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부금 흐름 분석]
기부금 조정협의회 논의 거쳐 집행
현장 요청에 따라 구호 물품 나눠
2월 중순까진 위생용품 보급 위주
전국 확산 이후 취약계층에 생필품
3월부터 생활치료센터 의료 지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국민 성금이 2000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재난 사상 최고 모금액이다.
현재 국민 성금을 모집 중인 전국재해구호협회, 대한적십자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세 기관의 모금 총액은 지난 18일 기준 2015억8425만원으로 집계됐다. 기관별로는 전국재해구호협회가 880억3866만원(물품 기부 제외)으로 가장 많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703억7259만원, 대한적십자사에 431억7300만원이 모였다. 이날 기준으로 집행 완료한 금액은 697억3066만원으로 전체 모금액의 34.5%다.
이렇게 모인 기부금은 모금 단체와 지방자치단체, 행정안전부로 구성된 기부금 조정협의회 논의를 거쳐 집행된다. 전국재해구호협회와 대한적십자사는 모든 기부금을 물품으로 전환해 현장에 지급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물품 기부를 제외한 기부금을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한국아동복지협회 등 기관에 현금으로 배분한다. 지원 분야별 집행 금액을 따져보면 취약 계층 구호에 약 388억원, 자가 격리자와 생활치료센터 구호에 약 176억원, 의료 기관·인력 구호에 약 133억원이 쓰였다.
첫 구호 활동은 1월 30일 전세기를 타고 국내로 들어온 중국 우한 교민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이날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2주간 격리에 들어간 교민 720명을 위한 생필품과 긴급 구호 키트를 보냈다. 구호 활동은 지난달 18일 ‘31번 환자’ 발생으로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확진자 30명과 밀접 접촉자의 위생용품 지원에 그쳤으나, 이때부터는 지역사회 감염자 수천 명을 위한 대규모 긴급 구호로 전환됐다. 세부 지원 품목을 살펴보면 2월 중순까지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위생용품이 주를 이뤘지만, 2월 말에 접어들어서는 취약 계층을 위한 생필품과 식료품 지원이 크게 증가했다. 3월부터는 지원 대상에 생활치료센터가 추가됐다.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증상에 따라 경증 중등도 중증 최중증 등 4단계로 분류되는데, 경증 환자는 병상 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생활치료센터에서 의료 지원을 받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국민 성금 모금액은 과거 재난 사건과 비교하면 역대 최단기 최고액이다. 최근 10년간 국민 성금으로 가장 많은 금액이 모인 건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총 1273억원이 모였다. 지난해 4월 강원 산불 때는 560억원이 모였고, 2018년 포항 지진 때도 384억원이 모였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은 수해나 지진, 산불처럼 특정 지역에 피해가 집중하지 않고 전국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더 큰 규모로 모금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이뤄진 기업의 ‘통 큰 기부’도 대규모 기부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26일 삼성은 코로나19 긴급 지원으로 300억원을 내놓으며 마중물 역할을 했고 현대자동차, SK, LG, 포스코 등도 50억씩 기탁했다. 연예인·운동선수 등 유명인의 고액 기부 릴레이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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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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