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 위한 금융혁신 모델 제시…기후위기 대응 글로벌 협력 강화
코이카는 지난 10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 야크앤예티 호텔에서 글로벌녹색성장기구(Global Green Growth Institute, GGGI), 네팔 인프라은행(Nepal Infrastructure Bank Limited, NIFRA)과 함께 녹색채권 발행 기념행사를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

녹색채권은 재생에너지 개발, 친환경 교통 인프라 구축, 기후 스마트 농업, 에너지 효율 개선, 기후변화에 강한 농업기술 보급 등 친환경 사업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특수목적채권이다. 발행 방식은 일반 채권과 비슷하지만 조달된 자금을 친환경 사업에만 쓴다는 점이 다르다.
최근 세계 여러 나라의 정부, 공공기관, 개발은행, 민간 기업 등이 기후변화 대응 및 녹색 전환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녹색채권을 활발히 도입하고 있다. S&P 글로벌 등급 전망에 따르면, 2024년에는 녹색채권의 연간 발행 규모가 약 6000억 달러에 달했으며, 2025년 전체 지속가능 채권 발행액은 약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코이카의 네팔 녹색채권 발행은 2024년 우즈베키스탄에서 지원한 아랄해 지역 친환경 재건사업에 이어 두 번째다. 코이카는 이를 위해 지난 4월 15일 네팔 카트만두 메리어트 호텔에서 GGGI, NIFRA와 ‘녹색채권 프레임워크 개발 및 채권 발행 지원을 위한 3자 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1일 공식 발행된 NIFRA 그린 에너지 채권은 7년 만기 이자율 6%에 총 50억 네팔루피(NPR)로 미화 약 3600만 달러(한화 약 497억 원)에 해당한다. 발행 3일 만인 4일 사모(Private Placement) 청약 신청액이 배정액(30억 NPR)을 크게 상회하는 약 76억 NPR 규모에 달해, 미청약된 공모분(Public Applications)을 사모로 전환하여 8일부로 전 채권에 대한 발행을 종료했다. 그린에너지 채권의 거래 수익은 네팔 내 재생 에너지 및 청정 운송에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네팔 녹색채권은 코이카와 GGGI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GGGI 네팔 테라이 홍수평야 기후스마트 농업을 통한 기후복원력 제고 및 경제적 실향민 재통합 사업(2022~2025년, 533만 달러)’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테라이 지역은 네팔 농업의 중심지지만 홍수와 가뭄 같은 기후 재해에 취약해 주민들의 생계가 크게 위협받아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귀국해 이 지역으로 돌아오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더 심각해졌다.
이에 따라 코이카는 지역 정부와 농민을 대상으로 ▲농업 분야 관련 지역 정부 및 농민 기후 재난 대응역량 강화 ▲지역 농민 대상 기후스마트 농업 역량 강화 ▲기후스마트 농업 모델 설립 및 관련 농업사업(agribusiness)에 대한 소규모 기후금융 지원 등의 사업을 진행해 왔다. 코이카는 이러한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더욱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인 재정 구조를 만들기 위해 GGGI 및 NIFRA와 협력해 녹색채권 발행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네팔 녹색채권 발행은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기후변화에 강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구조적 변화의 시작으로 평가된다. 특히 개발협력과 혁신 금융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국제개발협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네팔 최초의 공공 녹색채권 발행과 성과를 대중과 주요 이해관계자에게 공식적으로 소개하기 위한 기념행사에는 박태영 주네팔 대한민국 대사, 공무헌 코이카 네팔사무소장, 아인 바하두르 샤히 터꾸리(Ain Bahadur Shahi Thakuri) 네팔 환경부 장관, 크리슈나 바하두르 아디카리(Krishna Bahadur Adhikari) NIFRA 최고경영자, 로라 얄라스요키(Laura Jalasjoki) GGGI 네팔사무소장 등 주요 인사를 포함해 약 70명이 참석했다.
박태영 대사는 “작년 한국과 네팔이 외교관계 수립 50주년을 맞은 데 이어 오늘은 네팔이 지속가능하고 기후 회복력 있는 발전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에 있어 중대한 이정표가 되는 날”이라며 “이번 녹색채권 발행이 네팔의 녹색 전환을 위한 더 많은 투자의 문을 여는 새로운 장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