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Culture & Good] 서울환경영화제 17일부터 7일간 개막… 5월에 보면 좋은 환경영화 6편

‘그린(Green)에서 ‘에코(Eco)’로…
환경은 미래의 문제가 아닌 지금 현재 우리의 문제!’

세계 각국의 영화를 통해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하는 제 15회 서울환경영화제가 포문을 연다. 오는 5월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극장 2관에서 진행될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에코 나우(eco now)’.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총 19개국 56편의 영화가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올해 환경영화제의 방점은 미세먼지와 쓰레기 대란에 찍혀 있다. 미세먼지 절감은 시민들의 관심사로 떠오를 만큼 중요한 쟁점이며, 쓰레기 대란은 최근 중국이 폐기물 수입을 규제하면서 촉발됐다.

ⓒ서울환경영화제 조직위원회

최열 서울환경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지난 26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한국의 쓰레기 분리수거 정책은 ‘중국으로의 수출’이라는 미봉책 수준이었다”면서 “보다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하며 이에 지난해 상영한 ‘플라스틱 차이나’를 특별 재상영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킨 ‘플라스틱 차이나’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사람들의 눈으로 바라본 세계의 소비문화를 담았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씻고, 청소하고, 재활용하면서 사는 주인공들은 교육, 건강, 신분 상승에 대한 꿈을 꾼다. 우리가 TV에서만 보던 화려한 중국 이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플라스틱 차이나는 5월 19일과 20일 양일 상영된다.

일주일간 상영되는 작품은 총 56편. 무엇을 봐야 할 지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서울 환경영화제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작품 여섯 편을 소개한다. 상세 상영시간과 영화제 정보 및 티켓 구입 정보는 서울환경영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창세기 2.0(Genesis 2.0)

크리스티안 프라이·막심 아르부가예브 | 2018 | 113분 | 다큐멘터리 | 개막작

창세기 2.0의 한 장면. ⓒ서울환경영화제 조직위원회

서울환경영화제 개막작인 창세기 2.0은 자연의 비밀과 미스테리, 창조에 관한 관점의 차이와 인류의 역할에 대해 탐구하는 작품이다. 북극해 연안에 있는 뉴 시베리안제도의 사냥꾼들은 눈에 불을 켜고 멸종한 매머드의 상아를 찾아다닌다. 이들은 매머드의 상아로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매머드 상아가 이토록 높은 가격에 팔린 적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상에 나타난 것은 진귀하고 값비싼 상아만이 아니다. 사냥꾼들은 잘 보존된 매머드의 사체도 찾아냈다. 이러한 소식이 유전학자들에게 전달되자 그들은 큰 관심을 보인다. 이들은 멸종한 매머드를 다시 살려내 진짜 ‘쥐라기 공원’을 만들 심산이다. 오래 전 멸종된 매머드는 부활할 수 있을까. 과학기술로 멸종 생물을 복원하는 흥미진진 스토리를 영화에서 확인해보자.

 

태양의 덮개(The Seal of the Sun)

사토 후토시 | 2016 | 130분 | 픽션

재난과 인재의 사이, 사토 후토시 감독의 ‘태양의 덮개’의 한 장면. ⓒ서울환경영화제 조직위원회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다. 일본은 이날 수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재난을 경험했다. 대재난이 불러온 비상사태에 충격을 받은 정부와 과학자들은 잘못된 판단과 결정을 내리고, 주민들은 위험한 상황에 정든 고향을 떠나게 된다. 그러나 재난은 계속됐다. 지진과 쓰나미에 이어 방사능 누출이 발생한 것.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인재였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안전하고 청정한 에너지로 원전을 홍보하며 재난 관리의 완벽함을 자랑해온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행태를 꼬집는 사토 후토시 감독의 ‘태양의 덮개’가 상영된다. 상영에 맞춰 칸 나오토 전(前) 일본 총리가 방한해 한국 관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센난 석면 피해 배상소송(Sennan Asbestos Disaster)

하라 카즈오 | 2017 | 122분 | 다큐멘터리

센난 석면 피해자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장면. ⓒ서울환경영화제 조직위원회

센난 석면 피해 배상소송은 2005년 석면 건축자재를 제조하는 구보타 공장 노동자 79명이 사망한 ‘구보타 쇼크’로 촉발됐다. 센난 지역의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수십년전 석면공장에서 근무하면서 들이마신 석면 때문에 각종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다. 보상을 요구했지만 일본 정부는 끈질기게 피해자들을 외면했고, 참다 못한 피해자들은 거리로 나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센난 석면 피해 배상 소송’은 지난해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프 메세나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벌어진 일들을 충실히 기록했다. 이들을 10년 가까이 바라본 하라 카즈오 감독은 일본 정부의 거듭되는 외면으로 상처를 받고 분노하는 피해자들의 변화에 주목한다. 일본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며 정의를 되찾고자 하는 변호인들의 투쟁을 시간순으로 조명했다.

 

키리바시의 방주(Anote’s Ark)

마티유 리츠 | 2018 | 77분 | 다큐멘터리

해수면 상승으로 가라앉고 있는 섬 키리바시. ⓒ서울환경영화제 조직위원회

유엔의 기후변화협의회(IPCC) 보고서에 따르면 해수면 상승으로 남태평양의 일부 섬 나라는 반세기 내 지도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특히 섬나라 키리바시는 가장 높은 곳이 해발 81m에 불과해 가장 위태로운 곳 중 하나로, 이미 1999년에 2개의 섬이 사라졌다. 2014년부터 1600km이나 떨어진 피지에 745만평에 이르는 땅을 사서 수도를 옮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곧 세계 최초의 ‘기후 변화로 인한 난민국’이 될 키리바시, 국제사회의 대응이 필요한 시기다. 영화는 기후변화로 보금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주민들의 삶을 사실 그대로 담았다. 33개섬으로 이뤄진 키리바시의 아름다운 풍경과 해수면 상승 문제가 대조됨으로써 기후변화 위기가 더 극적으로 다가온다.   

 

불편한 진실 2(An Inconvenient Sequel: Truth to Power)

보니 코헨·존 쉔크 | 2017 | 98분 |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엘 고어 전 대통령은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연신 강조하고 있다. ⓒ서울환경영화제 조직위원회

전편인 ‘불편한 진실’이 기후 위기 문제를 제기한 이후, 10년 만에 제작된 후속편이다. 에너지 혁명이 얼마나 우리 실생활에 가까이 와 있는가를 보여주는 흥미진진하고 교육적인 내용이 담겼다. 영화에서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지난 10년 간의 공개 강의 및 연설을 소개하고,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기상이변과 재해의 처참한 장면을 보여준다. 청정·재생에너지 산업의 놀라운 발전과 무수한 새로운 직종의 탄생도 강조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反) 환경 행정명령’에 서명한 직후 발생한 미국인들의 충격과 공포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를 통해 왜 우리는 환경을 보호해야 하며, 정부는 친환경 정책을 강화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비포 더 플러드(Before the Flood)

피셔 스티븐스 | 2016 | 96분 | 다큐멘터리

피셔 스티븐스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함께한 작품인 비포 더 플러드. ⓒ서울환경영화제 조직위원회

다큐멘터리 ‘비포 더 플러드’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자이자 환경 운동가, UN 평화 대사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아카데미 수상 감독 피셔 스티븐스가 함께 만든 작품으로 유명하다. 디카프리오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2년간 UN 평화 대사로 활동하며 지구 온난화로 인한 환경 파괴의 심각성을 피부로 접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여정을 담았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미국, 중국, 인도 등 여러 국가를 누비며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만나는데, 인도의 한 지도자는 “전기 혜택도 못 받는 인도의 다수 국민이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하는 일을 미국 NGO가 반대하는 건 대단한 모순”이라고 비판하면서, “화석 연료에 중독되어 있고, 오랫동안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이었던 미국이 먼저 모범을 보이라”고 지적한다. 빛과 열을 원하는 개도국과 환경보호를 외치는 선진국, 이들 사이의 현실의 벽 앞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생각이 많아진다. 지구는 기울어져가는 배, 땡볕 아래 파라다이스다. 우리는 지금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영화는 관객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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