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격화하는 갱단 간 무력 충돌로 인해 현지 응급 진료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2일(현지 시각)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포르토프랭스 남부의 마르티상 지역에서 최근 두 달 동안 현지 갱단들 간의 무차별 총격전 등 폭력 사태가 극심해지고 있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응급 진료소를 더는 운영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당 진료소는 지난 15년 동안 약 30만명의 환자를 무료로 돌봤던 곳이다.
마르티상 치안이 나빠지기 시작한 건 지난 6월 초부터다. 지역을 장악하기 위한 갱단의 무력 충돌에 현지 경찰도 사실상 통제를 포기한 상태다. 이러한 폭력 사태를 피해 안전지대로 탈출한 주민은 1만9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내에서는 총격전이 벌어졌고, 민간인 총상자도 발생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지 상황은 마치 전쟁터와 다름없다”면서 “총에 맞은 민간인들만 수십명을 치료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말에는 진료소가 총격을 받으면서 환자와 의료진이 대피하는 일이 있고, 최근 환자들을 태운 구급차가 습격당하기도 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마르티상의 진료소는 닫기로 결정했지만 포르토프랭스 내 다른 지역에 새 진료소를 세울 예정”이라고 했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