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LG 소셜펀드 페스티벌 현장 중계] ① 1억원 상금의 주인공은?

지난 11월 1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 소셜펀드 페스티벌’이 열렸다. LG소셜펀드는 LG전자와 LG화학이 친환경 기반의 사회적 경제 조직을 발굴해 성장 자금 및 교육 등을 지원하는 돕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20억 원씩, 총 120억 원(무상 지원 및 무이자 대출 포함)을 투입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날에는 창업기 사회적 경제 조직(Starting Group) 8곳의 프레젠테이션(PT)이 1부, 2부로 나눠 진행됐으며, 심사 위원 및 100명의 청중 평가를 통해 사업 자금의 지원 규모(▲크리에이터 3000만원, ▲이노베이터 4000만원, ▲파이어니어 5000만원)가 정해졌다. 정부, 학계, 업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이 73개 조직을 1차적으로 평가해 PT에 참여할 8개 기업을 선발했다. LG소셜펀드 페스티벌에는 어떤 소셜벤처들이 진출했을까. PT 현장과 심사위원평까지, 1편과 2편으로 나누어 가감없이 현장 분위기를 전한다. 대회 심사는 ▲사회적 가치(공익성, 친환경성, 혁신성) ▲윤리성 ▲(재무적) 지속가능성 3가지 관점에서 진행됐으며, 기자도 청중 평가단으로 현장에 참석해 한 표를 던졌다. 중복 투표도 가능했으나, 기자는 8곳 중 4곳에만 버튼을 눌렀다.

김경하_LG소셜펀드 현장_201611
LG소셜펀드 현장에서는 PT에 참여한 기업 및 소셜펀드 지원을 받은 기업들의 물품이 전시돼있었다. ⓒ김경하

1편에서는 페스티벌의 대상격인, 파이어니어(5000만원) 상금을 수상한 2곳(그립플레이, 모어댄)의 PT 현장 분위기를 전한다. 

● 3D 프린터로 만드는 장애보조기구, 그립플레이(griplay)

https://www.youtube.com/watch?v=ksZV_kGse0I

그립플레이 이준상 대표

먼저 동영상을 보시죠. 저희는 3D프린팅 기술로 뇌병변 장애 아동들이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친환경 소재의 보조 기구를 맞춤 제작합니다. (#심사위원에게 다가서며 악수를 청합니다) 앞에 계신 분은 따뜻한 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뇌병변 장애 아동들은 펜을 들 수 있는 힘이 없습니다. 그립플레이는 친환경, 옥수수 전분을 이용해 3D프린터로 장애아동용 필기보조기구를 제작합니다. 기술로 그들의 경험이 확장되길 바랍니다.

그립플레이 제품은 2016년도 장애인 고용공단 의료보험 수가 지정 품목으로 등록됐습니다. 원하시는 (성인)장애인 분들은 저희 제품을 원하면 받아볼 수 있습니다. 근데 3D 프린팅 제품 최초로 인증받은 것입니다. 내년엔 장애인 아동들도 저희들 제품을 받아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실, 제품 제작 과정은 꽤나 까다롭습니다. 과제 중 하나가, 장애인들의 손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그 전까지는 장애 아동을 방문하거나, 그들이 회사를 방문해서 측정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는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면, 측정 값을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 지방에 있는 장애인도 주문 제작해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식사 보조 기구, 타이핑용 보조 기구, 파생 상품 개발할 예정입니다. 

저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어른들을(예를 들어 관절염 환자) 위한 유니버셜 디자인 제품 군으로 확장하려 합니다. 파생 상품을 통해서 더 큰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장애 아동 100명에게 보조기구를 주고, 미술 교육을 하고, 그림을 그리는 작은 전시도 열었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서 장애 아동 부모님들은 자신 아이가 펜을 들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고 하셨습니다. 저희 제품은 단순한 프로덕트가 아니라, 아이들의 꿈을 연결할 수 있는 약속입니다. 저는 2009년부터 장애인 관련 단체에 근무하면서 많은 장애인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이를 사업화하면서, 2014년에는 사회적기업 육성사업에 선정됐고, 올해는 LG 소셜 펀드 페스티벌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고용노동부 부처형 사회적기업으로도 인증받았습니다.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요. 축적된 기술을 통해서, 3D 프린터로 가로, 세로가 1m 크기까지 되는 대형 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휠체어나, 전기 자전거 같은 제품이요. 저희는 절단 장애인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들의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사회에 나오는 것을 꺼려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들을 위해서 의족을 개발해서, 패션쇼까지 열고 싶습니다. 기술로서 보지 못했던 세상을 보게하고, 사람들과 소통을 더욱 가능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김경하_LG소셜펀드_그립플레이_201611
그립플레이 전시 제품들 ⓒ김경하

심사위원의 질문 vs. 이준상 대표의 답변 

Q. 3D 프린터 기술은 사실 다른 기업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습니다다. 잠재적 경쟁자들과 다른 우위점은 무엇인가요.

A. 그립플레이의 궁극적인 목표는 오픈 소스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개발 소스를 다운 받아서, 장애인들이 직접 자신만의 제품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우선적으로 저희 제품은 특허 등록을 했고요, 3D 프린터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보조공학기기는 보조공학사에서 개발돼야해서 진입 장벽이 있고요, 쉽게 따라오지는 못할 겁니다.  

● 자동차 폐가죽으로 만든 패션 브랜드, 모어댄

모어댄 홈페이지_201611
모어댄의 브랜드 컨티뉴 홈페이지, 사진을 클릭하시면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모어댄 최이현 대표

(#모어댄 최이현 대표가 지갑을 보여주며 말을 시작합니다) 손 들어보세요. 손 든 분에게 지갑을 드리겠습니다. (#손을 든 청중에게 지갑을 줬습니다) 또 손 드신 분들에게 가방도 드리겠습니다. 17만원 상당의 가방입니다. (#여기저기서 손을 들었고, 그 중 한 사람이 가방을 받았습니다) 만약 바나나껍데기나 다른 물건을 주면 받으셨을까요? 

(이 지갑과 가방은) 자동차 폐기물로 만든 것입니다. 저희는 쓸모없는 걸, 쓸모있는 것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폐자동차 자재 중 안쓰는 시트, 안전벨트, 에어백 등으로 필요한 것을 만드는 것이 모어댄의 미션입니다. 그럼 왜 자동차일까요? 그중에서도 왜 시트일까요? 무인자동차, 전기자동차가 나와도 해결되지 않는 폐기물은 안전벨트, 시트예요. 제가 영국에서 CSR로 석사를 공부하면서 생각해낸 아이템입니다. 홍익대 학석사를 졸업하고, 모 명품기업에서 상품기획자로 18년 동안 일했던 디자이너와, 대기업 자동차 회사에서 일했던 2명 등 5명이서 함께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제품 사진을 보여줍니다) 제품 사진들입니다. 상당히 멋있습니다. 저희는 영국에서 먼저 런칭했습니다. 사실 매해 400만톤이나 자동차 가죽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매립폐기물도 줄일 수 있고, 화학염색도 하지 않기에 환경에 좋습니다. 또 하나, 동물을 죽이지 않아도 저희는 질 좋은 천연 가죽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자동차 시트 가죽은) 일반 가죽보다 4배 정도 비싼 고가의 가죽입니다. 습기, 고음 등 모든 것을 견뎌야하거든요. 단순히, 환경에 좋다고 해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지 않아요. 디자인으로 승부합니다. 메이드인코리아 제품으로만 판매합니다. 하이엔드 퀄리티를 고집합니다. 그런데, 이 좋은 걸 왜 기존엔 안 썼을까요? 

첫째, 사람들이 관심이 없었어요. 자동차 하면 배기가스 문제만 생각했습니다. 재활용해서 상품으로 만들기엔 문제가 있어요. 자동차 가죽 공급을 지속적으로 하는게 어렵거든요. 저희는 시트 공장, 폐차장을 돌아다니면서 10톤 이상 자재를 보유하고 있어요. 그리고 오염 문제가 있어요. 시트 가죽이 냄새도 나거든요. 담배 냄새처럼 가죽에 스며들어있는 냄새도 있어요. 저희는 자체 기술로 냄새를 없애는 데 성공했어요. 지금 창고에 보관된 가죽으로 제품을 많이 만들어 빨리 소진하고 싶네요.

저희는 6단계로 제작합니다. 좋은 점은 가죽을 사지 않고, 직접 구해서 만들다보니 원가가 63% 절감됩니다. 단, 시간은 좀 더 걸립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일자리 창출하는 방식으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먼저, 폐가죽을 수거합니다. 그 다음 가죽을 세척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활 센터 등 일자리가 필요한 곳들과 협업을 합니다. 인체의 무해한 제품으로요. 그리고 열로 코팅합니다. 저희 제품은 물로 세척해도 가죽 변형이 없어요. 

저희 타겟은 20-30대이며, 환경적인 메시지를 중요시 여기는 소비자들입니다. 최종적으로는 싸게 팔고 싶어요. 지금은 비싸지만요. 저희가 카카오(메이커스)를 통해서 판매를 했었는데, 지갑은 일주일에 500개 이상 팔렸습니다.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영국의 윤리적 패션협회에도 가입했습니다. 해외 바이어 미팅도 활발하게 하고 있고요, 오프라인 매장은 서울숲과 하남 스타필드, 2군데에 있습니다. 유통망을 확대해서 많이 판매하는 것이 목적인데,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원단을 공급하면서, 누구나 다 업사이클링을 하고 싶습니다. 전세계 어디에 가도 모어댄의 제품을 가지고 있는 분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수명이 다하여 버려져도, 그 속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길 바라고요, 내년에는 LG소셜펀드 후원란에 모어댄도 들어가길 바랍니다. 

심사위원의 질문 vs. 최이현 대표의 답변 

Q. 무관심을 관심으로 전환하는 것은 중요한 이슈입니다. 하지만,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른 분들도 많이 진입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진입 장벽을 높이는 방안이 있나요. 그리고 소비자들이 특별히 ‘모어댄’을 구입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진입 장벽부터 말하자면, 폐차장에서 가죽을 가져다가 처리하기가 쉽지 않아요. 사업이 가능하려면, 지속적으로 공급이 이뤄져야하는데, 저희는 자동차시트연구소, 시트 공장 등과 협약을 맺고 전국 300곳에서 가져오고 있어요. 그리고 기술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오염을 개끗하게 제거하는 기술도 하루 이틀에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예요. 또한 비슷한 업체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저희가 먼저 시작한 곳이기에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할 생각입니다.                                       

※ LG 소셜펀드 페스티벌 현장 중계②편에서 크리에이터, 이노베이터 상을 받은 기업들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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