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학위를 받은 연구자가 독립적인 연구자로 자리 잡기까지 겪는 이른바 ‘연구 데스밸리’를 해소하기 위한 지원 사업이 시작된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박사후연구원의 독립 연구를 지원하는 ‘CMK 과학기술 펠로우’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첫 펠로우 8명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박사후연구원은 박사학위 취득 후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연구를 이어가는 초기 경력 연구자다. 연구 역량이 본격적으로 축적되는 시기지만, 고용이 불안정하고 자신이 연구 책임자가 돼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재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단기 연구과제에 의존하거나 안정적인 자리를 찾지 못해 학계를 떠나는 연구자도 적지 않다.
재단은 선발된 연구자에게 국내 트랙은 연간 2000만 원, 해외 트랙은 연간 7000만 원을 최대 2년간 지원한다. 해외에서 연구하는 펠로우는 최대 1억4000만 원의 연구비를 받을 수 있다.
지원 대상은 기존 ‘CMK 과학기술 스칼러십’ 장학생과 졸업생 가운데 박사후연구원 단계에 진입한 연구자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지원한 이공계 인재가 박사학위 취득 이후에도 연구를 중단하지 않도록 전주기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는 취지다.
첫 펠로우들의 연구 주제는 환경·에너지와 의료, 첨단 소재 분야에 걸쳐 있다. 환경 분야에서는 권도희 한양대 연구원이 전처리와 촉매 의존도를 낮춘 단량체 회수 기술을, 최신형 스위스 연방수생과학기술연구소 연구원이 수용성 고분자의 생분해 정도를 측정·예측하는 체계를 연구한다. 오동교 싱가포르기술디자인대 연구원은 경량 광학 소자와 지속가능한 제조 공정을 함께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의료 분야 연구도 다수 포함됐다. 송우석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연구원은 약물중독과 남용으로 인한 뇌 회로 이상을 분석해 치료 표적을 찾고, 이승민 하버드 의대 연구원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진단 자동화 플랫폼을 연구한다. 하민규 포항공대 연구원은 수술 중 종양 경계를 실시간으로 판별하는 휴대형 4중 모드 현미경 개발에 나선다.
이 밖에 김재림 서울대 연구원은 고스핀 유기 라디칼 기반의 분자 스핀 소재를, 이건 포항공대 연구원은 별도의 외부 전원 없이 작동하는 운동량 감지 플랫폼을 개발한다.
재단은 연구비 외에도 분기별 학술교류와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개별 연구자가 각자의 과제에 머무르지 않고 다른 분야 연구자들과 협력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재단 관계자는 “박사후연구원은 연구 성과를 본격적으로 만들어 내는 시기임에도 독립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기회와 자원이 부족하다”며 “차세대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독립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