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더나은미래>는 자본과 기업, 필란트로피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변화를 들여다봤다. 단순한 자금 투입을 넘어 실제 변화를 만들기 위해 어떤 자본이 필요하고, 기업과 재단은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는지 살펴봤다. 9월 14일부터 18일까지 주목할 만한 주요 기사 5편을 정리했다.
◇ LP는 성과, GP는 임팩트…임팩트 투자 ‘닭과 달걀’ 어떻게 풀까

임팩트 투자 시장에서는 LP가 검증된 운용·회수 실적을 요구하지만, 신생 GP는 투자를 받아야 실적을 만들 수 있다는 구조적 딜레마가 있다. 지난 17일 일본 고베에서 열린 ‘2026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에서는 이를 풀기 위해 공공자본이 초기 위험을 먼저 부담하고, 이후 민간자본이 시장을 키우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마사토 나카무라 GLIN 임팩트 캐피털 창립 파트너는 “트랙레코드가 있어야 자금을 받을 수 있고, 자금을 받아야 트랙레코드를 만들 수 있다는 ‘닭과 달걀’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패널들은 LP와 GP의 우선순위가 달라도 사회적 임팩트와 재무 성과가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 안에서 연결되면 된다고 봤다. 정진호 더웰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임팩트는 사업과 동떨어진 요소가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깊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고베 대지진 30년…144조 원보다 오래 남은 ‘관계자본’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 이후 고베 복구·부흥에는 10년간 16조3000억 엔이 투입됐지만, 도시를 다시 일으킨 자원은 돈만이 아니었다. 지진 발생 뒤 1년간 연인원 약 138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피해지역을 찾았고, 이 경험은 NPO 성장과 주민 참여형 도시재생으로 이어졌다. 미츠아키 아오야기 일본 사회혁신투자재단 전무이사는 “자본에는 자금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도 포함된다”고 했다.
재난 때 형성된 관계망은 이후 공원 재생과 폐교 활용, 민관협력 사업으로 확장됐다. 무라카미공무점도 건설 시공을 넘어 지역 공간의 기획과 운영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무라카미 다케히데 대표는 “우리는 단순히 돈을 버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와 모두의 미래를 생각할 힘과 의지, 행동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일방적 지원은 끝”…SK이노, 사회공헌도 ‘임팩트’로
SK이노베이션은 기업 사회공헌의 방향을 단순한 사회 환원에서 실질적인 사회 변화인 ‘임팩트’로 옮기고 있다. 2018년 시작한 맹그로브 복원 사업은 베트남·미얀마·말레이시아 등으로 확대돼 약 249ha에 100만 그루를 복원했고, 올해는 AI를 활용해 폐배터리 재활용과 희귀암 진단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초기 창업팀을 지원하는 ‘AI 임팩트 솔루션’을 시작했다.
임직원 참여와 장기성도 핵심이다. 지난해 자원봉사 참여율은 94%였고, 급여 1%를 기부하는 ‘1%행복나눔기금’과 2017년부터 이어온 발달장애인 음악축제 GMF도 운영하고 있다. 엄상홍 SK이노베이션 CSR팀장은 “회사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시혜적 봉사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 게이츠재단, AI 격차 해소에 10억 달러 투자
게이츠재단은 AI로 인한 글로벌 불평등 확대를 막기 위해 앞으로 2년간 10억 달러를 투입한다. 교육과 보건에 각각 약 4억 달러, 농업에 약 1억 달러를 배정해 교사와 의료진, 소농이 활용할 수 있는 AI 도구를 개발·확산할 계획이다. OpenAI, 앤스로픽 등 기술기업과도 협력해 현지 언어 데이터와 공개 데이터 등 ‘디지털 공공재’를 구축한다.
핵심은 상업성이 낮아 시장에서 소외되기 쉬운 영역에 필란트로피 자금을 먼저 투입하는 것이다. 마크 수즈먼 게이츠재단 CEO는 “현지 언어 데이터와 공공 인프라를 확충하고, 각국 정부·교사·의료진·농민이 기술 설계에 참여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출 방침”이라고 밝혔다.
◇ 고립청년 54만 명…기업 역할, ‘채용’보다 먼저 해야 할 일
국내 고립·은둔청년은 약 54만 명, 이로 인한 연간 사회·경제적 비용은 5조3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특히 비용 대부분이 노동시장 이탈에 따른 생산성 손실에서 발생하는 만큼, 기업의 역할도 단순한 채용 확대를 넘어 취업 전 회복 과정까지 넓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에서는 관계 회복과 짧은 직무체험, 저강도 일경험 등을 제공하는 ‘노동시장의 중간 지대’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김주희 서울청년기지개센터장은 “고립·은둔청년을 일반 노동시장에 곧바로 투입하기보다 부담이 낮은 일경험과 직무체험을 거치는 ‘노동시장의 중간 지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