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스코프3 의무공시 임박… 공급망 全과정 탄소데이터 측정하려면”

“기업의 가치사슬 전반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을 측정하는 ‘스코프3(Scope3) 시대’가 왔습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와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에서 기업의 탄소 직접배출량인 ‘스코프1’, 에너지 사용에 따른 ‘스코프2’를 넘어 기업 활동 전체의 탄소발생량(스코프3) 측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물류나 제품 사용·폐기에 이르는 공급망 곳곳의 탄소배출량 데이터 확보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2021년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한 국내 상장기업 200여 곳 중 38%만 스코프3를 공시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더 미룰 수는 없습니다.”

23일 정준희 대구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는 ‘제1회 ESG 글로벌 스탠다드 컨퍼런스’에서 국내 기업의 공급망 관리와 스코프3 공시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BDO성현회계법인
23일 정준희 대구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는 ‘제1회 ESG 글로벌 스탠다드 컨퍼런스’에서 국내 기업의 공급망 관리와 스코프3 공시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BDO성현회계법인

정준희 대구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는 23일 ‘제1회 ESG 글로벌 스탠다드 컨퍼런스’에서 국내 스코프3 공시 현황을 발표했다.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이번 컨퍼런스는 국내 기업의 ESG 공시·평가 현황을 살피고, 스코프3 측정과 공급망 관리 솔루션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CDP한국위원회가 주최하고, BDO 성현회계법인과 한국회계학회가 공동주관했다. 행사에는 금융기관을 비롯해 기업 ESG 관계자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정준희 교수는 ‘공급망 관리와 스코프3 평가’를 주제로 진행된 세션에서 “국내 수출기업의 52.2%는 미흡한 공급망 관리로 해외 국가들과의 계약이 파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급망 관리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국제사회에서 매우 중요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스위스 기후 컨설팅 회사 ‘사우스폴(South Pole)’의 아지트 파드비드리 기후전략팀 부책임자는 ‘공급망 관리와 스코프3 회계·보고의 극복방안’을 주제로 무대에 섰다. “고품질의 공급망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 기업은 기존 사업을 탄소배출량에 따라 재분류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각 카테고리에 맞는 자원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탄소배출량을 모니터링하고 집계해야 합니다. 또 하청업체와 파트너사에 자사의 친환경 정책·기조를 사전에 알려줘야 합니다. 협력사들이 동일한 기준으로 탄소배출량을 측정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죠.”

다니엘 클라이어 ESG북(ESG Book) 최고경영자(CEO)는 "기존에 선진국 위주로 석유화학, 화석연료 사용을 지양하던 ‘ESG 1.0’ 시대에서 ‘ESG 2.0’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며 “ESG 2.0 시대에는 대규모 공급망을 둔 아시아 지역의 지속가능한 활동이 중요해지며, 국가뿐 아니라 기업들은 전사적 규모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영 활동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BDO성현회계법인
다니엘 클라이어 ESG북(ESG Book) 최고경영자(CEO)는 “기존에 선진국 위주로 석유화학, 화석연료 사용을 지양하던 ‘ESG 1.0’ 시대에서 ‘ESG 2.0’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며 “ESG 2.0 시대에는 대규모 공급망을 둔 아시아 지역의 지속가능한 활동이 중요해지며, 국가뿐 아니라 기업들은 전사적 규모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영 활동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BDO성현회계법인

이어 발제자로 나선 다니엘 클라이어 ESG북(ESG Book) 최고경영자(CEO) 는 “인공지능(AI) 등의 첨단기술을 활용해 탄소 데이터를 확보하고, 기후 리스크를 측정할 수 있다”며 “기업들은 각사에 맞는 방법으로 스코프3 공시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SG북은 기업들의 ESG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집계하고 공시하는 글로벌 ESG 플랫폼이다.

이 밖에 국내외 ESG 공시·평가 기준,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의 기후리스크 관리현황 등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이번 컨퍼런스를 기획·주관한 정종철 BDO성현회계법인 ESG센터장은 “글로벌 ESG 흐름을 토론하고, 기업 ESG 전략의 실용적 해법을 모색하는 장을 마련했다”며 “컨퍼런스를 통해 기업들이 공급망 리스크를 능률적으로 관리하고 관련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시하는 팁을 얻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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