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나은미래를 남기는 사람들
“슬픔을 나눔으로”…22세 청년이 남긴 따뜻한 유산

유산기부 당사자 인터뷰 <2> 고(故) 김지환 청년 유가족 남희경 씨조의금에서 시작된 나눔…추모기부, 일상 속으로 들어온 유산기부 “추모기부는 슬픔을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승화시키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22세의 나이에 공군 복무 중 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故) 김지환 씨의 가족은 고인을 기억하는 방식으로 ‘기부’를 택했다. 지환 씨의 장례식에는 약 500명이 찾았다. 친구와 부대 동료, 자녀를 군에 보낸 부모 모임까지 가족이 알지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유가족은 “조의금을 받을 생각이 없었지만 경황이 없었고, 나중에 확인해보니 모르는 분들만 200명이 넘었다”고 전했다. 결국 유가족은 평소 후원을 이어오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조의금을 기부하기로 했다. 이른바 ‘추모기부’다. 추모기부란 세상을 떠난 이의 삶과 뜻을 기리기 위해 유가족이나 지인이 고인의 이름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비영리단체들은 이 같은 추모기부를 넓은 의미에서 ‘유산기부’의 일환이자 중요한 마중물로 보고 있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애도의 시기에 고인을 대신해 나눔을 실천해 본 경험이 죽음과 기부에 대한 심리적 문턱을 낮춰주고, 나아가 남겨진 이들이 훗날 자신의 생애 끝자락에서 유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결정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부 절차는 지환 씨의 이모 남희경 씨가 맡았다. 그는 이번 결정이 갑작스럽게 내려진 선택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희경 씨 남매는 부모의 영향으로 평소에도 봉사와 후원을 이어왔고, 지환 씨 역시 용돈 일부를 기부하거나 저소득층 아동 대상 영어 교육 봉사에 참여해 왔다. 희경 씨는 “지환이는 어릴 때부터 주변을 살피고 남을 먼저 생각하는

상속 후 남은 자산, 투자 노하우 접목해 ‘펀드’로 128억 기부

유산기부 당사자 인터뷰 <1> 권준하·조강순 부부원금은 남기고 수익은 기부…펀드로 구현한 유산기부 모델 “내 펀드도 ‘유산’으로 기부할 수는 없을까. 수익이 나면 기부금이 마르지 않고 계속 불어날 텐데.” 유산을 사회에 남기는 ‘유산기부’의 방식은 다양하다. 현금이나 부동산을 맡기는 전통적 방식부터 보험금 수익자 지정, 신탁 활용까지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자신의 유산을 ‘펀드’로 남기기로 한 이들이 있다. 권준하 신익산화물터미널 대표(82)와 조강순 후원자(81) 부부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사업을 이어온 권 대표는 지난 30년간 펀드 투자를 통해 자산을 일궈온 베테랑 투자자다. 장기간 시장을 경험하며 자신만의 투자 기준을 쌓아온 그는 펀드 투자를 통해 사업 못지않은 성과를 거뒀고, 자녀들에게 자산을 안정적으로 이전하는 상속 과정도 마칠 수 있었다. 그 곁에는 약학을 전공하고 평생 남편의 든든한 파트너로 함께해온 아내 조강순 여사가 있다. 이들에게 펀드 투자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자산을 지키고 키워 다음 세대로 이어온 ‘또 하나의 사업’이었다. ◇ 투자 전문성이 담긴 ‘펀드’를 사회에 남긴다면 이들의 기부는 2013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 소사이어티’에 전국 최초로 부부가 함께 가입하면서 시작됐다.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자산가들의 삶에 감명받은 권 대표의 결단과, “편안하게 살아온 삶에 대한 감사함을 사회에 돌려주고 싶다”는 조 여사의 뜻이 맞닿은 결과였다. 부부는 자녀와 손주들에게 충분한 자산을 물려주며 상속 문제를 먼저 매듭지었다. 권 대표는 “자녀들에게 미리 증여를 마쳤기에 유산 기부에 대한 이견은 없었다”며 “오히려 판단력이 있을 때 빨리 정리하는 것이 자식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