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임팩트커리어 2.0 : 함께 시스템을 설계하다’ 컨퍼런스
공정한 노동·조직 건강성·성장 구조 필요…“사명감만으로는 지속될 수 없어”
“임팩트 생태계는 성장했고 많은 성과를 냈지만 커리어는 여전히 지속하기 어렵고 떠나는 사람은 많습니다.”
지난 27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에서 열린 ‘임팩트 커리어 2.0 컨퍼런스’에서 전일주 임팩트얼라이언스 팀장이 한 말이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임팩트 커리어가 안고 있는 과제와 개선 방향을 두고 논의가 이어졌다.
이번 컨퍼런스는 루트임팩트, 임팩트얼라이언스, 더나은미래, 진저티프로젝트, 한양대 글로벌사회혁신단(SSIR Korea 센터) 등 다섯 조직이 약 1년간 함께 진행한 ‘임팩트 커리어’ 연구 프로젝트의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들은 2025년 4월부터 임팩트 커리어의 현황과 구조적 한계를 진단하고 대안을 논의했으며 그 내용을 SSIR Korea 아티클 시리즈로 발행했다.

서현선 SSIR Korea 전 편집장은 “현장에서 일하며 느꼈던 한계와 고민을 드러내고 함께 이야기한 과정 자체가 아티클의 배경이 됐다”며 “완벽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우리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정리하는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 성장한 임팩트 생태계, 커리어는 왜 불안정한가
더나은미래는 앞서 임팩트 커리어 생태계의 형성과 진화 과정을 살펴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적기업가정신이 대안으로 주목받았고, 사회적기업육성법과 청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등 정부 주도의 제도적 지원이 생태계 확장을 이끌었다. 이후 임팩트 투자와 관련 조직들이 성장하며 성수동은 사회혁신 클러스터로 자리 잡았고, 2020년대 ESG 확산 이후 조직과 역할은 더욱 전문화·세분화되고 있다.
김경하 더나은미래 전 편집국장은 임팩트 커리어가 직면한 문제로 정부 중심의 단기 사업 구조, 임팩트 투자 자본의 특정 분야 쏠림, 커리어 경로와 노동 조건에 대한 정보 부족을 꼽았다. 그는 “보상, 성장, 의사결정 구조 등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솔직하게 공유·소통될 필요가 있다”며 “문제를 정의하고 이해관계자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역량이 축적되는 만큼, 이런 경험이 쌓이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일주 임팩트얼라이언스 팀장은 이 한계가 구조적이라고 짚었다. 그는 “보통 산업은 규모가 커질수록 근무 환경과 커리어의 질도 좋아지지만, 사회문제 영역은 시장 논리만으로 규모화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며 “조직이 작게 남고 시스템 구축이나 전문성 축적이 어려워지면서 커리어의 지속 가능성도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사회 변화는 말했지만 조직 건강은 묻지 못했다”
2부에서는 이혜란 루트임팩트 매니저, 김현중 전 SSIR Korea 에디터, 안지혜 진저티프로젝트 대표 등이 사회혁신 커리어의 경로와 대학의 역할, Z세대가 바라보는 임팩트 커리어를 주제로 발표했다.
특별세션에 참여한 비랩코리아는 ‘사람이 자라는 조직의 조건’을 주제로 조직 문화와 성장 환경을 논의했다. 비랩코리아는 글로벌 비콥(B Corp) 운동의 한국 파트너 조직이다. 비랩은 올해 3월 개편한 비랩 표준에서 ‘공정한 노동(Fair Work)’을 주요 임팩트 주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이를 쉽게 풀어 설명하기 위해 올해 4월에는 서진석 비랩코리아 이사, 이은경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이사, 조선희 변호사 등이 참여한 교육 영상 3부작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서진석 이사는 “사회혁신 조직들은 사회 변화에 대해서는 많이 이야기했지만, 정작 그 조직이 건강한가에 대해서는 충분히 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정한 노동은 단순히 보상만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존중받고 있는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 내가 하는 일과 연결돼 있는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은경 이사는 “좋은 일을 한다는 이유로 실력과 역량의 기준까지 타협할 수는 없다”며 “공정한 기준과 보상, 투명한 소통을 통해 합의된 방식으로 의견을 교류하는 채널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희 변호사는 “이제는 최저 기준을 보장하는 수준을 넘어 성과 공유와 공정성까지 논의가 확장되고 있다”며 “작은 조직일수록 특정 개인의 카리스마에 기대기보다 구성원들의 복지와 조직 만족도가 지속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