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파키스탄 등 남부아시아 국가에 거주하는 아동 약 4억6000만명은 극한 고온에 노출된 채 연간 83일 이상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 시각) 유니세프는 “남부아시아 지역 18세 미만 아동 중 76%가 심각한 고온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는 전 세계 비율인 32%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여기서 극한 고온 일수의 기준은 최고 기온이 35도가 넘는 날이다.
유니세프가 2021년 발표한 ‘아동기후위험지수’(CCRI)에 따르면 ▲인도 ▲몰디브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아프가니스탄 등 남부아시아 5국은 최고 위험 등급인 ‘매우 위험한 국가’에 해당한다. CCRI는 유니세프가 홍수·폭염 등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과 영양·위생에 대한 아동의 취약성을 바탕으로 산출한 지표다. 조사 대상인 전 세계 163국 중 ‘매우 위험한 국가’에 해당하는 국가는 33곳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6월 인도에선 40도 넘는 극한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사흘 만에 약 1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방글라데시에서도 올해 뎅기열로 인한 사망자가 300명을 넘어서며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파키스탄에선 폭우에 따른 홍수로 국토의 3분의 1이 잠기고 약 1700명이 사망했다.
산제이 위제세케라 유니세프 남부아시아 지역이사는 “남부아시아 지역의 극한 고온 현상이 아동, 임산부 등 기후 취약계층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며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이들의 피해가 점차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훈 기자 pojac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