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4일(수)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더 나은 미래를 떠나며…

2012년 3월 편집장을 맡아 호기롭게 달린 지 6년이 됐습니다. ‘좋은 뜻’만 품고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더나은미래라는 공익 섹션이 필요 없는 날이 되는 게 내 소원”이라는 이야기도 자주 했습니다. 이제 그 짐을 내려놓습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는데, 막상 닥쳐오니 만감이

[이철영 아크임팩트자산운용 회장] 사회 혁신도 비즈니스로… 임팩트 투자는 현대판 ‘보이지 않는 손’

  ‘한국 자본시장 최초의 100% 임팩트 투자 자산운용사’. 이철영(73) ‘아크임팩트자산운용’ 회장은 올해 큰 도전에 나섰다.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가치를 함께 고려하는 글로벌 임팩트 투자의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바슈롬코리아 대표직을 물러난 후 2003년 사회책임 투자(SRI)를 표방한 아크(ARK) 투자자문사를 세운 지 14년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등산보다 힘든 精算(정산)

한 페이스북 친구가 ‘사업보다 정산이 더 어렵다’는 글을 올리자, 댓글이 폭풍처럼 쏟아졌다. “에베레스트 등반을 다녀온 산악인 엄홍길님이 ‘어느 때가 가장 힘드셨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정산’이라고 하셨단다ㅠㅠ”라는 글부터 “기업이 공동모금회처럼 변해간다” “모두가 공감하는데 바뀌지 않는 이유는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 “적정 수준의 행정이 투입되고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공동체·연대의식’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

친구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과로사라고 했다. 황망한 마음에, 대학 졸업 20년 만에 동기들 대부분이 장례식장에 모였다. 꽤 이름난 IT기업에 다녔건만, 상가는 썰렁했다. “요즘엔 회사 동료들이 자기 부서 외엔 거의 챙기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대학교수인 한 친구는 “요즘 구내식당에서 밥

비영리 숲을 만드는 미국의 중간지원기관들

‘오버헤드 미스(Overhead Myth)’라는 캠페인을 아는가. 비영리단체 운영비를 둘러싼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2013년 벌인 대대적인 캠페인이다. 미국의 대표 비영리 중간지원기관인 가이드스타, BBB와이즈기빙 얼라이언스, 채리티 네비게이터 3곳이 함께 뭉쳤다. 이들은 편지를 썼고, 이를 퍼나르도록 했다. 내용은 이렇다. “오버헤드(overhead)라고 불리는 운영비와 모금비만으로

1000만달러 기부왕 된 회장님… “난 행복한 사람”

“‘을지로 최신원’으로 익명 기부할 때가 더 나았지. 얼굴을 드러내고 하니까 부담이 돼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이미 내 머리에는 봉사와 기부가 임팩트 있게 콕 박혀버렸는걸.” 최신원(65) SK네트웍스 회장은 이달 초 한국 기부사(史)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세계공동모금회(이하 UWW)가 처음 설립한 초고액 기부 클럽인 ‘1000만달러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기부도 버튼 하나로

‘강릉 산불로 인해 부모님 집이 불타버렸어요. 따뜻한 잠자리를 되찾게 도와주세요.’만약 페이스북에 이런 모금함을 열 수 있다면 어떨까. 미국에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3월부터 개인이 페이스북을 통해 모금할 수 있도록 기부버튼 범위를 확장했다. 기부버튼은 2015년 비영리단체가 페이스북에서 펀드레이징을 할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멀게만 느껴졌던 기후변화 문제, 눈앞에

“제주도 용머리해안에 방문객 출입 통제 일수가 연간 200일이나 됩니다.” 지난 14~15일, 기후변화센터의 ‘기후변화 리더십아카데미 16기’ 회원들과 함께 제주도청을 방문했을 때 환경국장이 해준 말이다. 기후변화 때문에 몰디브 해안만 수몰 위기에 처해 있는 줄 알았는데, 제주도의 해수면 또한 상승 폭이 컸다. 조천호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기부·사회공헌도 ‘진짜’ 잘해야 하는 시대

후배 남편은 책도 펴낸 셰프다. 나누고 싶다는 뜻을 품더니, 기어이 동료 셰프 20명을 모았나 보다. 나에게 SOS를 청했다. “두 달에 한 번 정도 직접 요리 재료를 사들고 가서 보육원 아이들 맛있는 걸 해먹이고 싶은데, 어떻게 연락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봉사할 보육원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장기기증과 건강보험, 밥벌이의 관료화

얼마 전, 장기기증과 관련된 속 터지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나라 장기기증 서약자는 123만명. 성인 인구의 2.5%다(미국은 48%, 영국은 35% 정도로 높다). 장기기증 수치만 올라가도 우리나라 건강보험재정 1조2000억원이 줄어든다고 했다. 왜 그럴까. 건강보험재정 지출 2순위는 만성신부전증인데, 가장 좋은 치료법은 신장이식이다. 한데 장기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변화보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 극복이 우선

주말에 읽은 책 ‘오리지널스’에는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꼽힌 ‘와비파커’ 이야기가 등장한다. 저자인 애덤 그랜트(와튼스쿨 최연소 종신교수)는 2009년 창업자 중 한 명의 투자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그는 “내 인생 최악의 결정이었다”고 고백한다. 와튼스쿨 MBA에서 함께 공부한 청년 4명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정직·투명·신뢰…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

‘촛불정국’ 이후와 2017년 전망을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 전경련은 해체될 것인지, 기업 사회공헌은 어떤 변화가 생길지, 비영리단체의 모금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이 대표적이다. 분명한 건, 지금까지 ‘좋은 일인데’라며 웬만하면 문제 삼지 않았던 기존 공익분야 관행이 더 이상 통용되진 않을 것이다. 당장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