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현대차, 2년간 환경 개선 1위… SK하이닉스, 정보 공개 소극적

더나은미래, 국내 5大 기업 친환경지표 분석

연일 미세 먼지와의 전쟁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나쁜 공기 질을 가진 나라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미세 먼지는 이란성 쌍둥이”라고 말한다. 기후변화는 화석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주된 원인 물질이고, 미세 먼지도 화력발전이나 자동차 운행에서 상당 부분 기인하기 때문이다. 두 문제 모두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재생 가능 에너지 이용을 늘려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 대표 기업들은 기후변화 이슈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더나은미래는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전기·전자)와 포스코(철강), 현대자동차(자동차) 등 5곳의 친환경 데이터 지표(2015~2016년)를 분석해봤다. 기본적으로는 황산화물(SOx)·질소산화물(NOx)·분진(먼지)·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 대기 오염물질 배출량, 에너지·신재생에너지 사용량, 용수·폐수 재활용량, 온실가스 배출량, 폐기물 발생량, 폐기물 재활용량 등 11개 환경 지표를 도출해 각 기업의 개선도를 살펴봤다. 전년 대비 환경 데이터가 개선됐을 때는 2점, 악화됐을 때는 1점, 무응답에는 0점을 부여했다. 우선 1차적으로 홈페이지에 공개된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 정보(2015~2016년)를 확인했으며, 2차로 5곳 기업을 대상으로 추가 설문을 진행했다. 기업이 대외비로 공개하지 않은 부분은 ‘무응답’으로 처리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기업별 지표를 자세하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해당 표를 사용할시 출처를 밝히시고 사용해주세요. ⓒ더나은미래

◇현대차 환경 개선 1위… 신재생에너지 사용에 집중하는 삼성, LG 대기 오염물질 배출 개선돼

지난 2년간 환경 데이터가 가장 많이 개선된 기업은 현대자동차(17점)로 나타났다. 자동차 생산 대수를 494만8315대(2015년)에서 486만5500대(2016년)를 줄이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2만6000t가량 줄였다. 에너지 사용량도 400TJ(테라줄) 감소했다(5만2200TJ→5만1800TJ). 지역 사업장에 고효율 설비를 도입하면서 에너지 사용 비용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아산사업장에는 고효율 공기압축기 등을 적용하면서 연간 3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했다. 특히 용수 재활용량은 185만3000t에서 230만t으로 20%나 증가했다. 아산사업장은 공장 및 주거지역에서 발생되는 오·폐수를 무방류 시스템을 통해 사업장에서 전량 재이용했고, 재활용 시스템을 통해 공업용수 사용량을 6694t 절감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16점, 14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신재생에너지 사용량을 2015년부터 급격히 증가시켰다. 2015년 9만2060㎿h(메가와트)에서 이듬해에는 전년 대비 2배가량 증가한 18만1770㎿h를 사용했다. 시설 건립과 운영에 단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도입한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신축 건물 건립 시 신재생에너지를 일정 비율 이상 시설에 의무 도입하고, 사업장 안 가로등과 교통 시설 식당 등 지원 시설을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해 오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으로서 선도적인 수준은 아니다. 삼성전자의 신재생에너지 사용량은 전체 전력 소비량의 1% 수준. 경쟁사인 애플은 전체 전력 소비량의 96%, HP는 14%, 소니는 6%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용수 재활용량의 개선도 눈에 띈다. 2015년 4620만t, 2016년엔 전년 대비 5.2% 증가한 4860만2000t을 재활용했다. 노후 밸브 교체, 냉각탑 드레인 밸브 제어 개선 등의 일상적인 절감 활동부터 제조 공정 개선, 재활용 시스템 구축 등의 구조적 개선 활동을 통해 용수 활용을 최대화한 결과다. 반면 황산화물,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 폐수 배출량 등은 감축엔 실패했다.

LG전자는 황산화물과 분진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지표에서 개선점이 보였다. 황산화물 배출량은 2015년 46.7t에서 2016년 46.2t으로 줄었다. 분진은 2015년 42.8t, 2016년엔 30.5t으로 12.3t가량 감소했다. 무엇보다 LG전자는 같은 산업군인 삼성전자에 비해 대기 오염물질 배출량이 매우 적었다. 삼성전자의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분진 등 세 가지 오염물질의 3년 평균 배출량은 LG전자의 배출량에 비해 약 3배, 9.5배, 6.5배 많다. 수치 차이가 매우 큰 것은 휘발성유기화합물이다. 무려 4100배 차이가 났다.

배출량이 차이나는 이유는 1차적으로 각 사의 사업장 규모가 다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1개 국내 사업장과 149개의 해외 사업장을 운영하는 반면, LG전자는 국내 사업장 13개, 해외 사업장 120개로 총 37개가 적다. 또한 LG전자의 경우 대기 및 수질 오염물질 배출 기준을 법적 배출 허용 기준보다 50% 이하로 강화된 사내 정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폐수 배출량, 폐기물 발생량 등은 전년 대비 늘어났고 신재생에너지 사용량은 줄었다.

◇자원 사용량 많은 포스코, 정보 공개에 소극적인 SK하이닉스

환경 지표 개선 순위 4위인 포스코(12점)는 한마디로 ‘에너지 매머드’다. 철강 산업 특성상 사업장 크기와 규모가 어마어마하고 제조 공정에 가열 과정이 많아 에너지가 많이 사용된다(포스코는 신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묻는 설문에는 구체적 수치를 밝히지 않았다. 대신 에너지 절감 및 효율 향상, CO₂ 저감 철강 프로세스 개발 등 저탄소 혁신 기술 개발과 태양광발전, 스마트그리드, 연료전지 등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포스코는 국내 사업장 수치만 공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분진 등 대기 오염물질 배출량은 5개 기업 중 압도적인 수치로 1위를 기록했다. 철강 산업은 수많은 공정이 고온 및 고압 작업이 주로 이뤄지고, 원료의 사전 처리 공정에서 각종 유해성 가스와 분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폐수 배출량은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열을 자주 사용하는 철강업은 가열된 쇠를 식히기 위해 용수를 많이 사용하고 이외에도 공정별로 매우 다양하게 폐수가 발생된다(국립환경과학원). 이에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는 2015년부터 하수 처리수 일 8만t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공업용수로 사용하고 있고, 최종 방류수 주요 오염물질의 배출 농도를 법 기준 대비 20~80% 수준으로 관리 중이다. 그 결과 폐수 배출량은 2014년 6090만t, 2015년 5720만t, 2016년 5620만t으로 지속적으로 감축하고 있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량 지표도 개선되었는데 2016년엔 2015년보다 197만2000t(7233만9000t→7036만7000t)을 줄였다.

SK하이닉스(9점)는 무응답 지표가 가장 많아 최하위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4개의 대기 오염물질 배출량을 모두 공개하지 않았고, 신재생에너지도 사용하고 있지 않았다(대신 대기 오염물질의 농도는 공개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용수 재활용량, 폐기물 재활용량 지표에서 개선 점수를 받았다. 용수 재활용량은 2015년 1748만8000t, 2016년에는 183만7000t 늘어난 1932만5000t이었다. 폐기물 재활용량도 증가했는데 2014년 14만865t에서 2년 뒤에는 폐기물을 2만3800t 더 재활용했다. 특히 폐기물 재활용량의 증가는 전자전기산업군에 속하는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휴대폰, IT 기기 등 수명이 짧은 전자기기를 생산하는 전자전기업 특성상 폐제품이 많이 나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경하·박민영·박혜연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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