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편집장을 맡아 호기롭게 달린 지 6년이 됐습니다. ‘좋은 뜻’만 품고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더나은미래라는 공익 섹션이 필요 없는 날이 되는 게 내 소원”이라는 이야기도 자주 했습니다. 이제 그 짐을 내려놓습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는데, 막상 닥쳐오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돌이켜보니 감사할 일이 많았습니다. 팀원이 많지는 않았지만, 모두 ‘공익’이라는 재미없고 딱딱하고 관심 없는 이슈를 어떻게 하면 한 명한테라도 더 알릴까 고민하던 정예 부대였습니다. 이런 팀워크로 일하는 게 저에게는 더없이 큰 행복이었습니다. 공익 분야에서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난 것도 행운이었습니다. 자본의 논리에 맞지 않아도, 내가 좀 손해 보더라도, 정말 가치 있는 일에 열정을 다해 헌신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강퍅했던 제 성격도 점점 더 따뜻해졌습니다. 2016년 2월 더나은미래는 리더십이 바뀌는 과정에서 존폐 위기도 겪었습니다. 돌이켜보니 고난을 통해 저는 사회적으로 목소리가 약한, 억울한 사람들의 심정을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을 갖게 되었습니다. 편집장을 넘어 매체를 경영하는 간접 경험 또한 덤이었습니다. 그 사이 네 살이던 둘째 딸은 열 살이 되었습니다. 워킹맘으로서 일할 수 있고, 밥벌이할 수 있게 해준 더나은미래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더나은미래를 통해 부족하지만 아주 조금 사회에 기여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기사 잘 봤다”는 그 한마디가 큰 힘이 되었고, 기사 덕분에 도움받은 사람과 제도를 접했을 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본의 아니게 기사로 더러 상처를 주거나 피해를 끼친 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