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전경련 “연금 받아도 일하는 노인 370만명”… 2인 기준 연금 월138만원

연금을 받는 고령자 절반은 생활비를 더 벌기 위해 여전히 노동 전선으로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17~2022년 통계청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55~79세 고령인구의 노후실태 및 취업현황’ 보고서를 2일 발표했다.

장노년 일자리 박람회 참석자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조선DB
장노년 일자리 박람회 참석자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조선DB

올해 5월 기준 연금을 받으면서도 일을 놓지 못하는 55~79세 고령자는 370만3000명으로, 5년 전(252만4000명)에 비해 46.7% 증가했다. 이는 연금을 받는 고령 인구의 절반에 달하는 49.7%다. 2017년(43.8%)보다 5.9%p 늘었다.

지난 5월 기준 국민·기초·개인연금 등 공·사적 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2인 기준 138만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말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의 ‘은퇴 후 최소 생활비’ 216만원의 64% 수준이다. 통계층 고령층부가조사에 따르면 고령 인구의 68.5%는 장래에도 근로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생활비에 보탬’이라는 응답이 57.1%로 가장 높았다.

은퇴 이후 재취업이 안되는 고령자들은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창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15세 이상 전체 자영업자는 2017년 573만3000명에서 2021년 555만명으로 3.2%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 자영업자는 159만2000명에서 193만3000명으로 21.4%나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60세 이상 자영업자의 87.2%는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자영업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2017년 137만1000명에서 2021년 168만5000명으로 22.9% 늘었다. 전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증가율(2.3%)의 약 10배에 달하는 수치다.

문제는 대다수의 고령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수준도 벌지 못한다는 것이다. 부족한 창업자금을 가지고 철저한 시장조사도 없이 급박하게 사업을 시작하면서다. 통계청 비임금근로 부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1년 이내에 사업을 시작한 60세 이상 자영업자의 43%는 ‘500만원 미만’을 가지고 창업했다. 64.5%는 창업 준비 기간이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이었다. 2019년 기준 월평균 영업이익이 최저임금(주 40시간 기준 174만5000원)보다 낮은 소상공인은 ▲60세 이상(53.6%) ▲50대(37.3%) ▲40대(36.8%) ▲30대(34.6%) ▲20대(34.3%)였다.

전경련은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 증가 속도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데, 노인 빈곤율도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서 향후 노인 빈곤 문제가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2020년 기준 40.4%로 OECD 조사대상 37개국 중 가장 높다. OECD 평균(14.3%)보다는 2.8배 높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노후소득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공적연금의 재정 지속가능성 확보, 세제혜택 강화를 통해 사전연금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노동규제 유연화, 세부담 완화 등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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