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14일(금)

이제 프랜차이즈도 ‘사회적 가치’…“임팩트 모델에 주목하라”

프랜차이즈, 임팩트를 입다 <3·끝>
[좌담회] 경기도형 ‘임팩트 프랜차이즈’, 어디까지 왔나

경기도가 ‘임팩트 프랜차이즈’ 사업의 2차년도에 본격 착수했다. 기존 프랜차이즈의 확장성과 운영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든다는 것이 핵심 목표다. 지난해에는 6개 기업이 선정돼 멘토링과 지원을 받으며 11개 신규 지점을 개설했다. 이들 기업은 취약계층 고용, 친환경 운영, 지역사회 기여 등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임팩트 프랜차이즈’가 과연 기존 프랜차이즈의 대안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적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더나은미래는 지난 6일 경기도, 경기도사회적경제원, 협력기관 대표들과 좌담회를 열어 1차년도 성과와 2차년도 운영 방향을 물었다. 좌담회에는 공정식 경기도 사회혁신경제국장, 김민석 경기도사회적경제원 본부장, 우영승 언더독스 본부장, 임정택 히즈빈스 대표가 참석했다.

공정식 경기도 사회혁신경제국장은 임팩트 프랜차이즈에 대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프랜차이즈 모델에 ‘사회적 가치’를 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 AI가 빼앗은 게 아니라, 만들었다…일자리 창출하는 ‘임팩트 프랜차이즈’

―프랜차이즈와 임팩트 프랜차이즈, 무엇이 다른가.

공정식=프랜차이즈는 도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업종이 많아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 기본적으로 사업 확장성과 표준화된 운영 시스템을 강점으로 하지만, 동시에 지역 상권 독점, 가맹점 간 과열 경쟁 같은 부작용도 따른다. ‘임팩트 프랜차이즈’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사회적 가치를 결합한 모델이다.

김민석=기존 프랜차이즈는 상품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임팩트 프랜차이즈는 취약계층 고용, 친환경 운영, 지역사회 기여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다. 중요한 것은 가맹점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김민석 경기도사회적경제원 본부장은 “임팩트 프랜차이즈의 핵심은 단순히 가맹점을 많이 늘리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1차년도의 주요 성과는.

우영승=1차년도에는 프랜차이즈 운영 경험이 있는 기업 2곳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고민은 있었지만 프랜차이즈화 경험은 없던 기업 4곳이 참여했다. 프랜차이즈 경험이 있는 기업에는 가맹점 수를 늘리면서 기존의 임팩트를 확산할 수 있도록 멘토링 했다. 반면, 프랜차이즈화 경험이 없던 기업에게는 가맹점 개설을 위한 매뉴얼 제작 방법을 우선적으로 교육했다. 사회적 가치를 안정적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일관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운영 매뉴얼 구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임정택=이커머스 반품 솔루션 ‘리터니즈’를 운영하는 리터놀의 사례를 소개하고 싶다. 리터놀은 AI 기술을 활용해 청각장애인을 고용했다. 흔히 AI가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체한다고 우려하지만, 오히려 AI 덕분에 청각장애인들이 더 높은 효율로 일하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샐러드 전문점 ‘와로샐러드’는 보호종료아동(자립준비청년)에게 단발적인 지원이 아닌, 장기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줬다. 직업 교육부터 취업 연계, 창업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매뉴얼도 만들었다. 이는 프랜차이즈 모델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우영승 언더독스 본부장은 “임팩트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국가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기업이 풀어가는 모델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공공시장과 대형 프랜차이즈, ‘임팩트’로 연결될까

올해 경기도 ‘임팩트 프랜차이즈’ 사업에 참여할 기업은 경기도사회적경제원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4월 8일까지 온라인으로 제출하면 된다. 선정된 기업은 1차 멘토링을 거쳐 사업성과 임팩트를 검증받고, 최종 4개 기업이 선정된다. 이후 2차 멘토링과 사업화 지원을 통해 가맹점 20개 이상 개설을 목표로 성장 기회를 얻게 된다.

참여 기업에는 최대 3억3000만원 규모의 지원금과 함께 ESG 컨설팅, 본사 시스템 구축, 투자설명회 참가 기회 등이 제공된다. 또한, 프랜차이즈 박람회 및 임팩트 프랜차이즈 사업 설명회 참여 기회가 주어져 가맹점 확대와 홍보를 지원받을 수 있다.

경기도가 ‘임팩트 프랜차이즈’ 사업 2차년도에 본격 돌입했다. 오는 4월 8일까지 참여 기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임정택 히즈빈스 대표, 공정식 경기도 사회혁신경제국장, 김민석 경기도사회적경제원 본부장, 우영승 언더독스 본부장.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2차년도 신청 조건은 무엇이고, 어떤 기업이 관심을 가지면 좋을까.  

김민석=본사가 경기도에 있거나 협약 체결 전까지 이전할 수 있는 기업이 지원할 수 있다. 법인은 물론 소셜벤처, 프랜차이즈 또는 유사 업종을 운영하는 기업도 가능하다. 특히 사회적 가치 창출을 고민하지만 방법을 몰랐던 일반 기업들의 참여를 적극 권장한다. 지역적으로는 경기도 내 동서남북에서 균형 있게 참여해 지역별 롤모델이 발굴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우영승= 임팩트 창출을 핵심으로 하는 기업 중에서도 프랜차이즈 운영 경험이 있거나, 이미 시스템을 갖춘 기업을 우선적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다양한 실험적 모델을 시도했다. 예를 들어, 화물차 불법주차 문제를 해결하는 주차장을 프랜차이즈화하는 방법, 전통적인 식음료 사업에 임팩트를 더하는 방식 등을 연구했다. 올해는 1차년도에 발굴한 모델을 바탕으로 교육·복지·아동 등 새로운 분야의 기업들을 발굴해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정책적으로 중요한 사회적 과제와 연결된 기업들이 참여하길 바란다.

임정택 히즈빈스 대표는 “임팩트는 질적, 양적 성장이 지속가능하게 일어나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경기도형 ‘임팩트 프랜차이즈’가 앞으로 만들어갈 변화는 무엇인가.

공정식= 올해는 1차년도까지 누적 10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하고, 가맹점을 60개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의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측정하고 지속 가능한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장기적으로는 공공시장과 연계한 모델도 나오길 기대한다. 예를 들어, 장애인 고용 등과 같이 공공 정책과 연동된 모델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임정택= 임팩트, 즉 사회적 가치의 측정 기준은 깊이(Deep), 넓이(Up), 길이(Sustainability)로 볼 수 있다. 1차년도에는 ‘스케일 딥(Scale Deep)’, 즉 상품과 서비스의 질적 고도화에 집중했다. 2차년도에는 ‘스케일 업(Scale Up)’, 즉 더 많은 사람들이 임팩트를 경험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양적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매장 수가 3000개에 달하는 대형 프랜차이즈가 자립준비청년을 한 명씩만 고용해도 3000명의 일자리가 생긴다. 규모 있는 기업이 진정성 있는 임팩트 솔루션을 도입해 더 많은 가맹점을 확보한다면,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강력한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우영승=국가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기업이 풀어가는 모델이 나오면 좋겠다. 장애인 고용 분담금이 그 예다. 장애인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국가가 경제적 이익으로 환산해 기업에 부과하는 방식이다. 임팩트 프랜차이즈도 이 같은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 참여 기업이 사회적 비용을 경제적 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 성장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수원=김경하·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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