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기프트카 시즌6 네 번째 주인공 박동서씨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습니다. 2년을 매일같이 술만 마시며 지냈죠. 참 나쁜 남편, 나쁜 아빠였는데도 아내는 그동안 가사 도우미를 하며 묵묵히 가장 역할을 소화했습니다. 어느 날 거실에 나갔는데, 가족이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많이 울었어요.”
열일곱 살 때부터 원목 가구와 목공예품을 만들어온 박동서(49)씨는 요즘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기프트카 시즌6’의 네 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됐기 때문. 기프트카는 저소득층에게 창업용 차량을 지원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20년간 목공 일을 해온 박씨에게 나무는 삶 그 자체였다. 목공 기술 덕에 번듯한 인테리어 가게 사장님이 됐다. 하지만 2003년 1월, 박씨의 행복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이른 새벽, 일터로 나서다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움직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2년 방황기를 보낸 끝에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은 박씨는 홀로 재활훈련에 돌입했다. 발목에 모래 주머니를 차고 집 근처 아차산에 오르기를 1년, 마침내 그는 혼자 걸을 수 있는 두 다리를 갖게 됐다.
재활에 성공한 박씨는 다시 나무를 손에 잡았다. 지난 경력을 입증이라도 하듯, 2012년부터는 경기구리지역자활센터 ‘조각나무사업단’의 공장장까지 맡게 됐다. 하지만 그의 재도전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아내와 세 딸에게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자신의 꿈을 담은 인테리어 회사를 다시 차리기로 결심한 것이다.
“지난 3년간 정말 열심히 창업을 준비했어요. 고객층도 발굴하고, 공장장으로 있던 구로자활센터와 기술 제휴도 맺었죠. 하지만 원목 운반부터 제품 배송, 지역 행사 참여까지 회사를 실제로 운영하려면 무엇보다도 차가 절실하게 필요했습니다.”
차를 구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박씨에게 두 번째 기적이 찾아왔다. 자활센터 복지사의 도움으로 기프트카 프로그램을 알게 된 것. 그는 망설임 없이 지원서를 냈고, 당당히 네 번째 주인공에 선발됐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박씨는 2박 3일 동안 경영 전문 멘토에게서 고객 관리와 영업 부문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창업 기초 자금과 가구를 싣고 달릴 수 있는 트럭도 지원받았다.
박씨는 “기프트카 내부를 직접 만든 원목 가구와 목공예품으로 이동식 가구점처럼 꾸밀 예정”이라면서 “세계 어느 가구 브랜드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기업 ‘박동서 가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제 겨우 창업 한 달째인데 쏟아지는 주문량을 소화하느라 주말에도 일을 나갈 정도예요. 기프트카로 창업에 성공한 선배님들과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으면서 고객과 한 약속을 신속 정확하게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운영에 반영한 결과입니다. 하고 싶은 것도 많아요. 기프트카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목공예 수업도 하고, 동종 업계 동료들과 힘을 합쳐 원목가구 생산자협동조합도 만들 계획입니다. 책임질 것이 늘어났으니 어깨가 무겁지만,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워요.”
박씨처럼 기프트카를 통해 다시 일어선 주인공은 지금까지 총 150명. 지원된 차량만도 200대가 넘는다. 어호선 현대자동차그룹 사회문화팀 과장은 “조사 결과 기프트카 주인공들의 소득은 지원 전과 비교해 2~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기프트카는 자립 의지를 갖고 내일을 준비하는 분들의 성공을 돕는 현대자동차의 대표 사회공헌 사업”이라고 말했다.
기프트카 캠페인 시즌6의 마지막 신청은 올해 12월 31일까지이다. 지원 대상은 차량을 활용한 창업 계획이 있는 저소득자이며, 주인공으로 선정된 이들에게는 경차, 1t 화물차, 승합차 중 창업에 적합한 차량 구입비와 창업 자금 500만원(마케팅 지원 포함)이 지급된다. 신청을 원하는 사람은 기프트카 홈페이지(http://gift-car.kr)에서 신청서를 다운받아 이메일(gift-car@childfund.or.kr) 또는 우편으로 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