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넛 껍질부터 블록체인까지…아태 스타트업이 제시한 사회문제 해법

UNDP·현대차 정몽구 재단·임팩트스퀘어, 아태 임팩트 스타트업 데모데이 개최
5개국 10개 스타트업 참여…기후·헬스케어·디지털 포용 등 SDGs 해법 발표

7일 서울 명동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임팩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Global ImpactPreneur’ 데모데이에서 지역에서 흔하거나 버려지던 자원을 활용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들이 눈길을 끌었다.

유엔개발계획(UNDP) 서울정책센터와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공동 주최하고 임팩트스퀘어가 주관한 이번 프로그램은 아시아·태평양 개발도상국의 사회·환경 문제 해결에 나선 임팩트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는 23개국 126개 기업이 지원했으며, 온라인 액셀러레이션과 IR 심사를 거쳐 한국·태국·캄보디아·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5개국 10개 기업이 결선 무대에 올랐다.

7월 7일 서울 중구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임팩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Global ImpactPreneur’ 데모데이에서는 한국·태국·캄보디아·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5개국 10개 스타트업이 참가했다. /임팩트스퀘어

결선에 오른 기업들은 기후위기 대응과 순환경제, 헬스케어, 디지털 포용 등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맞닿은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였다. 지역 자원을 활용한 순환경제 모델부터 AI 기반 헬스케어와 디지털 포용 기술, 기후·농업 분야 혁신 기술까지 다양한 접근법이 소개됐다.

◇ 지역에서 흔한 자원, 사회문제 해법 되다

대상(Grand Award)을 차지한 캄보디아의 SUDrain은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코코넛 부산물을 활용한 바이오필름 기반 폐수 처리 시스템을 선보였다. 버려지는 코코넛 섬유를 핵심 소재로 활용해 기존 수입 화학 폐수 처리 설비보다 비용 부담을 크게 낮췄다.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수질오염과 공중보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발표에 나선 타리 본 SUDrain 대표는 “개발도상국 주민들이 비용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수질 정화 솔루션을 만들고 싶었다”며 “단순히 폐수 처리 설비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염 폐수 분석부터 맞춤형 시설 설계·시공, 수질 모니터링, 필터 교체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7월 7일 서울 중구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열린 ‘Global ImpactPreneur’ 데모데이에서 타리 본(Thary VORN) SUDrain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채예빈 기자

인도네시아의 Arummi Foods는 현지에서 풍부하게 생산되는 캐슈넛을 활용한 식물성 우유를 개발했다. 인도네시아 인구의 약 70%가 유당불내증을 겪지만, 대체유 가격이 높아 시장 침투율이 3%에 그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솔루션이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캐슈넛을 사들여 현지 농가의 소득 안정을 함께 목표로 한다. 이 같은 사업 모델을 인정받아 최우수상(Excellence Award)을 받았다.

이 같은 접근은 다른 결선 기업에서도 확인됐다. 말레이시아의 Global Cerah는 농업 유기성 폐기물을 사료와 유기 비료로 전환하는 순환경제 사업 모델을 발표했다. 윌리 응 공동창업자는 “매년 수천만 톤의 농업 폐기물이 소각되거나 방치되는 반면, 농민들은 치솟는 사료와 비료 가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금까지 5만 톤 이상의 폐기물을 처리했고, 2만여 농가가 공급망에 참여해 농가별 월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줄였다”고 밝혔다.

◇ 기술로 접근성 높이고 기후문제 푼다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의료·금융·관광 등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려는 시도도 이어졌다. 의료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 아이젠텍(iGENETECH)과 뉴지엄랩(NUSEUM)이 각각 진단과 영양 관리 솔루션을 선보였다. 아이젠텍은 대형 병원이나 검사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휴대형 분자진단 플랫폼을 소개했다. 뉴지엄랩은 검증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성질환 환자에게 맞춤형 식단을 제공하는 AI 영양 엔진을 발표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포용 솔루션도 주목받았다. 서울랩스(Seoul Labs)는 AI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신원 플랫폼으로 금융·공공서비스 이용 문턱을 낮추는 기술을 소개했다. 데프누리(DEAFNURI)는 수어 기반 여행 플랫폼을 통해 청각장애인의 여행 정보 접근성과 선택권을 넓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두 한국 기업은 글로벌 투자사 CVC 캐피탈 파트너스가 수여하는 CVC 혁신상을 받았다.

기후·농업 분야에서도 생산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이 제시됐다. 인도네시아의 Elevarm은 위성과 IoT를 활용해 소농과 유휴농지를 연결하는 디지털 농업 플랫폼을 공개했다. 태국의 Nicha Carbon Capture는 산업 현장에서 이산화탄소를 고체 탄산염으로 전환하는 탄소 포집 기술을 소개했다. 말레이시아의 Stratetics Experts는 AI 기반 드론으로 태양광 발전소의 결함을 진단해 발전 효율을 높이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7월 7일 서울 중구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임팩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Global ImpactPreneur’ 데모데이에서 수상 기업 관계자들과 심사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팩트스퀘어

발표에 이어 부스 전시와 네트워킹도 진행됐다. 참가 기업들은 투자자와 개발협력 기관, 임팩트 생태계 관계자들을 만나 사업 모델을 소개하고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데모데이 심사에는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앤 유프너 UNDP 서울정책센터 소장, 최재호 현대차 정몽구 재단 사무총장, 김철환 CVC 캐피탈 파트너스 대표, 나영주 코렐리아 캐피탈 이사, 이준희 법무법인(유한) 바른 기업전략연구소장이 참여했다. 시상식에서는 대상과 최우수상, CVC 혁신상, 참여상 등 총 4개 부문에 대한 시상이 진행됐다.

최재호 현대차 정몽구 재단 사무총장은 “오늘 데모데이는 단순한 경쟁의 자리가 아니라 각 팀의 솔루션과 성장 가능성을 공유하고, 글로벌 투자 유치와 사업 협력, 해외 진출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라며 “여러분이 데이터와 기술을 바탕으로 선보인 비즈니스 모델은 사회에 실질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앤 유프너 UNDP 서울정책센터 소장은 “기후변화와 불평등 심화, 급격한 기술 전환 등 복합적인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분야를 넘나드는 강력한 파트너십이 필요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임팩트 창업가들의 혁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UNDP는 앞으로도 민간 부문과의 협력을 통해 더 포용적이고 회복력 있으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창업가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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