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아동
[세상은 여전히 따뜻한 法] 법의 사각지대에 선 사람들을 위하여

우연한 기회로 공익위원회 소속이 되어 활동을 시작한 지 어느덧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혼 및 가사사건을 수행하며 자연스럽게 가정폭력 피해자, 위기 아동·청소년 등 법의 보호가 절실한 이들을 접하게 되었다. 사건들을 경험할수록 반복해서 마주하게 되는 사실이 있다.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일수록 법의 도움이 더욱 절실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들은 법에 가장 늦게 도달한다는 점이다. 가정폭력 피해자 상담 과정에서 한 피해자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남편이 몸만 나가라고 하는데, 정말 그래야 하나요?” 짧은 질문이었지만, 그 안에는 단순한 법률 문제를 넘어선, 오랜 시간 누적된 두려움과 무력감이 담겨 있었다. 현행법상 재산분할을 통한 보호장치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피해자는 자신이 그러한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낯설어하고 있었다. 결국 법률 지원은 단순히 법률을 해석하고 설명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의 삶을 지킬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기도 하다. 또 다른 사건에서는 미성년 남매가 어머니의 카드 빚으로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면서, 아이들의 주거 안정과 재산 보호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아이들은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주택에서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으나, 어머니의 채무로 인해 지분이 경매에 넘어갔고, 이후 경락인이 공유물분할소송을 제기하면서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소송 과정에서 현물분할 원칙이라는 법리를 강조하는 한편, 미성년자의 생활 기반과 주거 안정이라는 가치 역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을 함께 주장했다. 다행히 아이들의 지분 상당액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그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아이들은

“수용자 자녀 1만3000명… 미취학 아동만 24%” 위기 아동 지원 대책 절실

사각지대 해법찾기 [수용자 자녀]<3> 위기 수용자 자녀 지원 제도 간담회 국내 수용자들의 미성년 자녀가 1만3000명에 달하며, 이 중 6세 이하 미취학 아동이 24.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위기 수용자 자녀 지원 제도 간담회’에서 법무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미성년 자녀가 있는 수용자 수는 8267명, 이들의 자녀는 1만2791명이었다. 이 중 6세 이하 미취학 아동은 3093명(24.2%), 7~12세는 4889명(38.2%)에 달했다. ◇ 부모가 양육하지 않는 18%…‘지원 사각지대’ 수용자 중 72.3%는 입소 전 자녀와 함께 생활했지만, 입소 후에는 66.5%(5497명)가 자녀와 직접 만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돼 심각한 단절 상황을 드러냈다. 또한 수용자 중 82.3%는 자녀를 부 또는 모가 양육하고 있지만, 약 18%는 제대로 된 양육 환경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15.4%는 조부모, 배우자의 형제자매, 위탁시설 등에서 보호받고 있었으며, 나머지 2.3%는 지인이 돌보거나 혼자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양육자가 아예 파악되지 않는 이들도 있었다. 강정은 공익법단체 두루 변호사는 “2.3%는 국가의 아동 보호체계에서 소외된 사례”라며 “이 비율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민간 기부 100% 의존한 지원… 안정적 재원 필요해 이지선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세움 연구소장)는 2015~2022년까지 세움이 수용자 자녀를 지원한 활동의 사회적 가치를 환산한 데이터를 제시하며 제도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세움 지원 사업의 사회적 가치는 ▲아동청소년 심리 정서 문제 발생 억제 1억9243만 원 ▲수용자

광주광역시의 한 산부인과에 신생아들이 누워있다. /조선DB
‘임시번호’만 있는 영아도 위기아동 발굴 대상에 포함한다

출생신고 기록이 없는 아동이 정부의 위기아동 발굴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시행령이 개정된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조치는 태어난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생사가 불분명한 ‘그림자 아동’을 찾기 위해 시행됐다. 감사원은 지난달 보건복지부 정기감사에서 2015~2022년생 중 출생 미등록 아동 2236명을 발견했다. 보건복지부는 경찰, 지방자치단체와 이들의 행방을 확인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기 수원시 소재 아파트에서 냉장고에 보관된 아동 시신이 발견되는 되는 등 영아 살해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나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정부는 현재 ‘e아동행복지원사업’을 통해 학대 위기아동을 발굴, 조사하고 있다. 필수예방접종 미접종, 아동수당 미지급, 어린이집·유치원 출석 월 6일 미만 아동 등이 대상이다. 이번 개정령안은 ‘예방접종통합관리시스템에 등록된 아동 중 임시신생아번호, 임시관리번호로 남아있는 아동과 그 아동의 보호자 정보’를 발굴 대상으로 추가했다. 임시신생아번호는 출생 후 1개월 이내에 예방접종의 기록 관리, 비용 상환을 위해 의료기관에서 발급하는 번호다. 출생신고 후 임시신생아번호는 주민등록번호로 통합된다. 임시관리번호는 출생신고가 1개월 이상 지연되는 상황 등으로 인해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경우 예방접종력 관리를 위해 보건소에서 발급한다. 이 번호도 출생신고 후에는 주민등록번호로 통합된다. 두 번호 모두 출생등록 후에는 주민등록번호로 통합되기 때문에, 이 번호가 남아있다는 건 출생신고가 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예방접종 미접종 아동 등의 정보를 입수해 학대 위기아동을 발굴·조사하는 ‘e아동행복지원사업’을 운영 중이지만, 주민등록번호 없이 의료기관 등에서 발급한 임시신생아번호만 있는 아동은 법적 근거

[기부 그 후] 승리의 행복을 지켜주세요

“숫자… 못 읽어요.” 승리(가명)가 처음 경천공간에 왔던 날, 아이는 마치 영화 ‘늑대소년’의 주인공 같았습니다. 9살이 될 때까지 정서적 문제를 가진 부모님 밑에서 제대로 된 교육과 돌봄을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교에 다닌 적이 없어 글과 숫자를 몰랐고, 낯선 사람이 말을 걸면 작은 어깨를 움츠리기만 했습니다. 영양부족으로 치아 건강과 시력에 이상이 생겼고, 어렸을 적 발병한 폐렴은 재발을 반복했습니다. 제대로 된 먹을 것, 입을 것 하나 갖춰지지 않는 환경에서 긴급 분리된 승리. 경천공간 선생님들은 승리의 회복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또래보다 늦은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쇠약해진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치료과정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경천공간 선생님들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상황. 선생님들은 네이버 해피빈 모금을 통해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승리의 교육비와 의료비 마련이 주목적이었습니다. 경천공간에서 승리를 위해 정한 목표 모금액은 440만원. 해피빈을 통해 승리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많은 분들이 마음을 모아주었습니다. 특히 신한은행 임직원들은 승리의 사연을 듣고 목표액을 넘어서 추가 기부금을 보내주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모인 금액은 약 774만원. 네티즌이 모아준 십시일반의 응원과, 신한은행 임직원의 도움으로 예상 수준을 훨씬 웃도는 치료비용도 무사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승리의 소식을 들은 약사 선생님은 직접 승리에게 필요한 영양제까지 보내주셨습니다. 모금 이후, 승리는 눈에 띄게 건강해졌습니다. 반 공기도 채 삼키지 못하던 승리는 이제 밥 세 그릇을 거뜬히 비워낼 정도로 식사량이 늘었습니다. 여덟 살 동생들 사이에서 머리 하나 불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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