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산불·홍수 덮치자…기후재난에 더 취약한 아동들

세이브더칠드런 “건강·교육·안전 전반 위협”…아동 중심 기후대응 강조

폭염과 산불, 홍수 등 기후재난이 이어지면서 아동의 건강과 교육,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전 세계 약 10억 명의 아동이 기후·환경 위험이 높은 국가에 살고 있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이 기후재난에 특히 취약하며, 그 피해가 건강과 교육, 안전 전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8월 네팔에서는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사진은 피해 지역에서 진흙에 뒤덮인 가방을 살펴보는 아동. /세이브더칠드런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극심한 폭염에 노출되는 아동은 과거보다 크게 늘었다. 1990~2000년대에는 매년 전 세계 아동 10명 중 1명꼴이었지만, 2020년대 들어서는 평균 7명 중 1명꼴로 증가했다.

올해 서유럽에서는 지난 1월 1일부터 7월 14일까지 아동의 3분의 2가 극심한 폭염에 노출됐다. 이 기간 영향을 받은 아동 수는 2025년 한 해 전체의 3배에 달했다. 영국에서는 전체 아동의 약 4분의 3인 1000만 명이 극심한 폭염을 경험했다.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폭염으로 학교가 문을 닫거나 수업 시간을 조정하기도 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각 지역의 위성 기반 지표면 온도를 분석해 과거 30년간 기록된 기온 가운데 상위 1% 수준의 기온이 사흘 연속 이어진 경우를 ‘극심한 폭염’으로 정의했다. 분석 기간 대부분이 서유럽의 겨울과 봄에 해당하는 만큼 올해 전체 노출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후재난으로 인한 교육 차질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85개 국가·지역에서 학생 최소 2억4200만 명이 폭염과 태풍, 홍수, 가뭄 등 기후재난으로 학업에 차질을 겪었다. 전 세계 학생 7명 중 1명꼴이다. 이 가운데 74%는 저소득·중저소득 국가의 학생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엘니뇨에 따른 장기간의 건조한 날씨 속에 칼리만탄과 수마트라 지역을 중심으로 산불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140만 명이 넘는 학생이 원격수업으로 전환됐고, 약 1만2800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 산불 연기는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퍼져 800㎞ 이상 떨어진 필리핀까지 영향을 미쳤다.

지난 8월 26일 네팔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는 주택과 학교 등 기반시설이 피해를 입었다.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피해 지역에서는 6만5000명이 식수·위생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아동을 포함한 약 2만2000명에게 보호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집과 학교를 잃거나 가족·친구와 헤어진 아동들의 심리적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아동은 신체와 장기, 면역체계가 발달하는 과정에 있어 폭염과 대기오염 등 기후 위험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재난으로 학교가 문을 닫거나 거주지를 떠나게 되면 교육과 보호 체계에서도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빈곤이나 차별 등 기존의 취약성이 있는 아동은 기후재난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기후위기 대응에서 아동의 생명과 권리를 우선하는 한편, 아동을 기후행동의 참여 주체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는 오는 1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6 세이브더칠드런 기후 행동 컨퍼런스-아동의 목소리, 국가를 잇는 기후 행동’을 개최한다. 아동을 기후위기 대응의 ‘변화 주체’로 보고, 모든 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기후행동의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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