소이다 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람을 멸시하는 그 눈빛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적응하기 힘드네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10년째 청소일을 하는 윤석현(가명·61)씨. 그는 일할 때 인간적 존중을 받기 어렵다고 했다. 윤씨는 “맨 처음 청소를 시작했을 때는 사람들의 무시하는 눈길이 어찌나 낯설고 무섭던지 3개월 동안 8㎏이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병동을 청소하다 일주일에 서너 번씩 오염된 주삿바늘에 찔린다. ‘사용한 주사기를 지정된 쓰레기통에 버려달라’는 그의 부탁은 1년차 인턴에게도 제대로 가닿지 않는다. “쓰레기통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아무 데나 주사기를 버리는 의사 선생님들이 있어요. 특히 1년차 인턴 선생님들이 가장 힘들어요. 한번은 용기를 내서 조심스레 ‘주사기만이라도 쓰레통에 넣어달라’고 했더니 ‘뭐야, 재수없어’라며 눈을 흘기더군요.” 사용한 주삿바늘에 찔릴 때마다 윤씨는 자신이 청소한 병실의 쓰레기를 검사실로 가져가야 한다. 쓰레기에서 감염균이 나오든 그렇지 않든 검사를 받는 것이

“다시 일어섰습니다… 나의 전부인 나무, 가족 위해…”

현대차그룹 기프트카 시즌6 네 번째 주인공 박동서씨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습니다. 2년을 매일같이 술만 마시며 지냈죠. 참 나쁜 남편, 나쁜 아빠였는데도 아내는 그동안 가사 도우미를 하며 묵묵히 가장 역할을 소화했습니다. 어느 날 거실에 나갔는데, 가족이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많이 울었어요.” 열일곱 살 때부터 원목 가구와 목공예품을 만들어온 박동서(49)씨는 요즘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기프트카 시즌6’의 네 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됐기 때문. 기프트카는 저소득층에게 창업용 차량을 지원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20년간 목공 일을 해온 박씨에게 나무는 삶 그 자체였다. 목공 기술 덕에 번듯한 인테리어 가게 사장님이 됐다. 하지만 2003년 1월, 박씨의 행복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이른 새벽, 일터로 나서다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움직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2년 방황기를 보낸 끝에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은 박씨는 홀로 재활훈련에 돌입했다. 발목에 모래 주머니를 차고 집 근처 아차산에 오르기를 1년, 마침내 그는 혼자 걸을 수 있는 두 다리를 갖게 됐다. 재활에 성공한 박씨는 다시 나무를 손에 잡았다. 지난 경력을 입증이라도 하듯, 2012년부터는 경기구리지역자활센터 ‘조각나무사업단’의 공장장까지 맡게 됐다. 하지만 그의 재도전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아내와 세 딸에게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자신의 꿈을 담은 인테리어 회사를 다시 차리기로 결심한 것이다. “지난 3년간 정말 열심히 창업을 준비했어요. 고객층도 발굴하고, 공장장으로 있던 구로자활센터와 기술 제휴도 맺었죠. 하지만 원목 운반부터 제품 배송, 지역 행사 참여까지 회사를 실제로 운영하려면

엄마는 탬버린, 아들은 탭댄스… 웃음 넘쳐나는 ‘가족 거리 공연’

더나은미래 주최 ‘국민행복캠페인’ 지난 9일 대구 동성로 야외무대. 가수 싸이의 7집 신곡 ‘좋은날이 올 거야’에 맞춰 신나는 카혼(Cajon·페루 전통 타악기)과 젬베(djembe·아프리카 북) 소리가 울려 퍼졌다. 생소한 악기로 경쾌한 리듬을 만들어내는 이동제(13·경일중 1년)군의 모습은 행인들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공연의 절정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돋우는 캐럴송 ‘펠리스 나비다(Feliz Navidad)’가 장식했다. 동제군의 탭댄스에 아빠 이창우(42)씨의 카바사(표주박과 염주로 만든 남아메리카 타악기) 연주와 엄마 박은영(42)씨의 탬버린이 어우러졌다. 친구들과 놀러 나왔다가 이 특이한 거리 공연을 끝까지 관람한 이수지(16)양은 세 사람이 가족이라는 것을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가족이 다 같이 음악을 취미로 하고 있다는 것도 신기한데, 이렇게 거리 공연까지 함께 하다니 정말 부럽고 보기 좋아요. 저희 가족도 이런 이벤트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우리가족 행복시간표 대상 ‘비산동 잭슨일가’ 동제군 가족의 특별한 거리 무대는 ‘우리가족 행복시간표’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국민행복캠페인’의 세 가지 프로젝트 중 하나로 가족이 함께하는 여가 시간표를 공유하고, 직접 실천해보는 캠페인이다. ‘비산동 잭슨일가’라는 팀명으로 ‘우리가족 행복시간표’에 참가한 동제군 가족은 대국민 온라인 투표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대상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날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창우씨는 “동제 삼촌이 세상을 떠난 후 깊은 상실감에 빠져있을 때 우리 가족의 가슴을 다시 뛰게 해준 것이 바로 음악”이라면서 “우리 가족만의 프로젝트를 한번 해보자는 제 아이디어에 아내와 아들이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줘 고맙다”고 말했다. ◇기술과 예술의 만남 ‘아트콜라보’ “이 사람 모양

국내 1인 가구… ‘따로 또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그리다협동조합 유경희 이사장 “자취 꿀팁 담은 노트 재능·고민 나누는 아카데미 싱글족의 유쾌한 공유” ‘첫 번째 집을 구하고 나서 뼈저리게 느낀 점. 1 창문 큰 집이 좋은 줄 알았는데 밤새 떠드는 사람들 소리에 잠 못 이루는 날이 많다. 2 오랜 시간 공실이었던 방은 좀 더 꼼꼼히 살펴볼 것. 3 수압을 체크할 땐 욕실과 부엌 수도를 동시에 틀어볼 것. 4 창틀이나 이음매에 곰팡이가 있으면 피하는 게 좋다. 5 안전을 위해 1층보다는 고층이 낫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홍대 골목을 지나 들어선 카페 ‘어슬렁정거장’. 벽 선반에 놓인 흙색 스프링 노트 3권이 눈에 들어왔다. 단순한 카페 ‘방명록’이 아니다.’쉐어링노트(Sharing Note·공유노트)’란 이름답게, 혼자 사는 자취생들의 ‘꿀팁(Tip)’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스마트폰 소액 결제 사기 대처법, 새송이버섯 피클 만드는 법, 주말 외국어 스터디 모집 글 등 생활 정보가 가득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손님들이 알아서 선반에 놓인 노트와 색연필을 가져다가 페이지를 채운다. “1인 가구가 따로 또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어요. 소비 패턴부터 건강, 안전, 정서적인 문제까지 혼자이기 때문에 생기는 고민일수록 함께하면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많거든요. 생활은 따로 하더라도 이들이 한 지역에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게 바로 지난해 문을 연 ‘어슬렁정거장’이에요.” 유경희(58) 그리다협동조합 이사장이 셰어링노트를 넘기며 입을 열었다. 국내 첫 여성 1인 가구 협동조합 ‘그리다협동조합’은 한국여성민우회를 거친 활동가 6명을 주축으로 2013년 설립된

‘NPO·정부·기업’ 잇는 日 사회공헌 비결은?

일본 사회공헌 파트너십 현장 기금 지원 프로그램 매주 업데이트… 수혜 대상·금액별로 볼 수 있어 기업 재단·NPO 투명성 높이고 日 사회공헌 트렌드 파악도 가능 기업과 비영리단체의 파트너십은 어떤 시너지를 가져올까. ‘기빙인덱스 2015’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NPO(비영리단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기업은 33.4%로 나타났다. 기업 사회공헌 비용 중 외부기관 협업사업에 지출하는 금액은 전체의 16%(2015 사회공헌백서)에 그쳤다. 가까운 나라, 일본은 어떨까. 일본경제동우회(經濟同友会)의 ‘2015 일본기업 CSR 자체평가보고서’에 따르면 “NGO(비정부기구)·NPO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45%로, 한국보다 12%P 높게 나타났다. 한 발 앞선 일본의 사회공헌 파트너십 트렌드를 살펴보기 위해 지난달 23일부터 사흘간 일본의 주요 중간지원조직과 기업재단 11곳을 방문했다. 이번 연수는 사회공헌정보센터와 한국비영리학회가 주관하고 국내 13개 기관 CSR 담당자가 함께했다. 편집자 주 “캔팬(CANPAN)은 전국 규모 조성(造成·기금을 지원하는 공익사업) 프로그램 350여개의 정보를 매주 업데이트해 사업별로 게시하고 있습니다. 각 기업이 어떤 공익사업에 얼마를 투자하고 있는지, 검색 한 번으로 모든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죠. 조성 대상이 조사·연구 사업인지 조직 운영비인지도 알 수 있어요. 금액별로도 검색이 가능하죠.” 야마다 야스히사 캔팬센터 대표가 입을 열자, 사회공헌 담당자들의 눈이 커졌다. 기업 사회공헌과 NPO의 투명성을 동시에 높이는 캔팬의 체계적인 시스템 때문이다. 2005년 일본재단(구 일본경정협회)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캔팬은 월평균 방문자 71만명, 페이지뷰 190만건의 대형 플랫폼이다. 야마다 대표는 “사회공헌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이들을 응원하고 싶은 사람을 좀 더 쉽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연결해주기

“NPO 리더십 교체, 미국은 1년 전부터 준비”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기’ 공동저자 프랜시스 쿤로이더·헬렌 선희 김 한국 시민사회를 이끌어온 ‘베이비붐 세대(1955~1969년 출생)’가 은퇴기를 맞으면서 비영리 리더십의 세대 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차세대 비영리 리더로 거론되는 이들은 암울한 경제 위기(IMF) 속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고, 서태지의 음악을 들으며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하게 된 ‘X세대’다. 새로운 관점에서 조직을 돌아봐야 할 때, 우리보다 한발 앞서 세대 교체를 겪은 미국의 이야기에 관심이 집중된다. 2008년 미국 베이비붐 세대(1945년)의 은퇴 시기에 맞춰 비영리 조직에 ‘세대’라는 새로운 지침을 제공한 책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기(Working across generations)’가 한국어로 출간됐다. 공동 저자 프랜시스 쿤로이더(Frances Kunreuther)와 헬렌 선희 김(Helen S Kim)이 본 한국 비영리조직의 ‘세대 갈등’은 미국과 어떻게 다를까. 프랜시스는 하버드대 하우저센터, 뉴욕대 리더십행동연구센터 등에서 30년 넘게 비영리 세대 교체와 사회 변화를 연구해온 전문가다. 현재 국제 비영리전문교육단체 ‘락우드 리더십’의 교육자인 헬렌은 24년간 비영리 영역에서 실무자, 이사, 교육자, 상담가, 컨설턴트 등으로 활동해왔다. 지난달 23일, 두 저자를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만났다. 편집자 주 ―많은 비영리단체가 리더십 교체, 조직 내 소통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이 갈등을 ‘세대’라는 키워드로 연구한 이유는 무엇인가. 프랜시스 쿤로이더(이하 프랜시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갈등이다. 리더와 스태프가 같은 세대로 구성된 조직에서는 볼 수 없는 문제(세대 갈등)를 파악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많았다. 특히 젊은 세대의 욕구가 높았다. 둘째는 생애주기에 따른 구성원의 환경 변화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처음 들어갔을 때, 결혼 후, 아이가

“생태계 살아남는 비결은 적응력”… 비영리조직 성장엔진은 무엇인가요

제8회 ‘체인지온 콘퍼런스’… 비영리조직 30%가 클라우드 이용 ’10월의 하늘’ ‘백인천 프로젝트’ 등 IT 기반한 플랫폼으로 혁신 이뤄 “바르셀로나 ‘통합 축구’처럼 구성원 모두의 참여 이끌어야 “찰스 다윈(Charles Darwin) 사유의 핵심은 ‘적응’입니다. 강한 개체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개체가 살아남죠. 변화를 마주한 비영리 실무자들은 지금 어떤 태도를 갖고 있습니까?”(한동우 강남대 사회복지학대학원 교수)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이 쏟아지면서 비영리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다. 변화의 물살과 마주한 비영리는 어떻게 중심을 잡아야 할까. 지난 13일, 대전청소년위캔센터에서 열린 제8회 ‘2015 비영리 미디어 콘퍼런스 ChangeON(이하 ‘체인지온’)’에서는 ‘혁신’에 관한 논의가 쏟아졌다. 이날 ‘한국 비영리 조직 실무자들의 디지털 미디어 이해 및 활용도 조사’를 발표한 한동우 교수는 “지난해 비영리실무자들이 꼽은 ‘없어져도 괜찮은 SNS’ 1위였던 ‘클라우드(Cloud Service·인터넷 서버에 자료를 저장하고 내려받는 공유 서비스)’를 1년이 지난 지금 , 비영리조직의 약 30%가 쓰고 있다”면서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실무자들의 역량을 키우려면 교육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실제로 교육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실무자는 전문 역량 자체 평가에서 6.11점(9점 만점)을 기록한 반면, 경험이 없는 실무자는 그보다 0.4점 낮은 5.71점을 기록했다. 플랫폼을 익힌 비영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는 자신이 직접 참여한 ’10월의 하늘’과 ‘백인천 프로젝트’ 두 가지 사례를 예로 들어 비영리의 혁신을 이야기했다. “10월의 마지막 토요일마다 펼쳐지는 무료 강연회 ’10월의 하늘’에는 매년 온라인을 통해 모인 300여명의 과학자와 저자가 무보수로

페이지 넘기면 열린다, 사회 바꾸는 혁신의 길

비영리 중간관리 실무자 8명… ‘힘들지만 행복한 일이야’ 공동 출간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1기생 10년 직장 떠난 후 NGO 창업… 비영리 꿈 안고 인생 2막 시작 “진짜 비영리조직 현장 이야기 흔들리는 후배들에게 조언되길” “어린 아이와 아내를 두고 일주일에 3~4일은 지방 출장을 다녀야 했어요. 그런데도 뭐가 그렇게 좋았던지 ‘어떻게 하면 좀 더 제대로 된 인큐베이팅을 할 수 있을까’ 밤새워 고민했던 기억이 나네요.” 김종진 시니어허브 상임이사는 2005년 사회연대은행에 입사하며 처음 비영리에 발을 들였다. 영세 소상공인에게 창업 노하우를 알려주고 무담보 대출까지 해주는 ‘사람 중심 은행’. 착한 일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멋진 직업이라는 생각에 개인사업도 접고 뛰어들었다. 그로부터 10년. 사별한 남편 대신 가장 역할을 도맡은 전업주부는 그의 도움을 받아 소셜 프랜차이즈 ‘신나는 이모네 곱창’ 대표가 됐다. 다섯 번이나 사업에 실패했던 김윤상 대표는 도곡동에서 가장 사랑받는 초밥집 ‘스시생’을 세웠다. 2001년 북한 이탈 청소년을 위한 하나둘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이주 배경 청소년들을 꾸준히 지지해온 윤상석 공존플랜 소장은 지금도 ‘훈이’를 잊지 못한다. “대학 시절 처음 만난 탈북 학생 훈이는 제게 ‘형이 되어 달라’ 했습니다. 그런 훈이가 2003년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다 오토바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죠. 훈이의 이야기는 영화 ‘다섯 개의 시선’ 중 세 번째 이야기로 만들어졌고, 그 일 이후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사회적 과제가 만들어졌습니다.” ◇10년의 원동력… 힘들지만 행복한 일이야 다양한 사연을 가진 비영리 실무자

내 아이의 人性…’학교·사회·가정’ 함께 가야 한다

굿네이버스 인성교육 콘퍼런스 “이론만 가르치면 효과성 떨어져…실천할 수 있는 인성교육 프로그램 있어야” 지난 7월 21일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되면서, ‘인성’을 제목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민간 강사 자격증은 물론, 일각에서는 ‘인성교육 평가’를 대비한 사교육까지 등장했다. ‘효과적인 인성교육이란 무엇인가’ ‘인성교육은 누가,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가야 하는가’. 4개월간 켜켜이 쌓여왔던 인성교육에 대한 고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0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굿네이버스 인성교육 콘퍼런스’ 현장에서다. 이날 행사에는 교육부, 교사, NGO 등 240여명의 인성교육 관계자가 참석했다. ◇프로그램 검증 필요… 학교, 시민사회, 가정이 함께하는 교육돼야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위해 ‘거름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창우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단순히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만족도에만 의존해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 “실제 생활에서 어떤 도움이 됐는지를 검증하는 지속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미 외부에서 들어오려는 교육 프로그램은 넘쳐납니다. 중요한 것은 질 높은 프로그램의 개발과 검증입니다. 학교와 외부 교육단체의 교류가 활발한 미국의 경우 프로그램 효과성을 검증하기 위해 최소 3차례 이상의 효과성 연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일부 주에서는 효과성이 검증된 교육프로그램에만 예산을 지원하고 있죠.” 정금현 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 교육연구관은 “앞으로의 인성교육은 대상자를 명확히 하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한 상향식 프로그램으로 가야 한다”면서 “향후 발표할 ‘인성교육종합계획’ 차원에서도 학생·학교의 욕구와 지역·환경 등 상황적 특성이 고려된 인성교육프로그램 개발을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편일률적인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지역사회와 가정, 학교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는 얘기다.

문화콘텐츠 구경하고, 가족과 함께 성장하는 ‘일석이조’

더나은미래 주관 ‘국민행복 캠페인’ 우리가족 행복시간표… 여가 계획 공유 문화, 나를 춤추게 하라… 콘텐츠 발굴 꿈에 날개를 달다… 교육·제조업 만남 “요리왕 아빠와 만들기 대장 엄마, 감성 소년 주헌이, 척척박사 지윤이. 네 식구가 함께 따뜻한 저녁 시간을 보내고 싶어 ‘우리 가족 행복시간표’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요리에 흥미가 많은 지윤이를 위한 ‘가족 요리 시간’, 아빠가 가르쳐주는 ‘짧은 역사 이야기’, 주헌이가 제일 좋아하는 ‘가족 영화 만들기’도 해볼 생각이에요. 필요하다면 가면을 쓰고 ‘발연기’도 함께 해야겠죠? 가족과 함께하는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더불어 사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담은 시간표랍니다.”(국민행복 캠페인 ‘우리 가족 행복시간표’ 참가자 ‘두드림 다드림’ 가족) 퇴근 후 가족과 함께하는 4시간, 무엇을 할지 고민된다면 ‘국민행복 캠페인’ 온라인 투표 페이지(event.happybean.naver.com/happypeople/vote)를 클릭하면 된다. 전문가 심사를 거쳐 선정된 ‘우리 가족 행복시간표’ 참가자 20가정의 시간표 중 우수작을 뽑기 위한 대국민 투표가 진행되기 때문. ‘가족이 함께하는 스텐실, 리스 만들기’ ‘엄마와 함께하는 온몸 그림 그리기’ ‘우리 가족만의 2016년 달력 만들기’ 등 각 가정의 개성을 담은 시간표가 후보에 올랐다. 투표를 통해 대상 1팀, 최우수 2팀, 우수 3팀, 장려 5팀이 선정된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국민행복 캠페인’의 세 가지 프로젝트 중 ‘우리 가족 행복시간표’는 평일 오후 6시부터 저녁 10시까지 가족과 함께하는 여가 계획을 시간표로 작성해 공유하는 캠페인이다. 두 번째 프로젝트인 ‘문화, 나를 춤추게 하라’ 또한 1차 예선을 통과한 20개 팀이 공개돼

“아이들은 씨앗… 나무로 잘 크도록 돕는 게 내 역할”

안면기형 어린이 재건 수술 돕는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 ‘카스텔바작’ 故요한 바오로 2세 무지개 예복 디자인 “아이들 미소 찾아주는 것만으로 인생의 많은 부분 바뀔 수 있어” 소아암 홍보대사 등 사회공헌 활발 레이디가가의 청개구리 코트, 고(故)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무지개 예복을 디자인한 프랑스 출신 유명 패션 디자이너 카스텔바작(Jean-Charles De Castelbajac·66·사진)이 지난 3일 한국을 찾았다. 그가 방일(訪日) 일정을 조정해가면서까지 한국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안면기형 어린이의 재건 수술을 지원하는 국제 의료 NGO ‘오퍼레이션 스마일 코리아(Operation Smile Korea)’ 홍보대사 임명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지난 4일 학동의 한 아트갤러리에서 카스텔바작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림 하나 그려도 될까요?”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그가 깜짝 제안을 했다. 흰색 몽땅분필이 몇 번 벽 위를 오가더니 흉터 자국을 가진 소년의 옆얼굴이 나타났다. 몇 번의 손길이 더해지자 소년의 얼굴은 금세 환한 미소로 뒤덮였다. 등 뒤에는 작은 날개가 솟았다. 카스텔바작의 ‘트레이드마크(trademark)’인 천사 그림이다. “저는 지금까지 수천 명의 천사를 그려왔어요. 하나하나 모두 다른 이야기를 가진 아이들이죠. 이 천사는 안면기형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에게 미소를 선물해주는 오퍼레이션 스마일 코리아의 활동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예요. 상처가 있지만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죠.” 1982년 미국의 성형외과 의사 윌리엄 매기(William P. Magee)와 그의 아내 캐슬린(Kathleen)이 설립한 오퍼레이션 스마일은 전 세계 35개국에 지부를 둔 의료봉사단체다. 60여 개 국가에서 구순구개열 등 안면기형을 가졌거나 화상으로 얼굴에 상처를 입은 아이들의 성형·재건 수술을 돕고 있다.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