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지난 6월 파키스탄 남부 지역에서 여성들이 물을 긷기 위해 연못으로 향하고 있다. 거주지에 있던 급수장은 지난해 발생한 홍수로 소실됐다. /유니세프
유니세프 “남부아시아 아동 76%, 극한 고온 시달린다”

인도, 파키스탄 등 남부아시아 국가에 거주하는 아동 약 4억6000만명은 극한 고온에 노출된 채 연간 83일 이상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 시각) 유니세프는 “남부아시아 지역 18세 미만 아동 중 76%가 심각한 고온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는 전 세계 비율인 32%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여기서 극한 고온 일수의 기준은 최고 기온이 35도가 넘는 날이다. 유니세프가 2021년 발표한 ‘아동기후위험지수’(CCRI)에 따르면 ▲인도 ▲몰디브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아프가니스탄 등 남부아시아 5국은 최고 위험 등급인 ‘매우 위험한 국가’에 해당한다. CCRI는 유니세프가 홍수·폭염 등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과 영양·위생에 대한 아동의 취약성을 바탕으로 산출한 지표다. 조사 대상인 전 세계 163국 중 ‘매우 위험한 국가’에 해당하는 국가는 33곳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6월 인도에선 40도 넘는 극한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사흘 만에 약 1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방글라데시에서도 올해 뎅기열로 인한 사망자가 300명을 넘어서며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파키스탄에선 폭우에 따른 홍수로 국토의 3분의 1이 잠기고 약 1700명이 사망했다. 산제이 위제세케라 유니세프 남부아시아 지역이사는 “남부아시아 지역의 극한 고온 현상이 아동, 임산부 등 기후 취약계층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며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이들의 피해가 점차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훈 기자 pojack@chosun.com

[사진설명] (위에서부터)미국·멕시코, 남유럽, 중국의 이달 기온(왼쪽)과 산업화로 지구온난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가정하의 예상 기온.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미국·멕시코·남유럽·중국의 하루평균 최고기온은 26~40도였는데, 지구온난화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가정할 경우 일평균 기온은 최대 10도에 불과했다. /세계기상특성(WWA)
“살인적 폭염, 인류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인재'”

최근 북미와 유럽, 중국 등에서 발생한 폭염이 인류가 유발한 기후변화로 인한 현상임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 시각) 영국과 네덜란드 등 다국적 기후 연구자 모임인 세계기상특성(WWA)은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온난화 탓에 올여름 폭염이 더 악화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WWA 소속 과학자들은 12가지 기후 모델을 활용해 산업화로 지구에 온난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가정 하의 예상 기온과 실제 이번 달 기온을 비교했다. 그 결과 기후변화가 아니었다면 이달 중국이 겪은 극단적인 폭염은 250년에 한 번꼴로 일어났을 법한 드문 일이고, 미국·멕시코·남유럽의 폭염은 사실상 아예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구체적으로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미국·멕시코·남유럽·중국의 하루 평균 최고기온은 26~40도였는데, 지구온난화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가정할 경우 일평균 기온은 최대 10도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현재 폭염을 겪는 지역은 훨씬 시원했을 것”이라며 “전 세계가 화석연료 사용을 신속히 중단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은 더 흔해질 것이고, 세계는 장기적인 폭염을 겪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산업화 전보다 지구 기온이 2도 더 오르면, 2~5년마다 한 번씩 살인적인 폭염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사막 지대인 데스밸리와 중국 북서부의 기온은 50도를 넘어섰다. 미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은 올해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구진은 미국에서만 1억명 넘는 사람이 폭염의 영향을 받았고, 멕시코에서는 폭염으로 200명 이상 사망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프리데리커 오토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그랜섬연구소 선임 강사는 “인류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한 남성이 폭염을 피하고 있다. 미국 남부지역에선 엘니뇨 현상으로 40도 이상의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구 평균기온 17도 돌파… 기상 관측 최고 기록

지구 평균기온이 지난 3일 17도를 넘기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4일(현지 시각)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 산하 국립환경예측센터(NCEP)는 지난 3일 지구 평균 기온이 17.01도를 기록해 2016년 8월의 종전 최고기록 16.92도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올여름 전 세계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에서는 35도 이상 폭염이 2주 이상 지속하고 있고, 북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5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발생했다. 지난달 인도에서는 폭염으로 10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항상 겨울 날씨를 유지하는 남극대륙의 수온도 평년보다 3도 가까이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의 원인으로 엘니뇨를 지목했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의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황이 지속하는 현상을 뜻한다. 앞서 세계기상기구(WMO)는 5일 7~9월 엘니뇨 발생확률을 지난 5월보다 10%p 높여 90%로 추산했다. 프레데리케 오토(Friederike Otto) 그랜섬 환경연구소 박사는 “엘니뇨 기상 현상으로 지구 평균 온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니 밀러(Jenny Miller) 세계기후보건연합 회장은 “전 세계 사람들은 이미 폭염과 산불, 대기오염, 홍수, 폭풍 등 기후 변화로 이재민, 전염병, 경작물 피해 등을 겪고 있다”며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축소 약속이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원규 기자 wonq@chosun.com

지난 1년 동안 그레이트 알레치 빙하 중심부에 있는 콘코르디아플라츠 지점에서만 6m가 넘는 얼음이 녹았다. /스위스과학원(SCNAT) 제공
스위스 빙하, ‘재앙적 수준’으로 녹는 중…올해만 6% 소실

올해 스위스 빙하가 폭염 영향으로 전년 얼음량에 비해 6%가량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스위스과학원(SCNAT)은 “올해만 3㎦ 규모의 빙하가 녹아내렸다”면서 “재앙적 규모에 해당한다”고 28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전까지 2%만 소실돼도 ‘극한의 양’이 줄어든 것으로 여겨진 것과 비교하면 올해 감소 비율은 기록적인 수준이라고 과학원은 설명했다. 스위스 북동부 알레치 빙하에서는 올해만 두께 6m가 넘는 얼음층이 녹아내렸다. 동부의 피졸 빙하, 동남부 장크트 모리츠 인근의 코르바치 빙하, 중부의 슈바르츠바흐피른 빙하 등 소규모 빙하는 사실상 사라졌다. 과학원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적설량 감소를 원인으로 꼽았다. 흰 눈은 태양빛을 반사해 빙하가 오랫동안 녹지 않도록 하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하지만 올해는 눈이 적게 내렸다. 티치노 지역의 경우 1959년 측정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적은 양을 기록했다. 이마저 빨리 녹았다. 지난 3~5월 아프리카 사하라에서 날아온 먼지가 쌓이면서 눈이 오염됐기 때문이다. 눈은 더 많은 태양에너지를 흡수하면서 더 빠르게 사라졌다. 올여름 폭염은 이를 가속했다. 바이스플루호흐에서는 눈이 녹은 날짜가 지난 80년 중 역대 2번째로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독일 바이에른과학원도 독일 내 빙하가 모두 녹아 4개밖에 남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과학원은 “남은 얼음도 1~2년 사이 완전히 녹을 것”이라며 “1892년 이후 주기적으로 진행하던 두께 측정도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은 “전문가들은 알프스 산맥 빙하가 이번 세기 중반까지는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최근 해빙에 속도가 붙으면서 이마저 담보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스위스 고르나그라트에서 찍은 눈이 녹은 마터호른 모습. /스위스연방기상청 제공
폭염에 알프스 녹는다… 빙점 높이 27년 만에 최고

유럽에서 폭염이 지속되면서 스위스 알프스산맥의 어는점(빙점) 고도가 27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스위스 연방 기상청(MeteoSwiss)은 25일 트위터를 통해 밤사이 알프스 상공의 빙점이 5184m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1997년 7월 20일 관측한 종전 기록 5117m보다 70m 이상 높은 수치다. 스위스 기상청은 “빙점이 5000m 이상으로 올라가는 건 이례적”이라며 “기후변화가 이 같은 기록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빙점 고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물이 얼기 시작하는 0도 이하를 유지할 수 있는 상공의 높이가 높아진다는 뜻이다. 이는 산봉우리 기온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여름철 고산지대에 덮여 있는 만년설과 빙하가 녹아내리는 양이 많아진다. 스위스 기상청은 작년 7월 21일과 올해 22일 알프스 융프라우의 같은 곳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작년 여름보다 올해 여름 만년설이 더 줄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빙점 고도 상승은 스위스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전날 프랑스 서쪽 보르도에서는 상공 5065m 지점에서 어는점이 기록됐다고 스위스 기상청은 전했다. 스위스 빙하학자인 마티아스 후스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번 달 기온 상승으로 빙하가 어느 때보다 빠르게 녹고 있다”면서 “알프스의 빙하는 우리가 전에 본 것과 완전히 다르며 앞으로의 상황이 정말 두렵다”고 말했다. 지난 3일엔 폭염으로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 산맥의 최고봉 마르몰라다에서 빙하 덩어리가 녹으면서 떨어져나와 등반객들을 덮쳐 11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강나윤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nanasis@chosun.com

기후위기로 인해 미국의 성탄 트리 재고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조선DB
美, 성탄 트리 귀해졌다…원인은 ‘기후위기’

기후위기로 인해 미국에서 크리스마스트리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가디언은 22일(현지 시각) “올여름 폭염으로 미국 오리건주의 성탄 트리 생산량이 급격히 줄었다”고 보도했다. 오리건주는 미국 최대의 성탄 트리 품종 생산지다. 11월 중순부터 크리스마스까지는 1년 중 트리가 가장 많이 팔리는 성수기지만, 올해는 트리 부족으로 일부 판매업자들이 일주일도 되지 않아 장사를 접어야 했다. 오리건주에서 트리 재배 농장을 운영하는 래리 라이어슨은 올해만 나무 4500그루를 잃었다. 결국 재고 부족으로 사흘만 장을 열었다. 그는 “이맘때가 되면 많은 사람이 오리건주에 성탄 트리를 구매하러 오지만, 남아 있는 트리 농장은 몇 안 된다”며 “건강하게 자라던 나무들이 시들고, 색이 변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트리 공급이 적다 보니 가격도 상승했다. 오리건주 크리스마스트리재배업자협회는 트리 가격이 지난해보다 최대 10%, 플라스틱 트리는 25%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트리 부족 현상의 원인으로는 기후위기가 꼽힌다. 미국 국립크리스마스트리협회는 올해 여름 북미를 달군 폭염으로 북서부에서 생산되는 성탄 트리의 10%가 변색하거나 고사했다고 최근 밝혔다. 묘목은 더 심한 손해를 입었다. 묘목의 약 70%가 폭염으로 인해 죽은 것으로 추산된다. 오리건주 퍼로 농장 소유주인 데이나 퍼로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6월 건기 중에 섭씨 37.8도 넘는 폭염이 닥쳐 갓 심은 묘목이 집단 고사했다”고 전했다. 이어 “성탄 트리는 노동집약적인 작물”이라며 “묘목뿐 아니라 트리를 키우는 데 들어간 노동력, 시간 등 자본을 몽땅 날렸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극단적인 기후변화가 올해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성탄 트리

“2020년대생, 조부모 세대보다 폭염 7배 더 겪는다”

급격한 기후변화를 막지 못하면 2020년대 태어난 신생아들이 조부모 세대보다 폭염을 7배 더 겪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현지 시각)  국제구호개발 NGO세이브더칠드런과 브뤼셀자유대학(VUB)이 이끄는 국제기후연구팀은 연령대별 극한 기후 피해 경험을 분석한 보고서 ‘기후위기에서 태어난(Born into the Climate Crisis)’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3도 상승할 경우 2020년대 태어난 신생아들은 평생동안 평균 30번의 폭염을 겪어야 한다. 이는 조부모 세대인 1960년대생보다 7배 많은 수치다. 또 홍수와 농작물 피해는 조부모 세대보다 2.8배 더 겪어야 하고, 가뭄과 산불은 각각 2.6배, 2배 더 경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후위기에 대한 세대 간 불평등이 드러난 것”이라며 “오늘날 40세 미만의 사람들은 폭염과 가뭄, 홍수 등을 겪지 않을 확률은 0.01%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극한 기후 노출에 대한 지역적 편차도 있었다. 2016년과 2020년 사이에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태어난 5300만 명의 어린이는 조부모 세대보다 4배 더 많은 극한 기후를 경험하지만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에서 태어난 같은 또래의 1억 7200만명은 5.7배의 극한 기후에 직면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세계 각국의 탄소배출 저감을 통해 지구 기온 상승을 억제한다면 어린이들이 겪는 극한 기후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 유지한다면 2020년대 태어난 신생아들이 겪어야 하는 폭염이 45% 가량 줄어든다. 또 가뭄은 39%, 홍수 38%, 농작물 피해 28%, 산불 1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빔 티에리

“미국·캐나다 살인 폭염,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 탓”

최근 미국 북서부와 캐나다 서부를 강타한 폭염은 인간 활동으로 유발된 기후변화 탓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현지 시각)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프린스턴대학 가브리엘 베치 교수 등 기후분석 연구단체인 ‘세계기후특성(WWA)’ 소속 과학자 27명으로 이뤄진 연구팀은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염의 원인을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로 지목했다. 이들은 최근 미국 북서부와 캐나다 지역에서 오른 기온 중 약 2도가 온실가스의 영향이며, 기후변화는 폭염 발생 가능성을 최소 150배 증가시켰다고 밝혔다. 북미 서부 지역에서는 지난달 25일부터 섭씨 49도에 이르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선 한 주간 719명이 돌연사하고 150건 넘는 산불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0.8도 더 오르면 이같은 극단적 폭염이 5~10년마다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탄소 배출이 현재 속도로 계속될 경우 40~50년 내에 기온은 0.8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논문 저자인 가브리엘 배치 프린스턴대학 기상학과 교수는 “극단적 폭염이 상대적으로 흔한 현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크리스티 에비 워싱턴대학 보건·지구환경센터 교수는 “작은 온도 차이가 인간의 건강에 큰 영향을 준다”면서 “이번 폭염으로 인한 희생자는 앞으로 수백에서 수천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인간 활동으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가려내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 유무에 따른 기온을 비교하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현재 미발표 심사단계로 향후 심사를 거쳐 전문 학술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강태연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kite@chosun.com

“한반도 평균 기온 1도 상승에 사망 위험 5% 증가”…기후위기, 취약계층에 직격타

한반도 평균 기온이 2100년이면 최대 4.7도 오르고 이로인한 피해는 노인과 취약계층에게 집중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환경부와 기상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을 공동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추세대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면 2050년에 한반도 평균 기온은 1.3~1.9도 상승한다. 만약 이 시기에 온난화를 막지 못하면 2100년 평균 기온은 2.9~4.7도 오른다고 예측했다. 이는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자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이하 파리협약) 기준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한반도 기온이 상승하면 노인과 경제적 취약계층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한국의 경우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사망 위험은 5% 증가한다. 폭염 시기에는 사망 위험이 8%까지 높아진다. 보고서는 “여성과 65세 이상 노인, 교육 수준이 낮은 인구 집단, 심뇌혈관이나 호흡기계 질환 등 만성질환자는 폭염 위험에 더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대기오염 물질은 70세 이상 노인에게 인지 손상뿐 아니라 기억, 실행 기능 손상을 불러 일으키고, 알츠하이머 치매와 파킨슨병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55년 기후변화로 인한 초과 사망률은 0.11%로 예측됐다. 다만 65세 이상 고령층은 0.29%로 두배 이상 높았다. 폭염으로 인한 하절기 사망률은 2011년 인구 10만명당 100.6명에서 2040년 230.4명으로 약 2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반도 기온 상승은 동물 매개 감염병을 더 자주 발생시킨다. 겨울 평균기온이 10도 이상 올라갈 경우 뎅기열, 지카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흰줄숲모기는 국내 토착화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는 이 시기를 2050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열대지방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폭염 대책, 예방은 없고 사망 보상금만?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매년 급증함에 따라 지난해 정부가 홍수·지진·태풍 등과 함께 폭염을 자연재난으로 지정했다. 정부는 국가 차원의 폭염 피해 관리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설명하지만, 폭염 취약 지역을 관리하는 전문가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폭염 관리는 ‘예방’이 가장 중요한데, 정부 정책이 사후 대책에 치중돼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폭염이 자연재난으로 지정되면서 바뀐 점은 크게 세 가지다. ▲범부처 차원 폭염 대응 매뉴얼이 생겼다는 것 ▲폭염 때문에 사망할 경우 최대 1000만원의 피해 보상금이 지급된다는 것 ▲정부의 ‘재난 관리 기금’을 폭염 대응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등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올해 2월 완성한 ‘폭염 대응 매뉴얼’부터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매뉴얼에 따르면 폭염주의보가 발생할 경우 야외건설 노동자나 폭염 취약계층에 주의 문자를 보낸다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기존의 재난문자 발송과 큰 차이가 없고 강제성도 없어 예방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매뉴얼에는 ‘질병관리본부가 폭염 취약계층 DB를 구축해야 한다’고 적혀 있지만 해당 기관에서는 “DB 구축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병원에서 폭염 환자 수, 연령대, 발견 지역 등의 정보를 질병관리본부에 넘기게 돼 있는데,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익명으로 자료를 제출하는 형식이라 정확한 DB를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망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항목 역시 근본적인 폭염 대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재호 부경대학교 환경대기학과 교수는 “쪽방촌 어르신 등 취약 계층은 가족이 없는 경우도 많아 사망 보상금이 나와도 크게 의미가 없다”면서 “사망 보상금이 아니라 생전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별로 폭염으로 인한

도시를 식히는 법, ‘대프리카’서 찾는다

대구시는 어떻게 ‘전국 최고 폭염도시’ 오명을 벗었나 대구는 대표적인 ‘폭염도시’다. 지난 1일 강원 홍천이 41.0도까지 치솟으며 1942년 8월 대구의 기록(40.0도)을 경신하기 전까지, 76년간이나 역대 최고기온 타이틀을 지켜왔다. ‘대프리카(대구와 아프리카의 합성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더운 도시지만, 실제로 지난 10년간을 돌아보면 전국 최고기온을 기록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강릉(37.1도) ▲2011년 고창(36.7도) ▲2012년 영월(38.7도) ▲2013년 김해(39.2도) ▲2014년 밀양(37.9도) ▲2015년 의성(38.7도) ▲2016년 영천(39.6도) 등이 연간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온 올여름도 마찬가지다. 대구 평균기온은 서울보다도 1~2도 낮다. 이러한 기온 역전 현상은 우연히 벌어진 일이 아니다. 대구는 지난 20여 년간 꾸준히 도심에 나무를 심고, 물을 흐르게 했다. 펄펄 끓어오르는 도시를 식힐 수 있는 해법을 대구에서 찾아봤다. ◇나무를 심자 도시가 식었다…나무심기 올해로 23년째 대구는 지난 1996년부터 20년 넘게 이어온 ‘도시 식히기’ 정책으로 여름 기온을 관리해왔다. 대표적인 사업이 바로 문희갑 시장 시절 시작된 ‘푸른대구 가꾸기’다. 대구시는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도심에 나무 3677만3958그루를 심었다. 사업비로만 1조2142억원을 들인 장기 프로젝트다. 대구 시내에는 가로수가 마치 터널을 이루듯 그늘을 형성한 곳이 많다. 범어로 교차로에서 대구파티마병원까지 이어진 약 3㎞짜리 가로수가 대표적이다. 도로 양옆과 중앙분리대에 뿌리내린 3열의 ‘히말라야시다’가 끊임없이 펼쳐진다. 또 팔공로는 은행나무 가로수길, 달구벌대로는 느티나무와 플라타너스 가로수길로 유명하다. 김옥재 대구시 공원녹지과 주무관은 “지난해부터는 2021년까지 5년간 1000만 그루 추가로 심을 목표로 해당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적극적이다 못해 공격적인 나무심기 정책은 대구의 도시숲 면적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민 1인당 생활권 도시림면적은 9.91㎡다.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