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 샤피로
루스 샤피로 캡스 대표가 DGI 2024 발표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아름다운재단
“정부와 공익단체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효율적 방법을 모색하는 파트너”

[인터뷰] 루스 샤피로 캡스(CAPS) 대표 수학시험의 주관식 문제는 답을 틀려도 풀이 과정이 맞으면 부분 점수를 받는다. 결과만큼 결과를 끌어낸 과정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기부도 마찬가지다. 매년 한국의 기부 순위가 발표되고 기부가 저조하다는 말들이 오가지만, 정작 그 이유는 알쏭달쏭하다. 아시아 필란트로피 소사이어티 센터(Center for Asian Philanthropy and Society, 이하 캡스)가 기부 환경에 대한 연구 과정에서 ‘왜’에 집중하며, 기부 통계 이면의 ‘맥락’을 짚어내는 이유다. 범위도 아시아로 좁혔다.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서구 사회와는 기부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캡스는 2018년부터 공익활동평가지수인 Doing Good Index(이하 DGI)를 통해 아시아의 기부 여건을 분석하고 있다. 어떤 아시아 국가가 기부를 비롯한 공익 활동을 하기 얼마나 좋은지, 인프라와 제도가 부족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캡스의 루스 샤피로(Ruth A. Shapiro) 대표는 아시아 내 주요 기업인들의 모임인 ‘아시아 비즈니스 위원회’에서 10여 년간 사무총장을 역임한 인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전문가다. ‘기업은 왜 더 많이 기부하지 않는가’라는 고민은 아시아의 전반적인 기부 환경에 대한 연구까지 이어졌다. 낮은 신뢰 문제를 해결해야, 더 많은 민간의 자산이 투입될 수 있다고 봤다. 지난달 28일,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용산구 아메리칸디플로머시하우스에서 세미나를 열고 캡스의 2024년도 DGI 결과를 공유했다. 이번이 네 번째 조사 결과 발표다. 세미나 참석차 한국을 찾은 샤피로 대표에게 현시점에 진단하는 한국 기부 환경과 미래에 대해 물었다. 꾸준한 사회적 기업의 성장, 여전히 답답한 규제 샤피로 대표는 2017년, 2018년 더나은미래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사회적

‘환경과 생태계 DGI 2024’ 세미나에서 루스 샤피로 캡스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아름다운재단
“한국은 아시아에서 공익활동 하기 좋은 나라일까?”

비영리 섹터의 환경과 생태계 DGI 2024 한국은 공익활동을 하기 좋은 나라일까? 비영리 조직이 일하기 좋은 환경 정도를 분석하는 지수인 ‘Doing Good Index(이하 DGI) 2024’의 결과가 발표됐다. 6월 28일 서울 용산구 아메리칸디플로머시하우스에서 ‘환경과 생태계 DGI 2024’ 세미나가 열렸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주최하고 주한미국대사관이 후원한 이번 세미나는 공익활동평가지수인 DGI의 2024년도 결과를 공유하고, 한국의 공익활동 환경의 발전 방향을 함께 토론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는 비영리 조직 및 학계 관계자 70여 명이 함께하고, 영어-한국어 동시통역이 제공됐다. DGI는 아시아 국가들이 얼마나 공익활동을 하기 좋은 환경인지 조사하고 비교하는 연구다. 아시아 필란트로피 소사이이어티 센터(Center for Asian Philanthropy and Society, 이하 캡스)가 격년으로 진행하며, 정부 규제, 세금 및 재정 정책, 정부 조달, 공익 생태계 총 4개 분야를 살펴본다. 이번 조사는 17개국의 2183개 사회공익단체(Social Delivery Organization·이하 SDO)를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분석했다. DGI는 아시아의 많은 NGO가 실제로는 정부의 영향을 크게 받는 점을 고려하여, NGO 대신 사회공익단체(SDO)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DGI는 각 국가가 공익활동을 수행하기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평가하여 4개 그룹으로 분류한다. 한국은 두 번째 그룹인 ‘Doing Better’에 속했다. 루스 샤피로 캡스 대표는 DGI의 목적이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 보여주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캡스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은 2030년까지 SDGs(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 중 단 하나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샤피로 대표는 “목표 달성을 위해 더 많은 자선활동과 기업의 사회공헌을 독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비영리기관 믿을 수 없어… 자산가·기업, 기부 안 늘린다

루스 샤피로 아시아 필란트로피전문 연구센터 대표 “지난 20여 년간 아시아 내 고액 자산가나 기업가들을 많이 만났다. ‘왜 더 많이 기부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국적 상관없이 돌아오는 답이 똑같았다. 자국 내 비영리단체를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비영리단체에 대한 신뢰가 매우 낮다. 민간 기부를 촉진하기 위해선 낮은 신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봤다. 아시아 필란트로피 연구가 그 시작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루스 샤피로〈사진〉 ‘아시아 필란트로피 소사이어티 센터(Centre for Asian Philanthropy and Society, 이하 CAPS)‘ 대표의 말이다. 2013년 설립된 CAPS는 아시아 내 필란트로피(자선) 정책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내년 1월, 한국·일본·중국·인도 등 아시아 15국 기부 문화 제도와 환경을 비교한 연구 ‘공익활동 환경평가지수(Doing Good Index)’ 발표도 앞두고 있다. CAPS를 설립한 샤피로 대표는 1997년에 아시아 내 주요 기업인들의 모임인 ‘아시아 비즈니스 위원회’를 설립하고 10여 년간 사무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아시아 내 기업 고위 네트워크를 이끌었던 ‘기업통(通)’이 ‘필란트로피 전문 연구기관’을 설립한 이유가 뭘까. 지난 7일, 아름다운재단 기빙코리아 기조 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그에게 아시아 필란트로피의 특성에 대해 물었다. ―10년 가까이 아시아 내 기업가 네트워크를 이끌었는데, 아시아 ‘필란트로피’ 전문 연구기관을 설립한 이유가 궁금하다. “두 조직 모두 비슷한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만들었다. 아시아 비즈니스 위원회를 설립했던 1997년은 외환 위기가 일어났던 해였다. 대량 해고, 실업 등 사회문제가 떠올랐고, 아시아 각국에서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기업들을 모아 사회적인 역할을 논의하기 위해 만든 네트워크 조직이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