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제2회 미래지식 포럼] ⑧”세상을 바꾸는 선택, 좋은 질문에서 출발한다”

팬데믹과 기후위기로 혼란한 시대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코로나 이후 사회의 흐름을 진단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제2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17일 온라인 생중계로 개최됐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에서는 ‘선택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라는 주제로 여섯 가지의 주제 강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이날 ‘선택’을 주제로 인지심리학·수학·서양철학·국어국문학·진화심리학·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하는 지식을 차례로 공유한다.

“모든 선택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심지어 개인의 행복을 위해 우리나라가 아닌 더 좋은 나라에 가서 살고 싶다는 것까지도요. 그것이 좋은 선택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무조건 비난이나 억압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는 거죠. 국가라는 운명을 짊어지고 나갈지, 아니면 박차고 나갈지를 선택하는 일도 쉬운 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의 기준을 항상 생각해야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17일 서울 강서구에서 진행된 ‘제2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2부 토론에서 김헌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는 좋은 선택을 위한 기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은 최기환 아나운서와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장의 공동 진행으로 시청자들의 질문에 최샛별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전중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김헌 교수가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제2회 미래지식포럼
17일 열린 ‘제2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2부 토론에서 최샛별(오른쪽) 교수가 청중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현대차정몽구재단 제공

2부 강연에서 ‘MZ세대가 ‘MBTI’에 열광하는 이유’라는 주제로 연단에 선 최샛별 교수는 “청년 세대들이 선택의 여지가 많아 보이지만 처해있는 상황을 보면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은 매우 제한되고 선택에 따른 기회비용도 상당히 크다”면서 “청년세대들이 선택을 잘하기 위해 자신을 잘 알아야 하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MBTI가 화제를 모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MBTI는 단순한 성격 유형 테스트를 넘어 자신을 소개하고 상대를 파악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일부 기업에서는 채용 시 MBTI 결과를 묻기도 하고, 조직 운영에 활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과몰입’ 상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최샛별 교수는 “MBTI 결과로 나를 규정하고 설명하는 건 효율적이지만 사람이 늘 일관된 유형의 인간으로 살아갈 수는 없기 때문에 그 결과도 상황이나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2회 미래지식포럼
17일 서울 강서구에서 진행된 ‘제2회 미래지식포럼’ 2부 토론 현장. /현대차정몽구재단 제공

‘인간은 선택한 후에 생각한다’는 주제로 강연한 전중환 교수에게는 ‘합리화를 잘하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방법에 대한 질문이 주어졌다. 전 교수는 “우리가 선택하게 한 진짜 원인은 따로 있고 남들에게 내 평판을 관리하기 위해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인 양 그럴듯하게 사후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러한 편향을 인지하게 된다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제2회 미래지식포럼
17일 서울 강서구에서 진행된 ‘제2회 미래지식 포럼’ 2부 토론에 참석한 (왼쪽부터)최기환 아나운서, 최샛별 교수, 전중환 교수, 김헌 교수, 김시원 편집장. /현대차정몽구재단 제공

이날 현장에서 강연을 지켜본 객석에서도 질문이 나왔다. 중요한 선택을 하기 전에 스스로 던져보면 좋을 만한 질문에 대한 물음이다. 최샛별 교수는 “‘나는 무엇 때문에 선택하는가’라는 질문이 도움될 것 같다”면서 “선택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야 순간순간 드러나는 이기심으로부터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전중환 교수는 “상대편은 나쁘고 우리 편은 좋다는 확증편향에 빠지진 않았는가를 먼저 생각하고 인본주의 관점에 접근하는 걸 추천한다”고 답했다.

이날 연사들은 공통적으로 좋은 선택을 위한 좋은 질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시원 편집장은 “좋은 선택을 하려면 양질의 정보와 지식을 얻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견해’를 가져야 하는데, 그 첫걸음은 ‘질문’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평화란 무엇인지, 공정한 사회란 무엇인지 등을 끊임없이 질문하고 우리 사회가 성실하게 좋은 정보와 지식을 준다면, 결국은 자신만의 견해를 갖고 좋은 선택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면 세상이 바뀌겠죠.”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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