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31일(금)

빠르고 강한 확장력…‘임팩트 프랜차이즈’가 주목받는 이유

프랜차이즈 산업이 ‘확장’에서 ‘공존’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성장과 효율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던 기존 모델에서 벗어나, 사회적 가치를 핵심 동력으로 삼는 ‘임팩트 프랜차이즈’가 등장한 것입니다. 이들은 취약계층 고용, 환경 보호, 지역 경제 활성화 같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경제 모델을 만들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더나은미래는 <프랜차이즈, 임팩트를 입다> 시리즈 기사를 통해 프랜차이즈 산업의 새로운 실험을 조명하며, 이 모델이 앞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짚어봅니다.

프랜차이즈, 임팩트를 입다 <1>

지난 16일, 점심 준비로 분주한 ‘와로샐러드’ 수원인계점. 문을 열자 오리고기와 달콤한 데리야끼 소스 향이 침샘을 자극했다. 이곳은 와로샐러드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와로가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의 ‘임팩트 프랜차이즈’ 사업에 참여하며 신규로 오픈한 8번째 매장이다.

오형래 와로샐러드 대표가 지난 16일 수원인계점에서 재료 준비에 한창이다. /조유현 기자

와로샐러드는 2019년 오형래 와로 대표가 창업한 샐러드 전문점이다. 간편 건강식을 판매하면서 동시에 자립준비청년 등 취약계층 청년에게 일자리도 제공한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직원도 지난해 12월 새롭게 채용된 청년이었다. 그는 “더 많은 취약계층 청년을 고용할 수 있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모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 기존 프랜차이즈의 한계를 넘어서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 산업은 성장과 확장에 최적화된 비즈니스 모델이다. 일정한 품질과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본사는 가맹점 확대를 통해 빠르게 시장을 점유한다. 이 같은 특징 덕분에 프랜차이즈는 비교적 낮은 리스크로 창업이 가능하고, 소비자들에게도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빠른 확장이 때로는 가맹점 간 경쟁 심화, 지역 상권 독점 논란, 본사와 점주 간 갈등 등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며 등장한 개념이 바로 ‘임팩트 프랜차이즈’다. 기존 프랜차이즈 모델의 강점은 살리되, 사회적 가치를 핵심 운영 원칙으로 내세운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의 ‘임팩트 프랜차이즈’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가맹사업을 통해 그 영향력을 확산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3년간 총 3억2000만원의 사업 자금부터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되기 위한 전문가 멘토링, 투자 연계 등을 지원받는다. 사업 1차년도였던 2024년에는 총 6개 기업이 선정됐으며, 이들은 총 18개의 신규 지점을 개설했다. 지난해 멘토로는 취창업 전문 교육기관인 언더독스와 장애인 바리스타를 양성하는 커피브랜드 히즈빈스 등이 참여했다.

와로샐러드 수원인계점. /와로

1차년도 사업에 선정된 6개 기업 중 와로샐러드와 빅모빌리티는 이미 프랜차이즈 운영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더하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재정비했다. 이들은 “임팩트 프랜차이즈를 통해 기존 사업 모델에 ‘임팩트’를 더하며, 수익과 사회문제 해결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을 구체화했다”고 밝혔다.

◇ 임팩트와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와로샐러드는 임팩트 프랜차이즈 사업에 참여하면서 신규 가맹점과 직영점 2곳을 추가 개설했다. 동시에 ‘취약계층 청년 고용’을 넘어 외식업 취업을 지원하는 ‘F&B 취업 연계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취약계층 청년을 매장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한 뒤, 약 6개월간 면접법·재료 손질·고객 응대 등을 교육하는 과정이다. 단순한 일자리 제공을 넘어, 청년들이 다른 F&B 기업으로도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오형래 대표는 “히즈빈스 임정택 대표의 멘토링 덕분에, 단순한 고용 지원이 아니라 체계적인 취업 연계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이 모델이 자리 잡히면 B2G·B2B 판로 개척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럭헬퍼 홈페이지 갈무리

빅모빌리티의 ‘트럭헬퍼’는 화물차 운전자들을 위한 ‘주차 올인원(All-in-One) 솔루션’이다. 주차 가능 공간을 안내하고, 차고지 증명 대행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불법 주차 문제를 해결한다. 상용차(商用車) 운전자들은 트럭헬퍼를 통해 월 평균 25만원 정도의 비용을 내고, 고정 주차장을 확보할 수 있다.

설립된 지 1년 반 만에 13개 시에 확장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지만, 프랜차이즈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법적·행정적 장벽이 높았다. 가맹업 등록, 운영 매뉴얼 구축, 법률 검토 등 새로운 사업 모델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전문적인 지원이 절실했다. 서대규 빅모빌리티 대표는 “사업화 지원금뿐만 아니라, 가맹업 등록을 비롯한 각종 행정 절차를 전문 변호사와 멘토들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빅모빌리티는 사업 기간 동안 직영점을 13곳으로 늘리며 프랜차이즈 운영 가능성을 테스트했다.

빅모빌리티는 프랜차이즈화 과정에서 노인 일자리 창출 모델도 함께 구상했다. 기존에는 본사가 직영점을 운영하는 방식이었지만, 가맹점을 도입해 은퇴한 고령층이 주차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한 것이다. 서 대표는 “은퇴 후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고령자들이 보유한 토지를 활용해 가맹점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토지만 있으면 누구나 운영할 수 있는 ‘시니어 특화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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