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지구, 식지 않는 경고”…세계 환경의 날, 숫자로 본 기후위기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 인간환경회의에서 국제사회가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해 공동 대응할 것을 결의하며 제정했다. 환경의 날은 대중에게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고, 일상 속 실천을 독려하는 데 목적이 있다. 대한민국도 1996년부터 이를 법정기념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 1.55도
2024년 지구의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약 1.55도 상승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이는 지구 지표면 온도가 관측 175년 역사상 가장 높았던 해로 기록됐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협약을 통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하자고 약속한 바 있다. 마지노선이 깨졌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이며 장기적 관점에서는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다양한 기후변화 지표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가장 최근 연도인 2023년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20(±0.1)ppm으로, 산업화 이전보다 151% 증가했다. 이는 지난 80만 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다. 해수면도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2024년 지구 평균 해수면은 위성 관측이 시작된 199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 4170억 달러
2024년, 전 세계적으로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4170억 달러(한화 약 570조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10년 평균 대비 15% 증가한 수치다. 보험 중개회사 갤러거 리는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며 전체 손실의 63%가 보험으로 보장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또한 지구 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전 세계 GDP가 최대 12%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하버드대학교 에이드리언 빌랄 교수와 노스웨스턴대학교 디에고 칸지그 교수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구온난화의 경제적 영향은 기존 연구들이 추정한 1~3%보다 훨씬 크다. 연구진은 화석 연료 사용이 계속돼 지구 온도가 2100년까지 3도 오를 경우, 전 세계 생산, 자본, 소비가 50% 이상 급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12억명
전 세계 약 12억 명이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 세계은행(WBG)의 2024년 보고서는 특히 폭염, 홍수, 허리케인, 가뭄 등 기후 재난에 최빈국들이 가장 크게 직면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해수면 상승과 홍수에 취약한 저위도 국가의 피해가 특히 심각하다.
2023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극한 기상 현상으로 인해 82만 4500여 명이 집을 잃고 이재민이 됐다. 세계기상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연간 이재민 수다. 지난해에는 총 150건가량의 기후 재난이 발생했다. 대표적으로 필리핀에서는 한 달 사이 6개의 태풍이 연이어 상륙했고, 이탈리아에서는 폭우로 인해 홍수와 산사태가 일어났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