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상생재원, 임팩트투자로 간 사례 나왔다…KB금융 모펀드 결성

KB금융 30억 원 출자…민간자금 더해 50억 원 자펀드 조성

대기업과 금융회사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조성한 상생협력기금이 처음으로 임팩트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자본으로 활용된다. 한 번 지원하고 끝나는 기금에서 벗어나 투자금을 회수해 다시 사회문제 해결기업에 투자하는 ‘순환형 자본’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KB금융그룹과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한국벤처투자는 지난달 30일 ‘상생협력 모펀드’​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KB금융이 조성한 상생협력기금 100억 원 가운데 30억 원을 협력재단이 모펀드에 출자하고, 한국벤처투자가 운용을 맡는다. 앞으로 민간자금을 추가로 매칭해 각각 25억 원 규모의 자펀드 2개, 총 5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투자 대상은 사회문제 해결과 재무적 성과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성장성과 혁신성을 갖춘 ‘임팩트기업’​이다. 기존 협력사뿐 아니라 다양한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도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KB금융에 따르면, 이번 펀드는 2024년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돼 상생협력기금을 벤처투자조합에 출자할 수 있게 된 이후 실제 펀드 결성으로 이어진 첫 사례다.

상생협력기금은 대기업 등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자발적으로 출연하는 재원이다. 그동안 기술개발, 생산성 향상, 판로지원 등 협력사를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주로 사용됐다. 이번에는 기금의 일부를 투자재원으로 전환하면서 지원 대상도 기존 거래관계를 넘어선 기업까지 넓혔다.

재원의 성격도 달라진다. 지원금은 기업에 지급하면 소진되지만 투자는 기업 성장 이후 지분매각이나 펀드 회수를 통해 자금을 다시 확보할 수 있다. 협력재단은 투자금이 회수되면 이를 다시 출자해 ‘출자→투자→회수→재출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기업의 사회공헌과 상생협력 재원이 임팩트투자 시장으로 들어오는 통로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현재 국내 임팩트투자는 정부 모태펀드와 민간 벤처캐피털, 재단·금융기관 등의 자금이 주요 재원이다. 상생협력기금이 본격적으로 투자에 활용되면 기업이 이미 조성한 상생재원이 새로운 임팩트자본 공급원이 될 수 있다.

KB금융의 이번 사례에서는 총 100억 원의 상생협력기금 가운데 30억 원을 모펀드에 투입한다. 나머지 70억 원은 중소기업의 AX(인공지능 전환), GX(녹색전환), SX(안전전환) 등 미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데 사용한다.

정부는 최근 사회연대경제기업을 대상으로 전용 정책자금을 신설하고 임팩트펀드와 TIPS 연계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상생협력기금까지 임팩트투자 자금으로 유입되면 정부 정책금융과 기업 상생자금, 민간 투자자본을 함께 묶는 혼합금융 구조​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펀드가 일회성 사례를 넘어설지는 다른 기업의 참여 여부에 달렸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은 이번 결성을 계기로 상생협력기금의 활용범위를 기존 직접지원에서 투자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펀드가 상생협력기금을 임팩트투자로 확장하는 계기가 되고, 다른 기업들의 참여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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