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쿠데타 1년’ 미얀마 피난민 40만명… 3명 중 1명은 아동

미얀마 쿠데타 1주년을 맞아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이 “미얀마 내 아동에 대한 보호 조치가 즉각 시행돼야 한다”며 국제 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8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지난해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후 민간인에 대한 폭력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향 카야 주를 떠나 난민캠프에 거주 중인 14세 소녀 퇀타가 학교를 개조해 만든 임시 거처를 바라보고 있다./세이브더칠드런 제공
고향 카야 주를 떠나 난민캠프에 거주 중인 14세 소녀 퇀타가 학교를 개조해 만든 임시 거처를 바라보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유엔이 공개한 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쿠데타 이후 40만5700명에 달하는 미얀마인이 군부의 폭력을 피해 피난을 떠났다. 세이브더칠드런 현지 사무소는 이 중 37%에 해당하는 15만명이 아동일 것으로 추정했다.

미얀마 남동부 카야 주는 군부의 만행이 가장 심각한 지역 중 하나다. 지난해 말 민간인 최소 35명이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 중에는 아동 4명과 세이브더칠드런 직원 2명이 포함돼 있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두 직원은 태어난 지 몇 개월 안 된 아기를 둔 젊은 아버지들로, 아동 교육에 열정을 가지고 근무했다”며 “사건 당일 인근 지역사회에서 인도적 지원 활동을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하던 중 공격에 휘말렸다”고 설명했다.

카야 주를 떠난 실향민은 전체 인구 30만명의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피난민들은 정글이나 숲 같은 야외 임시거처에서 지내며 질병이나 납치, 학대, 무장단체 징병 등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트라우마에도 시달린다. 난민캠프에서 거주 중인 14세 소녀 퇀타는 6개월 전 집 주변에서 갑자기 총성이 울려 짐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가족과 마을에서 뛰어나왔다. 퇀타는 세이브더칠드런에 “피난을 떠나는 내내 ‘총에 맞으면 어떡하지?’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며 “군인이 난민촌으로는 절대 오지 않기를, 앞으로 그런 무기 소리는 절대 듣지 않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쿠데타 이전에도 이미 미얀마 전역에 약 37만명이 실향민으로 살아가고 있었고, 라카인 주에서는 로힝야 아동 수만 명이 수용소와 다름없는 환경에 방치돼 있었다”며 “미얀마 군부는 2017년 로힝야 족을 대상으로 벌였던 잔혹한 행위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이사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은 미얀마 위기 해결을 위한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며 “미얀마 공습을 제한하기 위해 회원국을 중심으로 미얀마에 대한 무기 금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아세안 정상은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해 체결한 다섯 가지 합의 사항 실행을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아세안 특사를 파견해 외교적 중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세안은 지난해 4월 ▲폭력 종식 ▲정치범 석방 ▲대화 시작 ▲인도적 지원 ▲아세안 미얀마 사태 특사 임명 등 5개 조항에 합의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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