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미얀마 군부의 인권범죄에 대한 조사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5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의 자금이 투입된 미얀마 인권범죄 조사 태스크포스(TF)인 ‘미얀마위트니스(Myanmar Witness)’가 이날 출범했다. 미얀마위트니스는 지난 2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이후 발생한 시민 학살, 폭행, 기타 학대 등을 조사하는 역할을 맡는다. 조사 결과는 유엔(UN) 산하 독립 수사기관과 공유할 예정이다.
UN에 따르면, 미얀마에서 880명 넘는 사람들이 군부 쿠데타 이후 보안군에게 살해당했다. 이에 미얀마 군부는 “사망자 통계는 과장된 것”이라며 “국가 안보 위협에 필요한 대항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미얀마 위트니스는 “이미 미얀마 군대의 보복, 민간인 지역과 종교 건물에 대한 포격 등 시위자들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고의성이 있었다는 증거를 모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간인 대상으로 증거 제출을 장려하고 미얀마 시민이 올린 SNS 사진, 동영상 등을 활용해 인권범죄 사건을 검증할 계획이다.
최근 미얀마에 대한 국제적인 압박은 강화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3월 미얀마와 무역투자협정(TIFA)를 중단하고 미국 내 미얀마 군부 주요 인사들과 미얀마 국영 보석회사의 자산을 동결시켰다. 또 관세 특혜 철회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은 무기 금수조치, 거래 금지, 자산 동결 등의 조치를 취했다. 한국 정부도 지난 3월 미얀마에 군용물자 수출을 중단하고 국내 미얀마인들의 체류 기간도 연장한 바 있다. UN은 지난달 18일 미얀마 쿠데타를 규탄하고 국제적인 제재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민간에서도 미얀마 군부 압박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5월 글로벌 정유기업 토탈과 셰브론은 미얀마국영석유가스회사(MOGE)와 합작으로 출범한 ‘모아타마 가스 운송(MGCT)’에 현금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프랑스 에너지기업 에데페(EDF),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베네통, 스웨덴 패션 브랜드 H&M 등도 미얀마 현지 기업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