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8일(수)
[더나미 책꽂이]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왕진 가방 속의 페미니즘’ 외
[더나미 책꽂이]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왕진 가방 속의 페미니즘’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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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자칭 ‘쓰레기 박사’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이 한국 현실에 맞는 분리배출 방법을 꼼꼼히 정리했다. 이 책의 묘미는 단순히 분리배출법을 나열하는 지침서가 아니라는 데 있다. 저자는 우유팩, 플라스틱 용기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나오는 쓰레기가 분류되고 처리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왜 올바른 분리배출법을 따라야 하는지 대중 눈높이에 맞춰 전달한다. 특히 분리배출 기준을 지키는 ‘소비자 실천’에 이어 생산자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소비자 행동’까지 강조한다.

홍수열 지음, 슬로비 펴냄, 1만6000원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1969년생인 저자가 살아온 지난 50년의 지구 환경 변화를 살펴본다. 저자는 자신을 포함한 인류가 누려온 풍요로운 삶과 이를 뒷받침한 물질문명이 지구를 망가뜨렸다고 말한다. 이 책의 장점은 “당신이 지구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분노를 쏟아내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오히려 작은 실천으로 지구를 구하면서 풍요로운 삶도 지킬 수 있다는 위로를 건넨다. 대표적인 예가 매주 고기 섭취를 절반으로 줄여나가는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조금만 애쓰면, 지구 환경과 우리 일상의 즐거움 모두를 지킬 수 있다.

호프 자런 지음, 김은령 옮김, 김영사 펴냄, 1만5500원

 

왕진 가방 속의 페미니즘

서울 은평구에는 ‘여성주의’를 내건 병원이 있다.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서 세운 ‘살림의원’이다. 의료협동조합 개념이 잘 알려지지 않은 2012년부터 건강한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온 곳이다. 이 병원엔 진기한 풍경이 있다. 바로 의사가 직접 ‘마을 주치의’를 내걸고 왕진을 간다는 점이다. 추혜인 원장은 서울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동네 구석구석을 돈다. 그는 동네 안에서의 따뜻한 돌봄과 존엄한 삶과 죽음, 누구에게나 평등한 의료 서비스를 꿈꾸며 마을을 누빈다. 대학병원 교수가 되기보다는 동네 어르신의 귀지를 파고 발톱까지 깎아주며 “행복하다”고 말한다. 성폭력 피해자가 있는 곳도 한 달음에 달려간다. 울고, 웃고, 때로 분노하며 마을을 돌보는 페미니스트 의사로 살아온 20년간의 경험이 60개의 이야기에 담았다.

추혜인 지음, 심플라이프 펴냄, 1만6000원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N번방 추적기와 우리의 이야기

올 한해 우리 사회를 들끓게 했던 ‘n번방’ 사건. 텔레그램 속에서 은밀하게 존재했던 성범죄·성착취 실태도 충격이었지만, 이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최초 보도자가 대학생 기자단이란 사실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주인공은 ‘추적자 불꽃’의 불과 단. 취업 준비생이던 이들의 보도로 시작된 사건은 언론사의 후속 보도를 통해 공론화하고 결국 범인을 검거하는 성과를 냈지만, 취재 과정에서 느낀 두려움은 오로지 두 사람이 감당해야 했다. ‘텔레그램은 못 잡는다’ ‘보복당한다’는 식의 벽에 부딪히던 때, ‘우리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취재를 진행한 두 기자의 고군분투기가 한 권의 책에 녹아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 착취 문화의 높은 벽에 돌을 던져, 결국 무너뜨린 두 명의 젊은이들의 이야기.

추적단 불꽃 지음, 이봄 펴냄, 1만7000원

 

우리는 난민입니다 -나의 여정, 그리고 세계 곳곳 여성 청소년 난민의 목소리

“내가 이 책을 쓰는 이유는 난민들도 평범한 사람이란 사실을 모르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세계 난민의 상징과도 같은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자신과 또래 난민들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말랄라는 탈레반의 공격으로 난민이 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는 난민이자 청소년, 여성이라는 여러 정체성으로 다양한 차별과 고통을 겪었다고 기억한다. 공동 저자인 리츠 웰치 BBC 기자는 콜롬비아, 미얀마, 콩고 등 세계 각국의 분쟁 지역에서 도망친 난민 청소년의 이야기를 일인칭 시점으로 기록했다. 서로 다른 인종, 성별,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난민이라는 이유로 겪는 역경을 따라가다 보면 난민에 대한 편견을 고발하는 말랄라의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그들이 난민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유일한 이유는 폭력의 한복판에서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했다는 것뿐입니다.”

말랄라 유사프자이, 리츠 웰치 지음, 박찬원 옮김, 문학동네 펴냄, 1만3500원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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