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고액 기부자 3인의 기부 철학을 듣다 (1) 일레인 차오 前 유나이티드웨이 회장
전 세계 고액 기부자 수십 명이 한국을 찾았다. 지난 10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15 UWW 자선 라운드테이블 서울 대회’ 때문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허동수)와 유나이티드웨이 월드와이드(UWW)가 공동 주최한 이 행사에는 전 세계 고액 기부자 50여 명과 국내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 회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 유치를 주도한 최신원 SKC 회장은 회원 수 882명의 아너소사이어티 총대표이자 UWW리더십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과거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지구촌 나눔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이번 회의를 통해 나눔의 리더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나눔’이라는 행복한 동행의 주춧돌을 놓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더나은미래’는 이 행사에 초청된 고액 기부자 중 3인을 만나 기부 철학을 엿들었다. 일레인 차오(Elaine L.Chao·사진) 전 유나이티드웨이 회장이자 미국 24대 노동부 장관, 마이클 헤이드(Michael K.Hayde) 웨스턴 내셔널그룹 CEO, 빌 오다우드(Bill O’dowd) 돌핀 디지털미디어 CEO가 그들이다. 편집자 주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오래 지낸 노동부 장관, 미국 부시 행정부 초기 내각 중 유일하게 8년간 근무(2001~2009),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 최초로 대통령 내각에 임명, 회계 부정으로 위기에 빠진 유나이티드웨이를 구한 CEO,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아내…. 일레인 차오씨를 설명하는 이력이다. 중국인 부모를 따라 8세에 미국으로 이민 간 그녀가 이뤄낸 성취는 끝이 없을 정도다. 그녀는 최근 또 하나 이력을 더했다. 차오가족재단(Chao Family Foundations)의 회장 역할이다. 부모 이름을 딴 이 재단은 하버드대에 400억원을 기부했고, 2016년 6월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 아시아인 이름을 딴 최초 건물인 ‘루스물란 추차오 센터’를 연다. 그녀는 “기부와 나눔에 대한 모든 걸 자수성가한 부모님에게 배웠다”고 했다. “검소한 기독교인인 부모님은 자신들이 잘나서 성공한 게 아니기 때문에 주변에 나눠야 한다고 생각하셨어요. 아무런 배경도 없던 이민 초기 우리 가족은 무척 어렵게 살았는데, 이때의 경험도 작용했던 것 같아요. 부모님은 여섯 딸에게 기부를 몸소 가르쳤습니다. 1984년 중국 최초의 자선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중국이 개방된 게 1979년이었으니, 재단 설립에만 5년이나 걸린 셈입니다. 재단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이해가 부족하다 보니, 이를 허락하지 않았던 겁니다. 이 재단을 통해 중국 학생 1만명을 지원했습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마친 일레인 전 장관은 시티그룹, 뱅크 오브 아메리카 캐피털 등 기업에서 일하다 미 평화봉사단, 유나이티드웨이 등 비영리단체와 공직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 또한 부모 영향이라고 했다. 1992년 유나이티드웨이가 회계 부정 사태로 명성에 크나큰 타격을 입을 당시, 그녀는 회장을 맡았다. 신임 회장 선출을 위해 전국에서 600명 넘게 인터뷰한 끝에 낙점됐다고 한다.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습니다. 제 급여를 대폭 삭감하고, 기부자들과 소통을 늘렸으며, 투명성을 강화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더 많은 봉사자가 거버넌스(governance)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어요. 회장 취임 당시 이사회 정원은 18명이었는데, 36명으로 확대했습니다. 이사회 총회는 기껏해야 1년에 2번, 2시간 정도 형식적으로 치르는 행사에 불과했는데 이것도 실질적으로 바꿨습니다. 또 회계, 배분, 윤리, 자원 개발, 봉사활동, 지역사회 등을 담당하는 6개 신규 위원회를 설립했어요. 20명씩 새로운 위원을 선발해 대거 유나이티드웨이로 끌어들이고, 이들이 우리 조직을 모니터링하도록 했어요. 단돈 1달러라도 기부된 이후에 어떻게 쓰이는지 회계 내역을 모두 공개해 기부자들과 언론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일레인 차오는 누구? ―차오가족재단(Chao Family Foundations) 회장 ―부시 행정부 당시 24대 미국 노동부 장관(2001~2009) ―미 유나이티드웨이 회장 ―미 평화봉사단장 ―미 운수부 부장관, 미 해사연방위원회 위원장, 백악관 펠로 등 ―마운트홀리요크대 경제학, 하버드 경영대 MBA ―미치 매코널 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아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