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1000명 응답…“삶의 만족도 높은 나라가 1순위, 안전·보건 뒤이어”

‘인구의 날’ 맞아 조사…아동·성인 모두 ‘삶의 만족도’ 최우선 꼽아

아동이 바라는 사회는 무엇일까. 인구위기 해법의 출발점은 결국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세이브더칠드런은 7월 11일 ‘인구의 날’을 맞아 전국 아동·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아동이 태어나고 싶은 나라’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3월 21일부터 30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와, 4월 15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한 청소년 집단면접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설문에는 전국 17개 시도의 만 10~18세 아동·청소년 1000명, 성인 1000명이 참여했다. 면접조사는 수도권과 인구소멸지역 청소년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철학자 존 롤스(John Rawls)의 ‘무지의 베일’ 이론을 적용해, 태어날 가족·조건·지역을 모르는 상태에서 ‘다시 태어나고 싶은 나라’를 묻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세이브더칠드런은 7월 11일 인구의 날을 맞아 아동과 성인 각각 1000명에게 다시 태어나고 싶은 나라를 선택하도록 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세이브더칠드런

가장 많이 선택된 조건은 ‘삶의 만족도가 높은 나라’였다. 아동 39.6%, 성인 40.4%가 ‘삶의 만족도’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어 ▲안전사고·범죄 위험이 적은 나라(38.6%) ▲보건의료 체계가 잘 갖춰진 나라(21.9%)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른 차별 없는 나라(18.8%) ▲성공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나라(16.8%)가 뒤를 이었다.

출산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게 만드는 조건으로는 아동과 성인 모두 ‘삶의 만족도’와 잘 갖춰진 의료 환경, 질 높은 교육, 자연과 도시의 조화로운 환경을 꼽았다. 반면, 출산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로는 자녀 돌봄 시간 부족, 불안한 사회 안전, 부족한 아동 편의시설 등이 지적됐다. 결국 경제력이나 가족 구조보다 사회 시스템과 일상 인프라가 양육 의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청소년 면접조사에서는 한국 사회의 장점으로 건강보험, 낮은 범죄율, 좋은 치안이 꼽혔다. 하지만 계층 상승의 어려움, 과도한 경쟁, 실패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여성 청소년들은 귀갓길 불안,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번 조사 결과는 ‘아동의 삶의 질 향상’이 인구위기 해법의 핵심임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삶의 만족도가 높아야 미래에 대한 희망도 생기고, 출산·양육 의향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아동 기본소득, 영유아 가정방문 서비스 의무화, 보편적 출생등록제 도입 등 8가지 정책 과제를 국정기획위원회에 제안한 상태다.

조민선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사업부문장은 “아동의 목소리는 곧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이라며 “아동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이 곧 인구 위기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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