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18일(토)

‘더워진 지구’ 앵무새 부리 커지고, 박쥐 날개 길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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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가 동물의 신체 변화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디킨대학교 등 국제 연구진은 7일(현지 시각) 서식지 기온이 높아지면서 열 방출을 위해 동물의 귀, 꼬리, 부리 등이 커졌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학술지 ‘생태와 진화의 경향(TREE)’에 발표했다.

열 카메라로 찍은 작은땅핀치(왼쪽)과 큰땅핀치(오른쪽). 부리와 다리 온도가 몸통 온도에 비해 낮다. 새, 쥐, 박쥐 등 온혈동물은 부리나 귀 같은 말단 부위를 활용해 체온을 조절한다. /TREE 제공

온혈동물의 몸은 기온이 올라가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열을 배출한다. 이때 털로 뒤덮이지 않은 부위를 활용한다. 주로 새의 부리, 포유류의 귀·꼬리·다리 등 말단에서 열이 교환된다. 이 때문에 같은 종이라도 더운 지역에 서식하는 동물은 추운 지역에 사는 동물에 비해 열을 빠르게 방출하기 위해 몸의 끝 부분이 더 커지도록 진화했다. 이를 ‘앨런의 법칙’이라고 한다.

연구진은 기후변화에도 이 법칙이 적용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동물 체형을 다룬 기존 연구를 재검토했다. 그 결과 기온이 올라간 지역의 동물은 그 변화에 따라 부리, 꼬리 등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는 특히 조류에서 두드러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호주 앵무새 부리의 크기는 1871년 이후 4~10% 커졌다. 또 미국과 뉴질랜드에 서식하는 참새의 경우 부리가 길어졌다. 이러한 현상은 광범위한 영역의 다양한 종에서 확인됐다. 스페인 숲쥐는 귀가 커졌고, 알래스카에 사는 땃쥐는 꼬리와 다리가 길어졌다. 중국 그레이트히말라야잎코박쥐는 날개의 크기가 확대됐다.

연구진은 “기후 변화가 동물 모습이 변화한 유일한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지역과 다양한 종에 걸쳐 공통으로 나타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저자인 세라 라이딩 연구원은 “지금으로서는 신체 기관 크기 증가 폭이 작아 즉시 눈에 띄는 건 아니지만, (이 추세가 지속한다면)멀지 않은 미래에 ‘덤보(Dumbo)’를 실제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덤보는 덩치에 비해 큰 귀를 가진 아기 코끼리 캐릭터다. 이어 “동물이 생존을 위해 진화 중이라는 것을 뜻한다”며 “어떤 종은 적응해 살아남겠지만, 어떤 종은 결국 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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