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시급한 환경 정책, ‘플라스틱·쓰레기 저감(54.5%)’ 꼽아
10명 중 7명 ‘환경교육 부족’…4명 중 1명은 ‘정책 제안 참여하고 싶다’
환경재단(이사장 최열) 산하 어린이환경센터는 오는 6월 3일 조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난 5월 1일부터 18일까지 전국의 어린이·청소년 10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후위기 시대, 다음 대통령에게 바란다’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기후위기로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미래세대가 현재 어떤 환경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어떤 변화를 요구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특히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정책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미래세대의 인식과 요구를 정량적 데이터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한민국 어린이·청소년이 가장 심각하게 인식한 환경문제는 폭염, 가뭄, 집중호우 등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54.1%)’였으며, 이어 ‘플라스틱과 쓰레기 문제(49.4%)’와 ‘미세먼지(42.5%)’ 순으로 집계됐다. 이는 어린이·청소년이 환경 문제를 먼 미래의 과제가 아닌, 현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실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플라스틱과 쓰레기 문제’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전 학년에서 고르게 선택돼, 일상 속에서 반복적으로 겪는 불편과 불안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차기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최우선 환경 정책으로는 ‘플라스틱·쓰레기 저감(54.5%)’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재생에너지 확대(43.9%) ▲환경교육 강화(42.0%) ▲미세먼지 저감(41.3%) ▲생태계 보전(40.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은 높지만, 학교와 사회에서 체감하는 환경교육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전체 응답자의 74.3%는 ‘환경교육이 부족하다’(58.4%), ‘거의 배우지 못하고 있다’(14.3%), ‘전혀 배우지 않는다’(1.6%)고 답했으며, ‘충분히 배우고 있다’는 응답은 25.7%에 불과했다.
중·고등학생으로 갈수록 이러한 인식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거의 배우지 못한다’는 응답이 ‘충분히 배우고 있다’는 응답을 웃돌았으며, 이는 학년이 높아질수록 입시 중심 교육과정 속에서 환경교육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위기에 대응 역량을 갖춘 미래세대 양성을 위해서는, 모든 학교에서 일관성 있고 체계적인 환경교육 확대가 시급한 실정이다.
어린이·청소년들이 환경을 위해 실천하고 싶은 활동으로는 ▲일회용품 줄이기 및 올바른 분리배출(75.0%)이 가장 많았고, 이어 ▲자원·에너지 절약(64.9%), ▲생물다양성 보전(48.0%), ▲친환경 소비(42.5%), ▲환경 교육 및 캠페인 참여(31.7%) 순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은 일상 속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활동들로, 미래세대가 기후위기 해결의 주체로 나서고자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아울러 전체 응답자의 4명 중 1명(25.0%)은 ‘환경 정책이나 제도 개선을 제안하고 싶다’고 응답해, 실천을 넘어 정책 논의에도 직접 참여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였다.
설문에 참여한 학생들은 “기후위기 최전선에 놓인 우리의 이야기를 차기 대통령이 진지하게 들어줬으면 한다”, “청소년도 참여할 수 있는 정책이 많아지기 바란다”,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려주는 수업이 꼭 필요하다” 등 다양한 의견을 전했다.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이번 조사는 어린이·청소년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또렷하게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며 “폭염, 가뭄, 산불 등 앞으로 더욱 심각한 기후 영향을 겪게 될 미래세대가 이제 침묵을 거두고 변화의 주체로 나서고 있는 만큼, 정책 결정자들도 이들의 목소리에 실질적인 행동으로 응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