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러쉬코리아, PR팀 ‘윤리 전담팀’ 산하로 이관…브랜드 철학 소통 강화

글로벌 반(反) ESG·DEI 흐름 속 ‘가치 중심 소통’ 행보
배쓰밤 이름도 다양성·형평성·포용성으로 변경

러쉬코리아가 브랜드 운영 전반에서 윤리와 다양성·형평성·포용성(이하 DEI) 가치를 적극적으로 강화한다.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반(反) ESG·DEI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오히려 브랜드 철학과 가치 중심 소통을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전략이다.

러쉬는 DEI 가치를 강조하기 위해 기존 배쓰밤 3종의 명칭을 다양성·형평성·포용성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사진 속 배쓰밤은 다양성(Diversity). /러쉬코리아

공익 전문 미디어 <더나은미래> 취재 결과, 러쉬코리아는 오는 7월 1일부로 기존 PR(홍보)팀을 브랜드 윤리를 담당하는 ‘에틱스(Ethics)팀’ 산하로 이관한다. 에틱스팀은 ‘동물·자연·사람의 공존’을 핵심 가치로 윤리 정책과 캠페인을 기획·운영하는 부서다. 러쉬 측은 “브랜드의 근간이 에틱스에 있는 만큼, 홍보 담당자들도 윤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과 소통해야 한다”며 “제품 원료의 출처부터 브랜드 철학까지 일관되게 전달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전사적 요구에 따른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제품 커뮤니케이션도 변화한다. 러쉬코리아는 대표 제품인 배쓰밤(입욕제) 3종의 이름을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으로 변경한다. 기존 제품명인 ‘서멀 웨이브스’, ‘사쿠라’, ‘아메리칸 크림’은 이르면 6월 중 새 이름으로 교체돼 판매될 예정이다. 러쉬 측은 “단순한 브랜딩 차원이 아니라, 우리가 믿는 가치를 제품에 담고 고객과 공유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변화는 글로벌 반(反) ESG·DEI 흐름과는 반대 방향으로, 러쉬 본사와 러쉬코리아가 브랜드 철학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러쉬는 친환경 및 DEI 정책, 윤리적 소비 촉진 등 영역에서 일관된 목소리를 내왔다.

우미령 러쉬코리아 대표가 5일 러쉬가 주최한 기업 간 DEI 실천 네트워킹 행사 ‘All are welcome, Always!’에서 발언하고 있다. /러쉬코리아

상업적 마케팅보다 윤리적 가치와 브랜드 철학을 전면에 내세운 러쉬의 전략은 다양한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5차 국제플라스틱협약 회의에 시민사회 대표로 참여해 자원순환의 중요성을 알렸고, 지난 5일에는 DEI 가치를 실천하기 위한 네트워킹 행사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러쉬는 비혼지원금, 반려동물 수당 등 사내 복지 제도를 중심으로 DEI 실천 사례를 공유했으며, 참석 기업들은 조직 내 포용 문화와 채용 시스템, 출산·육아 지원, 장애인 직원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조직 문화 조성, LGBTQ+ 커뮤니티 연대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명진슬 러쉬코리아 피플케어실 담당자는 “DEI는 사회 전반이 함께 실천해야 할 공동 과제”라며 “구성원과 함께 DEI의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해 연말까지 내부용 ‘다양성 리포트’를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러쉬코리아의 DEI 활동 현황과 과제, 향후 전략 방향이 담길 예정이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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