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식량 부족 심화로 지난해 기아 인구 수가 약 1억8000만명 증가해 7억명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이 12일(현지 시각) 세계보건기구(WHO), 유엔아동기금(UNICEF) 등 4개 국제기구와 공동으로 펴낸 ‘2021 세계 식량 안보와 영양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식량 부족에 시달린 인구는 7억2000만~8억1100만명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18%(약 1억8000만명) 증가한 수치로, 이전 5년 동안의 증가치를 합친 것과 같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약 23억7000만명이 지난해 적절한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만에 3억2000만명이 증가한 수치다.
대륙별로 보면 식량 위기에 처한 인구 가운데 아시아 거주 인구가 4억1800만명으로 가장 많고, 아프리카 2억8200만명, 중남미 6000만명 등이다. 특히 아프리카의 식량 부족 인구가 1년 새 가장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 세계 5세 미만 영유아의 22%인 1억4900만명이 발육 부진을, 4500만명(6.7%)이 체력 저하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처럼 짧은 기간에 기아 인구가 급증한 원인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를 지목했다. 이어 전염병 확산 여파로 식량 위기 실태 조사에 물리적인 제한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상황은 더 안 좋을 수 있다면서 선진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코로나19와 기후위기는 2030년까지 전 세계의 굶주림을 없앤다는 ‘제로 헝거’(Zero Hunger) 목표 달성을 어렵게 한다”며 “더 늦기 전에 전 세계가 기아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고 했다.
강태연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kit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