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의 NGO 사내벤처인 ‘베이크(VAKE)’가 독립분사한다. 국내 NGO에서 사내벤처가 별도 법인으로 분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사내 프로젝트로 지난 2017년 시작한 소셜액션플랫폼 베이크가 사내벤처로 성장해 1일 독립분사한다”고 밝혔다.
베이크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모임을 만들어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제작돼 모금 캠페인을 열어 모금 전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도 있다. 베이크의 수익모델은 서비스 사용료와 펀딩 수수료 등으로, 수익의 일부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공익 사업에 사용된다.
월드비전은 지난 2017년 사내 소규모 프로젝트로 베이크를 기획해 오픈이노베이션 파트너인 캔랩코리아, 위브와 함께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번에 분사된 독립법인은 파트너 기업과 조인트벤처 형태로 설립했다. 대표는 월드비전에서 베이크를 이끌었던 이은희 프로젝트리더가 맡았다.
이은희 베이크 대표는 “베이크는 후원자를 금전적 기여자에서 변화를 만드는 주체로 바라보는 철학, 그리고 그 철학을 구현해 낼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면서 “기존의 모금, 사업, 보고 순으로 이뤄진 비영리 생태계에서 새로운 방식의 캠페인과 모금을 시도하고,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가 가는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실험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베이크는 독립분사에 앞서 지난 2021년 한국정보통신진흥원(NIPA)의 블록체인 기술검증(PoC)지원 사업에 선정돼 ‘기부금 집행 투명성을 위한 블록체인 기반의 기부자 참여형 기부관리 기술검증 사업’을 수행한 바 있다. 당시 결식, 청년주거문제, 가정밖 여아청소년 생리대 지원 등 세 가지 사회문제를 주제로 3차에 걸친 블록체인 기반의 모금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조명환 월드비전 회장은 “월드비전이 사회복지법인의 한계를 넘어 이루고자 하는 세상의 변화를 위해 법인을 분리하게 됐다”며 “앞으로 베이크와 협업을 통해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 아동들의 풍성한 삶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일요 기자 ily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