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월드비전, 아프가니스탄에 최고 재난대응 단계 ‘카테고리3’ 선포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이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에 의해 정권을 탈취당한 아프가니스탄에 자체 재난 대응 등급 중 최고 단계인 ‘카테고리3’을 부여했다.

26일 월드비전은 “아프가니스탄의 장기적 위기 상황을 지원하기 위해 ‘카테고리3’을 선포하고 전 세계 지부와 함께 긴급구호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드비전은 재난시 피해 규모나 복구 기간 등을 고려해 카테고리1·2·3 등 세 단계로 구분해 긴급구호를 진행한다. 카테고리1은 선포 후 6개월가량 지원이 이뤄지며, 카테고리2·3은 1년 주기로 재선포하거나 상황이 개선되면 종료한다. 특히 카테고리3은 전 세계가 대응해야 할 최고 재난대응 단계를 뜻한다.

아프가니스탄 현지인들이 실향민 캠프에서 빵을 굽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월드비전에 따르면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약 1800만명이 식수·식량 부족을 겪고 있고, 대피소 마련 등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국에서 떠도는 실향민은 약 55만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양실조 위험에 처한 아동은 200만명에 달한다. 또 화폐 가치 하락으로 인한 물가 상승으로 취약계층은 식량과 생필품을 구하기도 어렵다.

현지 직원들의 안전 문제로 인도적 지원 사업은 대부분 중단된 상황이다. 지난 21일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하는 NGO들은 “여성 활동가들에 대한 신변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탈레반의 합의가 있기 전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모든 NGO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현재 월드비전은 헤라트주, 고르주, 파르야브주, 바드기스주 등 4개 지역에서만 긴급한 경우에만 물자를 조달하고 있고 다른 사업은 모두 중단했다.

월드비전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긴급구호사업 재개를 위해 150만달러(약 18억원) 규모의 모금을 시작한다. 한국월드비전도 20만달러(약 2억4000만원)를 목표로 모금 캠페인을 진행한다.

아순타 찰스 아프가니스탄월드비전 회장은 “아프가니스탄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직원들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아동들을 지키자는 각오로 일하고 있다”며 “직원과 아동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긴급구호활동 재개 시기를 조정할 것이며 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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