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7000억으로 큰 임팩트투자…일반펀드와 수익성 비교해보니

2002년 300억 원서 22년 만에 220배 성장…전체 벤처펀드 시장의 12%
투자기관 22곳 모두 공공자금 받은 경험…민간 장기자본 유입은 과제

국내 임팩트투자 시장이 6조 원대 규모로 성장한 가운데, 임팩트펀드는 일반 벤처펀드보다 기준수익률은 낮았지만 실제 거둔 재무성과는 비슷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공공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민간 장기자본과 후속 투자, 투자금 회수경로가 부족해 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보고서 ‘임팩트투자 생태계 현황과 과제’를 발간했다. 연구에는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신현상·강창모·최승호 한양대학교 교수, 김하은 한양대학교 박사과정 연구자가 참여했다.

임팩트투자는 재무적 수익과 함께 측정할 수 있는 사회·환경적 성과를 의도적으로 추구하는 투자다. 일반적인 ESG 투자가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 위험을 투자 판단에 반영하는 데 초점을 둔다면, 임팩트투자는 사회문제 해결을 투자 목적에 포함하고 성과를 측정·관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연구진은 2002년부터 2024년까지 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DIVA)에 등록된 펀드 자료를 분석했다. 국내 임팩트 투자기관 22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하고, 운용사 관계자들과 심층 면담도 진행했다.

◇ 임팩트 지향 펀드 301개·6조7000억 원 규모

분석 결과, 임팩트 지향 펀드의 운용자산은 2002년 약 300억 원에서 2024년 약 6조7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22년 동안 약 220배 늘어난 규모다. 전체 벤처캐피탈펀드 운용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12%에 달했다.

2024년 기준 임팩트·준임팩트 명칭을 사용한 펀드는 총 301개다. 이 가운데 사회·환경적 목적을 명확하게 드러낸 임팩트 명칭 펀드는 전체 운용자산의 22.4%, 지역·청년·일자리 등 관련 목적을 담은 준임팩트 명칭 펀드는 77.6%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임팩트투자가 더 이상 주변적·실험적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국내 자본시장의 의미 있는 한 축으로 성장할 준비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 목표수익률은 낮지만 실제 성과 차이는 확인 안 돼

임팩트 지향 펀드는 일반펀드보다 낮은 기준수익률을 설정하는 경향을 보였다. 기준수익률은 펀드 운용사가 성과보수를 받기 위해 넘어야 하는 최소 수익률을 말한다.

임팩트 명칭 펀드의 평균 기준수익률은 4.38%, 준임팩트 명칭 펀드는 4.64%로 조사됐다. 일반펀드 평균인 6.02%보다 낮았다. 사회·환경적 성과를 함께 추구하는 투자 성향이 목표 설정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실제 청산을 마친 펀드의 재무성과에는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이 2002~2023년 청산된 펀드 637개를 분석한 결과, 투자 원금 대비 회수액을 나타내는 평균 성과배수는 임팩트 명칭 펀드 1.194배, 준임팩트 명칭 펀드 1.180배, 일반펀드 1.196배였다. 펀드 규모와 운용기간, 운용사 특성 등을 통제한 회귀분석에서도 임팩트 관련 펀드와 일반펀드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성과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보고서는 “임팩트 관련 펀드가 일반펀드보다 낮은 실현 재무성과를 보인다고 판단할 통계적 근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임팩트 명칭 펀드 16개와 준임팩트 명칭 펀드 36개 등 임팩트 관련 청산펀드 표본이 52개에 그쳐, 연구진은 이를 임팩트투자가 수익을 희생하지 않는다는 인과적 결론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 조사기관 22곳 모두 공공자금 받은 경험

국내 임팩트투자 시장의 성장에는 정책자금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투자기관 22곳 모두 정부나 지자체, 공공기관으로부터 임팩트투자 출자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22개 기관이 운용하는 임팩트투자 자산은 2024년 말 기준 1조3282억 원, 펀드는 118개였다. 이 가운데 한국벤처투자나 한국성장금융 등 모태펀드의 출자를 받은 펀드는 61개로, 누적 출자액은 8447억 원이었다.

펀드의 유한책임투자자(LP)로 정부·지자체·공공기관이 참여했다고 응답한 기관은 21곳으로 전체의 95.5%에 달했다.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의 투자를 받은 곳은 각각 16곳이었지만, 공적 연기금은 5곳, 해외 기관투자자는 2곳에 그쳤다.

보고서는 “공공자금은 시장이 형성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민간 LP와 장기 인내자본의 참여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짚었다.

투자 방식은 초기기업의 지분투자에 쏠려 있었다. 자산 유형에 응답한 20개 기관 가운데 19곳이 사모주식에 투자하고 있었으며, 이 중 14곳은 임팩트투자 자산의 90% 이상을 사모주식에 배분했다. 기업 성장 단계별 투자 비중은 벤처 단계가 60.3%로 가장 컸고, 씨드·창업 단계 9.4%, 성장 단계 22%, 성숙 단계 8.3% 순이었다. 씨드·창업과 벤처 단계를 합하면 초기기업 투자 비중이 69.7%에 달한다.

반면 성장기업에 필요한 후속 자금과 대출·보증 등 지분투자 이외의 금융수단은 충분하지 않았다.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등 투자금 회수경로도 제한돼 투자와 회수, 재투자로 이어지는 순환구조가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임팩트 측정 필요하지만 지표·인력·예산 부족”

임팩트 측정·관리 체계는 아직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관 21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11곳(52.4%)은 임팩트 측정·관리에 활용하는 도구나 시스템이 없다고 답했다. 정량적 임팩트 목표를 설정하지 않는 기관도 7곳(33.3%)이었다.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기관은 응답기관 19곳 중 10곳(52.6%)이었고, 측정 결과를 검증하는 장치가 없다는 기관도 21곳 중 10곳(47.6%)에 달했다.

피투자기업을 측정 과정에 참여시키는 수준도 낮았다. 피투자기업에 임팩트 측정을 요구하는 기관은 21곳 중 12곳(57.1%)이었지만, 별도의 임팩트 보고서 제출을 요구하는 기관은 3곳(14.3%)에 그쳤다.

보고서는 “표준화된 지표의 부재와 측정 비용·인력 부담, 피투자기업의 역량 한계로 정성 평가나 최소한의 정량지표에 의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 정책금융 넘어 민간자본 유입해야

연구진은 정책펀드 규모를 확대하는 동시에 지분투자에 집중된 금융수단을 융자·보증·사모대출로 다양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초기기업과 성장기업을 구분해 자금을 배분하고, 세컨더리·그로스·M&A펀드를 조성해 투자금 회수경로도 넓혀야 한다고 봤다.

민간 장기자본의 공급자로는 공익법인에 주목했다. 국내 공익법인은 2023년 기준 약 350조 원의 자산을 보유했지만, 전체 임팩트투자 자산에서 공익법인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주식 보유 한도와 세무상 불확실성 등 관련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공공자금이 투자 위험 일부를 부담하는 혼합금융과 개인 투자자 세제 혜택을 확대하고, 정부가 단일 측정 기준을 정하기보다 민간의 다양한 임팩트 측정도구를 지원·검증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국내 임팩트투자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 단계로 도약하려면 정책금융 확대와 민간투자 촉진, 임팩트 측정·검증 기반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관련 기사

댓글 작성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