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교령으로 학교 못 갔는데… 라디오 교육방송 덕에 즐겁게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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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아이들 교육 공백 지원

지난 3월, 탄자니아 잔지바르 자치정부 지역에 사는 파트마 아메드 유수프씨는 큰 고민에 빠졌다. 초등학교 6학년인 딸 마리암이 다니는 학교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생계를 위해 종일 일하는 파트마씨는 집에서 딸을 돌봐주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시름에 빠졌던 파트마씨 가족에게 한 달 만에 희망이 찾아왔다. 탄자니아 자치정부가 휴교령으로 생긴 교육 공백을 메우기 위해 라디오를 활용한 교육방송을 시작한다고 밝힌 것이다. 마리암은 “학교를 안 나가니 심심했는데 교육방송을 틀어놓으니 공부도 배우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마리암은 요즘 라디오를 통한 산수와 글쓰기 수업에 푹 빠져 있다.

탄자니아 잔지바르 자치정부 교육부와 한국 기관이 공동 제작한 교육방송으로 공부하는 아이들의 모습. /굿네이버스

탄자니아 교육 공백 메운 韓 ‘언택트 교육’

탄자니아 잔지바르 자치정부는 정부-교육부-기업이 합심해 언택트 교육을 진행 중이다. 잔지바르 자치정부는 지역 내 라디오 보급률이 62.4%에 달하고 특히 청소년들이 있는 집에는 라디오가 대부분 구비돼 있다는 점에 착안해 휴교령이 내려진 직후부터 방송국과 함께 교육방송 제작에 나섰다. 교육부와 공영·케이블 방송국이 합심해 제작에 들어간 지 한 달 만인 지난 4월 24일 교육방송을 시작했다.

오마르 사이드 알리 잔지바르 자치정부 교육부 정보통신국장은 “다른 나라처럼 온라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기기가 부족해 엄두가 안 났는데 라디오·TV를 활용해 큰 효과를 봤다”고 했다. 라디오를 수단으로 선택한 후엔 학령기에 따라 가장 중요한 과목부터 시급하게 제작에 들어갔다. 초등학교용으로는 국어(스와힐리어)·수학·영어·과학을, 중등학교용으로는 화학·물리·생물·수학 과목을 제작했다.

빠른 대응 뒤엔 한국이 있었다. 잔지바르 자치정부는 ‘콰라라미디어교육센터’를 교육방송 제작·송출의 거점으로 활용했는데, 이 센터를 만든 게 코이카·대한건축사협회·SBS·굿네이버스 등 한국 기관이다.

지난 2017년 만들어진 콰라라미디어교육센터는 2018년부터 미디어 교육과 교육방송 제작을 진행하고 있었다. 여기에 한국 기업 ‘대교’가 힘을 보태 예능식 영어 교육방송 ‘해피톡’을 만들어 배포했고, 청소년들과 함께 미디어 교육이나 제작 활동을 진행해왔다. 이를 잘 알고 있던 교육부가 언택트 교육을 준비하면서 콰라라미디어교육센터를 운영하는 한국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들은 즉시 응답했고, 함께 교육방송 제작에 나섰다. 박민철 굿네이버스 탄자니아 사무장은 “이미 지역 주민과 함께 교육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보급해본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형편상 학교에 오지 못하던 아이들까지 라디오를 통해 교육을 받고 있다. 초등교육이 무상인 탄자니아는 89.5%의 아동이 초등학교에 등록하지만, 이탈률이 높아 중등학교 등록률은 33%에 불과했다. 박민철 소장은 “도시와 시골의 격차가 큰 탄자니아에서는 학교가 너무 멀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라디오로 교육을 진행하면서 오히려 교육받는 아이들이 늘었다”고 했다.

코로나 19 대응 미흡 국가 탄자니아… 교육 지원 절실

탄자니아는 국제사회에서도 ‘코로나 위험 지역’으로 지목된 나라 중 하나다. 올해 대선을 앞둔 존 마구풀리 현 대통령이 재집권을 위해 코로나19 감염자 수나 자국 내 전염 상황을 축소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고 있다”며 휴교령을 철회하고 관련 전문 의료 시설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지만, 국제사회는 물론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은 상황이다. 박민철 사무장은 “휴교령이 해제됐지만 감염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이 많다”며 언택트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잔지바르 자치정부 역시 앞으로도 언택트 교육을 확산한다는 입장이다. 일단 올해 말까지 교육방송 전용 라디오 채널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이 작업도 한국 기관과 함께한다. 사브리나 마수드 술레이만 콰라라미디어교육센터장은 “아이들이 교육방송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교사들이나 어른들에 대한 미디어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잔지바르 자치정부는 해당 교육방송을 탄자니아 전역에 배포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과목과 대상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오마르 사이드 정보통신국장은 “초·중등교육뿐 아니라 유아·고등교육 모든 과목을 교육방송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역사회는 물론 교육부 안에서 나오고 있다”며 “한국 기관이 지속적으로 협력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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