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나눔] 차드의 심장 소리, 아이들의 웃음소리…더욱 선명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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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나눔] 배우 구혜선

배우 구혜선은 지난해 12월 유니세프가 아프리카 차드에서 펼치고 있는 영양·교육·보건 지원 사업 현장을 방문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우리에겐 멀고도 낯선 땅 아프리카. 그중에서도 가장 생소한 나라 차드.

저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와 함께 지난해 12월 아프리카 차드에 다녀왔습니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크고 푸른 호수를 가졌던 차드는 이제 ‘아프리카의 죽은 심장’으로 불립니다. 계속되는 사막화와 정치 불안으로 옛 모습을 완전히 잃었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차드호는 메마르고 황폐했으며, 나라 곳곳에 무장 단체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건 그곳 아이들에게 이런 위협과 불안이 일상이 됐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차드의 어린이들을 만나기 전,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인 ‘보코하람’에 피해를 본 아이들. 그림에는 새빨간 피가 가득했습니다. 어떤 자극적인 묘사보다 순수했기에 더 끔찍한 그림. 오랜 내전과 분쟁까지 겪어야 했던 어린이들은 그날의 끔찍했던 기억을 안고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고향을 떠나, 집을 떠나, 그리고 가족을 떠나온 어린이들. ‘차드의 심장 소리’는 점점 작아져만 갑니다.

‘이 아이들에게 내가 어떤 위로를 건넬 수 있을까?’ 무척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마주한 어린이들은 마냥 천진난만했습니다. 분쟁과 폭력을 피해 도망친 어린이들, 지울 수 없는 상처를 가진 아이들이었지만 누구보다 밝은 미소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유니세프의 심리 치료를 받으며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아이들 모습에 마음이 놓였습니다. 벽화를 그리는 아이들은 손에서는 이제 평화로운 풍경만이 펼쳐집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유니세프가 지원하는 차드의 영양 병원도 방문했습니다. 그곳에서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한 아기를 만났습니다. 처음 아기를 안았을 때, 너무도 작아 부서질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아기의 가녀린 손이 제 손가락을 힘껏 잡았을 때 강인한 생명의 힘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일주일 정도 치료식을 먹으면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를 벗어날 수 있다는 의료진 말에 안심하기도 했습니다. 자그만 아기에게 “그만 자고 일어나” 하고 장난치자 아기는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습니다. 그 작은 미소 하나가 제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하나에 500원 정도 하는 영양실조 치료식만 있으면 이 천사 같은 아기가 다시 건강해질 수 있다니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일주일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던 길, 공항에서 검은색 히잡을 쓴 소녀가 유니세프 티셔츠를 입은 저를 보며 “유니세프!”라고 외쳤습니다. 아무런 경계 없이 타지인을 향해 미소 짓는 소녀를 보며 유니세프가 그곳 아이들에게 어떤 존재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그래! 차드 아이들은 불행하지 않아!’

그곳 아이들의 해맑은 눈은 넘쳐 흐르는 파란 샘물이고, 천진난만한 웃음소리는 파란 바다의 청량함이었습니다. 누구보다 행복하고 자유로워야 할 아이들이 더는 질병으로 고통받고 죽는 일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차드의 모든 어린이가 세상에 태어난 것을 만끽하며 건강하게 자라 지구라는 파란 별을 따뜻하게 물들여 주길, 희미했던 차드의 심장 소리가 점점 커지길, 간절하게 바라봅니다.

[글=배우 구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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