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혁신 기업과 기술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 지난달 초 제주에서 열린 ‘D3임팩트 나이츠(D3 Impact Nights)’에는 혁신적인 기업가가 다수 초대됐다. ‘임팩트 투자가 바꾸는 세상’ 두 번째 이야기는 기술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기업가 3인 인터뷰다. 개별 기사 전문은 ‘더나은미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편집자
◇에누마, 누구나 배울 수 있는 플랫폼
교육 기회 제한된 아이들에게 기초 역량 스스로 학습하게 도와
2013년 6월, 에누마(Enuma)에서 출시한 ‘토도수학’은 영·유아 교육 분야 애플리케이션(앱) 세계시장을 휩쓸었다. 서비스 1년 만에 다운로드 150만건을 기록했고, 앱스토어 교육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미국 내 학교 1300곳에서는 토도수학을 학습 도구로 활용하고, 애플은 22개 국가 자사 매장 제품에 토도수학을 깔았다. ‘장애 아이들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앱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해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둔 셈.
그러나 이수인 에누마 대표는 더 큰 그림을 그린다. 에누마는 ‘토도스쿨’이라는 앱으로 세계 최대 규모 비영리 벤처재단 ‘엑스프라이즈 재단(X PRIZE Foundation)’과 유네스코·유엔세계식량계획이 협력해 진행하는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Global Learning X PRIZE)’에 참여했다. 학교 교육 기회가 제한된 개발도상국 아이들이 기초적인 읽기, 쓰기, 셈을 학습할 수 있게 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으로 총 1500만달러(약 180억원) 상금이 걸린 공모전이다.
“전 세계 2억5000만명 문맹자 중 1억9000만명이 학교에 다녀요. 학교에 다니는데 왜 글을 모르는 걸까요. 일곱 살이 된다고 모두가 일곱 살 커리큘럼을 소화할 준비가 되는 건 아니거든요. 숫자 개념 하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수많은 사전 단계가 필요해요. 토도수학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답을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지난 11월부터는 개발한 시제품으로 3주에 걸쳐 현지 효과성 테스트도 진행했다. 코이카의 CTS(기술기반혁신) 프로그램 2차 수혜자로 선정돼 굿네이버 탄자니아와 파트너십을 맺고 현지 테스트를 한 것. 토도수학 커리큘럼에 스와힐리어, 영어 등 다른 기능도 추가했다. 기존 앱에서 사용했던 알록달록한 캐릭터는 아이들이 쉽게 볼 수 있는 곤충이나 식물 등으로 대체했다. 화면에 기어 다니는 개미를 만지면서 숫자를 세고, 나뭇잎을 따라 스와힐리어 알파벳을 그려보는 식. 내년 1월 최종 제품을 제출하고 난 뒤, 준결승과 결승을 거친다. 2년에 걸친 현장 테스트 이후 2019년 4월 최종 우승팀이 선발된다. “좋은 학습 플랫폼을 만들어 모든 아이들에게 같은 기회를 줬으면 좋겠습니다.” 기사 전문(http://futurechosun.com/archives/18689)
◇레이버 보이시스(Labor Voices), 생산 현장을 바꾸다
노동자가 직접 익명으로 전화, 의견 전해
지금까지 1만4000명 참여해 의류 공장 330곳 평가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임팩트 기업 ‘레이버 보이시스(Labor Voices)’에서 야심 찬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 초, 공장 직원들에게 직접 정보를 취합해 공개하는 플랫폼인 ‘심포니(Symphony)’를 선보인 것. 콜 길(Kohl Gill) 창립자는 ‘심포니’를 통해 아쇼카 펠로로도 선정됐다.
“내부 직원들이 익명으로 회사를 평가하는 ‘글래스도어(Glassdoor)’같은 서비스가 있잖아요. ‘심포니(Symphony)’는 의류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직접 정보를 취합합니다. 어떤 기업 제품을 생산하는지, 임금수준·근로 환경, 성희롱이나 아동 노동 활용 여부는 어떤지 등 상세한 정보를 들을 수 있어요. 이 정보가 쌓이면 각 공장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고, 공장 간 순위도 매겨집니다.”
‘심포니’로 전화를 걸면 자동응답 시스템으로 연결된다. 공장 상황에 대해 익명으로 응답하면 원하는 정보도 무료로 얻을 수 있다. 지난 12개월간, 방글라데시와 터키 내 1만4000여명의 공장 근로자들에게 의류 공장 330곳에 대한 정보가 모였다. 이렇게 취합한 공장 정보는 다국적 기업이나 공장에 ‘구독’ 방식으로 판매하고, 일정 기간 이후에는 무료로 배포한다. 모든 공장의 실태가 대중에게 낱낱이 공개되는 것이다. 기사 전문(http://futurechosun.com/archives/18685)
◇케어엔엑스(CareNX), 진단 도구로 ‘고위험 임신부’ 즉시 진단
위험도에 따라 앱으로 결과 확인, 시기 따라 필요한 정보 제공도
지난 한 해, 인도에서 임신이나 출산과 관련해 죽은 여성은 4만5000명 이상. 조금만 일찍 손을 썼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던 죽음이다. 산타누 파탁(Shatanu Pathak) 케어엔엑스(CareNX) 공동창업자는 그의 동료와 함께 기업 ‘케어앤엑스 이노베이션(CareNX Innovation)’을 설립했다.
비영리단체나 병원과 협력해 시골과 집 곳곳을 찾아가는 ‘건강관리사’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이들이 들고 다니며 산모를 진단할 수 있는 ‘케어마더(CareMather)’ 진단 도구도 개발했다. 임신부를 진단하는 즉시, 앱으로 결과가 확인 가능하다. 고위험 임신부일 경우 그 즉시 알림이 울린다. 의사와도 연결해 위험할 경우 병원으로 호송하거나, 임신 시기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는 “기존 시스템에 비해 고위험군 임신부를 33% 이상 판명한다”고 했다. 기사 전문(http://futurechosun.com/archives/18692)
서귀포=주선영 더나은미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