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주민 모두 생각하는 여행 만듭니다

[레벨up로컬] 윤순희 제주생태관광 대표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98%나 떨어졌어요. 손도 못 썼죠.”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제주로 여행객이 몰린다는 소리가 심상찮게 들린다. 제주 여행객 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다. 그렇다고 이 상황이 여행사에 호재로 작용하진 않았다. ‘언택트 관광’이 대세가 되면서 여행사를 거치지 않고 개별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제주 공정여행의 ‘대모(代母)’로 불리는 윤순희(52) 제주생태관광 대표도 “여전히 어렵다”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 지난 8일 전화 인터뷰로 만난 윤 대표는 “매출은 줄었지만 언택트 흐름에 맞춘 새 상품을 기획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며 “지금은 위기를 밑거름 삼아 보다 단단해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소규모 여행으로 위기 극복 노력 제주 지역에서 제주생태관광은 상징적인 회사다. 제주참여연대 출신인 윤순희 대표를 비롯해 6명의 환경운동가가 의기투합해 만든 공정여행 사회적기업이다. 올해로 설립 18년째. 제주는 물론 국내 공정여행 1세대로 불렸다. 하지만 이들도 코로나19 상황에선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주민과 교류하는 단체 관광 상품을 내세워온 제주생태관광의 타격은 극심했다. 2019년 한 해만 해도 62개 기업, 1860명이 제주생태관광을 통해 제주 여행을 다녀갔지만, 지난해는 발길이 뚝 끊겼다. “우리 여행의 콘셉트는 분명해요. 단순히 사진만 찍고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주민들의 해설을 들으면서 배움을 얻는 거죠. 그런데 언택트에는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최근 들어 조금씩 활로를 찾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우연이었다. 2년 전부터 시범 사업으로 진행해온 ‘소규모 자연 체험 여행’ 상품이 코로나 이후 갑자기 주목받기 시작했다. 제주생태관광에서

“주민 삶 지키면서 외지인 껴안는 마을 만들고 싶어”

[레벨up로컬] 서정영 남쪽바다여행제작소 총괄책임 주민과 상생하는 숙박·여행 프로젝트 지역 농산품으로 마을 식당 운영 예정 “참 아름답지요?” 지난달 13일 경남 거제 칠천도. 이곳에서 주민공정여행사를 운영하는 서정영(39) 총괄책임은 기자에게 대뜸 “동네부터 한 바퀴 걷자”고 했다. 그는 지난 2019년 ‘남쪽바다여행제작소’를 설립해 지역 주민과 상생하는 숙박·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을 보고 나면 제가 왜 이 촌에서 이 일을 하는지 이해가 갈 겁니다(웃음). 따라오세요.” 칠천도의 풍광은 눈부셨다. 넓고 잔잔한 바다와 울창한 숲, 새하얀 백사장. 해안선 너머에선 다도해의 작은 섬들이 푸른 빛으로 반짝거리고 있었다. 시선 닿는 모든 곳의 역사를 읊던 서정영씨가 “소중한 자연과 역사가 있는 이 섬의 풍경과 주민들의 삶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 칠천도엔 80대 어르신들만 남았어요. 펜션과 카페는 계속 생기지만 다 외지인이 세운 거라서 주민에게 돌아오는 이득은 없죠. 오히려 높은 건물이 좋은 풍광은 가리고 주차난에 소음, 쓰레기 문제만 늘어나니 주민들 불만이 많아요. 한 마을은 아예 ‘외지인 출입 금지’를 걸어놨습니다. 이 마을을 알리면서도 자연과 사람들을 지킬 방법을 찾고 있어요.” 그는 칠천도에서 나고 자랐다. 어릴 적 친구들은 모두 고향을 떠났다. 그도 한때 도시에서 살았다. 거제 본섬에서 대기업을 다녔다. “부모님이 계속 칠천도에 사셨으니 자주 들여다봤는데, 섬이 쇠락하는 게 눈에 보였어요. 정말 이상한 일 아닌가요? 거제가 세계를 누비는 배를 만들어 우리나라 경제를 키운 도시로 알려지는 동안 정작 풍요롭고 아름다웠던 어촌 마을은 텅텅 비어갔으니까요.” 처음엔 부모님이 운영하던 펜션을 도와드리는

지역 살리는 착한 여행, 하동으로 ‘놀루와’~

[레벨up로컬] 조문환 주민공정여행 놀루와 대표 茶 유명한 하동에 터 잡은 예비 사회적기업 시음 세트 빌려주는 ‘차마실’, SNS서 인기 수익은 다원과 정확히 반반 나누며 ‘상생’ 어르신들의 굿즈·마을호텔 기대해주세요 경남 하동은 예부터 차(茶) 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하동읍에는 다원이 줄지어 늘어서 있고, 손님이 오면 차부터 대접하는 문화가 있다. 차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원래 하동이 유명했지만, 올해 초부터 2030 젊은 층 사이에서도 “하동에선 차를 마셔야 한다”는 유행이 퍼졌다. SNS를 통해 소문난 ‘차마실’ 프로그램 덕분이다. 차마실은 하동 악양면에 있는 예비 사회적기업 ‘놀루와’가 지난 5월 내놓은 여행 상품. 여행객에게 차와 다기(茶器), 다식(茶食)이 포함된 차 시음 세트를 대여해준다. 차마실을 예약한 손님은 지정된 다원에서 다기 세트를 빌리고 원하는 곳에서 차를 즐기면 된다. 차마실 프로그램의 가장 특별한 점은 ‘운영 방식’에 있다. 일반적으로는 여행사가 개발한 상품 수익 대부분이 여행사로 돌아가지만, 차마실은 다르다. 차마실 키트를 개발하고 예약 등 사무 업무를 담당하는 ‘놀루와’가 절반, 손님을 받는 지역의 다원이 절반. 수익을 정확히 1대1로 나눈다. 지난 12일 놀루와 사무실에서 만난 조문환(58) 대표는 “놀루와는 ‘여행을 통해 지역을 살리겠다’는 뜻으로 시작한 ‘주민 공정 여행사’”라며 “여행에서 나오는 수익을 지역에 흩뿌려서 지역민들이 함께 잘사는 게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지역과 상생하는 소규모 여행, 코로나에도 인기 놀루와는 ‘협동조합형 기업’이다. 실무진 다섯 명과 조합원 8명이 꾸리고 있다. 하동에서 나고 자라 악양면장까지 지낸 공무원 출신 조문환 대표가 지난 2018년 설립했다. 조 대표는 “이대로

자아 찾으려는 엄마들의 ‘참고서’가 되고 싶어요

[레벨up로컬] 정유미 소셜벤처 ‘포포포’ 대표 잘나가던 8년 차 잡지 에디터에게 경력 단절은 갑자기 찾아왔다. 정유미(35)씨는 지난 2016년 되던 해 임신을 하면서 일을 그만두게 됐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그와 경북 포항에 사는 남편은 줄곧 주말 부부로 지냈지만 아이가 생긴 뒤 포항으로 내려갔다. 아이의 탄생은 축복이었지만 ‘정유미 에디터’라는 이름의 종말이기도 했다. 4년이 지난 지금, 그는 다시 이름 석 자로 자신을 소개하는 일이 많아졌다. ‘소셜벤처 포포포 대표 정유미’라는 명함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그는 “포포포에는 지난 시간 경력 단절 여성으로 살면서 고민한 것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했다. 포포포는 엄마이면서 자신의 일과 자아를 가진 사람으로 살기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잡지와 그림책에 담아내는 소셜벤처다. “서울 토박이였던 제게는 다소 보수적인 포항의 문화가 낯설었어요. 아는 사람도 없었고 종일 아이만 들여다보면서 지내다 보니 문득 내가 결혼 이주 여성과 다를 바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포항에 결혼 이주 여성이 많거든요. 내가 이 정도인데 그들은 얼마나 외로울까 싶어서 직접 찾아나섰어요. 동네 책방에 결혼 이주 여성들을 모아 잡지 만들기, 그림책 만들기 프로그램을 시작했죠.” 지난해 4월 ‘포포포’를 설립한 그는 지난 1월부터는 계간지 ‘포포포매거진’을 발행하고 있다. 포포포는 ‘잠재력이 있는 사람들을 연결한다(Connecting people with possible possibilities)’는 뜻이다. 정 대표는 “엄마라는 이유로 희생하며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엄마라는 정체성을 긍정적으로 끌어안고 자신의 삶을 일궈가는 모든 사람을 이어내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매거진에는 일과

″지역 공동체가 살아야 장애인도 산다”

[레벨up로컬] 사회적협동조합 ‘파파스윌’의 엄선덕 이사장 ‘파파스윌’은 2015년 경기 김포 양촌읍에 설립된 사회적협동조합이다. 발달장애인 직업훈련과 일자리 제공을 목표로 설립된 단체지만, 장애인을 위한 일만 하는 건 아니다. 지역사회 소외계층,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소상공인들과 협력하고 나누며 지역 공동체를 살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5일 파파스윌이 운영하는 카페 ‘달꿈’에서 만난 엄선덕(57) 이사장은 “지역 공동체가 살아야 장애인도 산다”고 했다. “‘조금은 다르고 약한 사람들‘을 포용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게 중요해요. 그래야 장애인도 그 안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어요. 우리가 지역사회 이주민, 협동조합, 사회적기업들과 연대하는 이유입니다.” 장애인이 존중받는 공동체를 꿈꾸다 파파스윌은 발달장애인 자조 모임에서 시작됐다. 중증 지체·지적장애인 아들이 있는 엄선덕 이사장은 특수학교 하나 없는 김포의 현실을 고민하다 답답한 마음에 다른 장애인 당사자, 부모들과 모임을 시작했다. “자조 모임에서 가장 먼저 기획한 건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조력자 아카데미’였어요. ‘조력자’는 장애인의 가족과 주민을 뜻합니다. 장애인도 주체적인 의지와 욕구가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그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아카데미였는데 지역 사회에서 반응이 뜨거웠어요.” 자조 모임 부모들은 차근차근 성장하는 자녀들을 보며 다른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2016년 사회적협동조합으로 법인 등록을 한 뒤 발달장애 청년들의 직업훈련을 시작했다. ‘민들레와 달팽이’라는 이름의 카페를 열어 바리스타 교육, 디저트 만들기, 손님 응대하기 등 장애 정도에 따른 직업훈련을 진행했다. 이어 ‘빼무락’이라는 공방을 열어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참여하는 목공예, 비누 공예, 도예 강좌를 운영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김포시청에 직영 카페를 하나 더 냈다.

“이동 약자 발목 잡는 건, 장애 아닌 사회적 무관심”

[레벨up로컬] ‘이유 사회적협동조합’ 양윤정·최재영 부부 장애인 콜택시 배차 ‘하늘의 별 따기’ 지체장애인 어머니 보고 사업 결심해 복지관 소유 장애인용 車 통합 관리 배차 효율 높여…내년 전국 확산 목표 모두가 이동할 수 있는 사회 만들고파 사회적협동조합 ‘이유’는 어머니의 한숨에서 시작됐다. 지체장애인인 어머니는 늘 “장애인 콜택시는 타기도 너무 어렵고 불편하다”고 하소연했다. 딸과 사위는 현실을 들여다보고 깜짝 놀랐다. 오후 8시에 차를 불렀는데 차가 다음 날 새벽 4시에 오기도 하고, 시 경계를 벗어날 때마다 새로운 택시를 잡아타야 해 부산에서 차로 15분 거리 울산에 가는 데 세 시간이나 걸렸다. 공무원을 찾아가 이런 상황을 설명해봤지만 “이 정도도 고마운 줄 알라”는 핀잔이 돌아왔다. 딸과 사위는 결국 회사를 차리기로 했다. 양윤정·최재영 부부는 하던 일을 접고 지난 2018년 10월 ‘이동 약자 승차 공유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부산 해운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만난 양윤정 이사장과 최재영 이사는 “사회적 약자에게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겠다는 뜻으로 협동조합 이름도 ‘이유’라고 지었다”고 설명했다. 공유로 모두가 이동할 수 있는 세상 만든다 이들이 내건 모델은 ‘데이터 기반 승차 공유 플랫폼’이다. 구조는 단순하다. 지역 내 복지관 소속 장애인용 차량을 통합 관리해 차를 호출하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차량이 배차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양윤정 이사장은 “공공이 콜택시를 늘리고 배차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수십억원이 드니, 개별 장애인 복지기관이 소유한 장애인용 차량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애인 차량 한 대의 하루

‘우리마을 레벨업 프로젝트’ 참가 단체 모집

지역사회 문제, 주민 스스로 해결하도록 도와드립니다 한국타이어나눔재단·굿네이버스·더나은미래 공동 진행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이 주민 스스로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2020 드림위드 우리마을 레벨업(LEVEL UP) 프로젝트’ 참가 단체를 모집한다. 드림위드는 한국타이어나눔재단과 굿네이버스, 더나은미래가 함께 진행하는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 사업으로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설루션을 제안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 나눔 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역사회 현안을 해결하는 사업을 수행 중인 지역공동체는 모두 신청 가능하다. 단, 단체 구성원이 10인 미만일 경우에는 100% 지역주민(기초지방자치단체 기준) 이어야 하며, 10인 이상일 경우에는 지역주민 비율이 70%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비영리민간단체, 비영리법인, 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사회적기업, 예비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 육성사업인 경우 우대한다. 또 단체 구성원 가운데 대통령령이 정한 취약계층 비율이 30% 이상인 곳에는 가산점을 부여한다. 지원 분야는 두 가지로 나뉜다. ‘주민참여형’은 지역사회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주민이 주도적으로 조직해 활동하는 단체를 대상으로 한다. ‘이익환원형’은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공동체로 재분배하거나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지원 단체 선정은 서류 심사와 현장 실사를 통해 결정된다. 주민참여형은 기관당 최대 700만원, 이익환원형은 기관당 최대 1000만원의 활동비를 지원하고, 성장 단계별 조언 서비스도 지원한다. 사업 기간은 4월부터 12월까지 총 9개월이며, 접수 기간은 오는 14일부터 3월 5일이다. 자세한 내용은 드림위드 홈페이지(dreamwith.gni.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 Copyrights ⓒ 더나은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