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은둔 청년 추정 인구 약 12만9000명
서울시가 ‘5대 혁신’을 통한 고립·은둔 청년 정책을 29일 발표했다. 5대 혁신은 ▲‘서울 청년기지개 센터’ 개관 ▲지역 기반 지원체계 구축 ▲자기주도형 온라인 플랫폼 도입 ▲가족 등 주변인까지 지원 확대 ▲모집·지원 체계 변경 등이다.
시는 지난 2020년부터 심리적 어려움, 취업 실패 등 다양한 이유로 사회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고립 청년’과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은둔 청년’의 사회 복귀를 돕는 맞춤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고립·은둔 청년을 3가지 유형(활동형 고립 청년, 비활동형 고립 청년, 은둔 청년)으로 분류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활동형 고립 청년에게는 사회로 나가는 힘을 스스로 키울 수 있도록 대인관계 기술, 사회 복귀 훈련, 조직 적응력 향상 프로그램, 취업역량 교육 등을 제공했다.
비활동형 고립 청년에게는 자아 및 진로 탐색, 관계 형성 프로그램 등을 지원했다. 은둔형 청년을 대상으로는 일상회복을 위한 신체·관계·정서 건강 프로그램과 함께 성격유형 검사, 강점 찾기 등 자기 이해 능력을 높일 수 있는 개별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만 19~39세 고립·은둔 청년 추정 인구는 약 12만9000명으로 서울 청년의 4.6%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 서울시가 지원사업을 시작한 후 총 1119명이 프로그램에 지원해 557명이 실제 참여했다.
고립 청년은 물리적, 정서적으로 타인과 관계망이 단절됐거나 외로움 등의 이유로 일정 기간 고립 상태인 청년을 말한다. 은둔 청년은 집 안에서만 지내며 일정 기간 사회와 교류를 차단하고 최근 한 달 내 직업·구직 활동이 없는 청년을 일컫는다.
고립·은둔 청년 전담 지원센터 ‘서울 청년기지개 센터’ 오픈
시는 고립·은둔 청년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전담기관인 ‘서울 청년기지개 센터’를 종로구에 오는 7월 새로 개방한다. 오랜 고립·은둔 생활로 몸과 마음이 움츠러든 청년들이 기지개를 켜고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원스톱으로 지원한다는 의미를 담아 기관 명칭을 서울 청년기지개 센터로 정했다.
센터는 통합 사례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개인별 고립·은둔 기간, 고립 척도 변화 정도, 사후관리 등 전 과정을 관리한다. 고립·은둔 청년과 가족들은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 편하게 방문할 수 있다. 또래와 소통하고 집 밖에서도 안심하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매해 축적한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해 사업을 과학적,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성과평가 지표 개발을 통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데이터베이스에는 고립·은둔 기간, 사업참여 경로, 고립 척도 변화도, 프로그램 참여 이력, 인센티브 제공 이력, 상담 주요 내용, 진로설정·취업상황, 재고립 여부 등 내용이 포함된다.
서울 전역 11개 복지관과 지역기반 지원체계 구축
시는 또 먼 거리 외출을 어려워하는 고립·은둔 청년 특성을 고려해 집 가까이에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 기반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서울 전역 11개 복지관이 거점센터 역을 하며 권역별 사례관리와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16개 서울청년센터와 협력해 고립·은둔 청년을 발굴·연계하고 지역별 특화 커뮤니티를 운영해 서울 전역에 촘촘한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지역 단위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각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민간단체와 연계해 지역 청년의 특성과 욕구를 반영한 특화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한다.
자기주도형 온라인 플랫폼 도입
언제 어디서든 고립·은둔 청년이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민간의 자기주도형 온라인 플랫폼도 도입한다. 그동안 지원 프로그램은 오프라인 중심으로 진행돼 외부 활동을 주저하는 고립·은둔 청년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온라인 플랫폼을 도입함에 따라 청년들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 변화와 성장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고립·은둔 청년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설·운영하고 프로그램 운영자와 참여자가 서로 응원과 지지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일상 속 고립·은둔 청년 안전망 강화
시는 고립·은둔 청년의 주변인에 대한 지원도 확대할 예정이다. 고립·은둔 청년의 부모 등 가족을 대상으로 교육, 심리상담, 자조모임을 지원해 가족이 고립‧은둔 청년의 일상 속 지킴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울러 고립·은둔을 먼저 극복한 청년의 가족 등을 멘토로 양성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해 같은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가족에게 경험을 공유하고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고립·은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부정적인 인식도 개선하기 위해 고립·은둔 이슈에 관해 관심이 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명사 초청 특강 등도 실시한다.
연중 상시 모집·지원 체계로 변경
올해부터는 고립·은둔 청년 지원사업 참여자를 연중 상시 모집해 지원한다. 지금까지는 사업이 단 년도 체계로 운영되며 연 1회(4월 중) 모집한 청년들에게 연말까지만 프로그램이 지원되고 종료됐다.
하지만 고립·은둔 청년의 중장기 추적·관리가 어렵고 12월 이후 프로그램 단절로 인한 재고립 우려가 항상 있었기에 올해 연중 상시 모집 지원체계로 변경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모집 기간 이외에는 신청을 할 수 없어 고립·은둔 청년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지원사업 신청·접수는 서울 거주 만 19~39세 고립은둔 청년이라면 누구나 청년 몽땅 정보통 또는 전화로 신청할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 지인이 대리 신청하는 경우 비대면 상담과 내방 상담도 가능하다.
김강석 더나은미래 기자 kim_ks0227@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