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종식을 위한 새로운 혁신…2017 세계기아리포트

“약 8억이 굶주리고 20억이 영양실조에 걸리는 가운데, 성인 인구 3분의 1이상이 비만이고 생산된 식량의 3분의 1은 유실되거나 낭비된다.”(유엔 식량농업기구(FAO), 2011년) 이는 2011년 발표 됐지만 6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한 자료다. “2017년 기아 수준은 MDG(새천년개발목표)가 시작된 2000년보다 27%나 개선됐지만, 기아인구는 늘었습니다. 세계기아지수는 2016년 21.3%에서 2017년 21.8%로 0.5p% 증가했습니다.” (이준모 컨선월드와이드한국 대표) 지난 14일 서울 KT스퀘어 드림홀에서 2017 세계기아리포트(Global Hunger Report)가 개최됐다. 세계기아리포트는 전 세계 기아의 현주소를 살피고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로, 올해는 ‘기아 종식을 위한 새로운 혁신’을 주제로 열렸다. 행사에는 관련 업계 실무자 뿐만 아니라 기아 문제에 관심 있는 학생 및 일반인 약 140명이 함께 했다. 행사를 주최한 컨선월드와이드는 2006년부터 미국의 세계식량정책연구소(IFPRI), 독일의 세계기아원조(Welthungerhilfe)와 함께 매년 세계기아지수(Global Hunger Index)를 발표해왔다. 세계기아지수는 국가별, 지역별 단위로 기아를 종합적으로 측정하고 추적, 관측하는 도구다.    ◇세계기아지수가 말해주는 것들   행사 오프닝에는 도미닉 맥솔리 컨선월드와이드 CEO의 환영사와, 줄리안 클레어 주한아일랜드 대사의 축사, 그리고 정진규 외교통상부 개발협력국장의 기조연설이 진행됐다. 도미닉 맥솔리 CEO는 “한국은 기아를 경험했고, 그 기아를 극복한 역사를 갖고 있는 나라로서 이번 세계기아리포트 런칭이 특히 의미가 있다”며 “기아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것”이라 설명했다. 줄리안 클레어 대사는 “전쟁, 차별, 정책, 인플레이션 등 기아를 만드는 요인에는 여러가지가 있다”며 “인간은 기아를 만들기도 하지만, 분명히 해결할 수도 있다”고도 강조했다. 정진규 외교부 개발협력국장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 기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해결방법으로는 한계가

[공익 동정] 코이카 신임 이사장 이미경 전 의원 임명

지난 28일, 외교부는 제12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임기 3년)에 5선 국회의원 출신인 이미경(67) 사단법인 여성의정 공동대표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대외원조 전담기관인 코이카의 정치인 출신 이사장은 처음이다. 이 신임 이사장은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여성평우회 등 시민단체 생활을 거쳐 15~19대 국회의원을 거쳤다. 지난 대선 때는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겸 성평등본부장을 맡았다. 외교부는 “20년 간의 의정활동과 20년 간의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무상원조 대표기관인 코이카의 발전과 변화를 주도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임명 배경을 밝혔다. 또한 외교부는 “이 신임 이사장은 국제사회의 새로운 개발목표인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달성에 긴요한 교육, 양성평등, 포용적 경제성장, 평화·제도 등의 개발 이슈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코이카 운영의 효율화 및 민관협력을 통한 개발협력 파트너십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새로운 방법론, 임팩트 투자를 말하다

10월 17일은 ‘국제 빈곤 퇴치의 날(International Day for the Eradication of Poverty)’이었다. UN이 1992년, 난민들과 함께 빈곤 퇴치 모임을 결성한 프랑스 레신스키 신부의 뜻을 받아 매년 ‘빈곤 퇴치의 날’을 기념한지 26년째. 전세계 빈곤문제는 얼만큼 해결됐을까.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은 하루 평균 1.9달러(한화 약 2420원) 이하로 생활하는 사람을 빈곤층으로 규정한다. IBRD가 2016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의 빈곤 인구는 1990년대 이후 꾸준히 감소해 1993년 인류의 33.5%인 18억5500만명에서 2013년 7억6700만명(10.7%)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세계아동의 날(6월 1일)을 맞아 발표한 보고서에는, 5세 미만 아동의 25%인 1억5600만명이 영양실조로 신체적 성장과 정서 발달이 저해되고 있다고 말한다. 세계 아동노동 인구는 1억6800만명으로 유럽 전체 아동 수보다 많으며, 7초마다 15세 이하 여아 한 명이 결혼한다. 이뿐만 아니다. 전 세계 23억 명의 어린이들은 자라면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문제를 매일 경험하고 있다. 태평양 키리바시 어린이들은 지구온난화로 해안 침식과 수몰 위기를 겪고 있고, 몽골 어린이들은 더욱 혹독해진 겨울 추위와 물 부족을 겪고 있다.  혁신적인 해결방법은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개발도상국의 포용적 성장과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임팩트 투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임팩트 투자는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를 따져 투자하는 방법을 말한다. 지난달 22일, 재단법인 한국사회투자는 사회혁신가들의 코워킹 스페이스 헤이그라운드에서 ‘국제개발협력과 임팩트 투자 국제 심포지엄’을 열어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탐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논의된 핵심 이야기를 세가지 꼭지로 정리했다.     #1. 공적개발원조(ODA) 및 국제기구

[데이터로 읽는 제3섹터] 글로벌펀드 한국 정부 기여금, 한국 기업 조달 매출액의 15% 수준

대한민국은 원조 수원국에서 공여국이 된 유일한 나라입니다. 쉽게 말하면, 원조를 받던 가난한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부자나라로 바뀐 게 우리나라 한 곳뿐이라는 말입니다. 1945년 이후부터 1999년까지 약 127억 달러의 원조를 받았으며, 1995년 세계은행의 차관 졸업국이 됐습니다. 2010년부터는 OECD 공여국 모임인 DAC(Development Assistance Comittee)에도 가입했습니다.  원조는 경제 성장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줬을까요. 한국은 6·25전쟁 이후 1970년대 말까지 44억 달러 규모의 해외 원조를 받았다고 합니다. 한화로 약 5조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당시 해외원조가 한국경제에서 차지한 비중은 연평균 국민총생산(GNP)의 12% 정도였다고 해요. 그로부터 40여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세계 11위 경제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ODA를 통해 정부는 개도국에 (유)무상원조, 기술협력 등을 지원합니다. 유상원조의 경우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수출입은행을 통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사업 형태로 진행됩니다. 기금이 전달되는 개발도상국에 한국 업체가 ‘인프라 개발사업’ 등에 참여하는 방식입니다.  그 외에도 UN기구, EU기구 등 국제기구를 통해 출연금을 지원하는 다자간 원조가 있습니다. 총 18억5674만 달러의 공적개발원조 금액 중 13억9577만 달러가 양자간 원조(무상 및 유상원조)로 집행됐으며, 4억6097만 달러는 다자간 원조 자금으로 사용됐습니다(2014년 기준). 다자간 원조는 양자간 원조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지난 5일, 다자간 공적원조 기관 중 한곳인 글로벌펀드의 크리스토프 벤(Christoph Benn) 대외협력 이사가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글로벌펀드는 지난 2002년, 각국 정부, 시민사회기관, 연구소, 기업과 재단 등이 협력하는 민간공공 파트너십(public private partnership) 기금입니다. 전세계에서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를 퇴치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날 크리스토프

청년 인턴은 수퍼 乙?

[미래 TALK] “아무리 인턴이라고 해도 ‘법적 근로자’잖아요. 그런데 고용 조건을 일방적으로 바꾸고 사과 한마디 없어도 되는 건가요?” 코이카의 ODA(공적개발원조) 영프로페셔널(이하 YP)로 근무 중인 김대현(가명·24)씨의 말이다. YP는 2011년 시작된 구(舊) ODA청년인턴 사업으로, 개발협력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기를 희망하는 청년에게 NGO에서 근무할 기회를 제공하고 인건비를 보조해 ODA전문 인재로 키우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12월 선발돼 올해 1월부터 근무 중인 YP들은 갑자기 “올해부터 해외 파견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선발 당시 공고문에는 분명 ‘해외 파견 지원’이 있었는데, 갑자기 이 부분이 없어진 것이다. 김씨는 “최저임금이지만, 기간 중에 1회 해외 파견 덕분에 개발협력 현장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여서 지원했다”며 “지원 내용을 일방적으로 바꾼 이유를 묻자 ‘올해 예산이 깎여서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청년 인턴들이 근무하는 NGO들도 당황하긴 마찬가지. 지난 1월 간담회에서야 ▲인턴 급여 및 법정보험료 ▲퇴직금(1년 만근 시) ▲국내 근무 직원의 국외 출장경비(근무기간 중 1회 지원 원칙) 중 급여를 제외한 다른 부분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NGO 담당자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퇴직금과 법정보험료는 지원키로 했지만 해외 출장 지원은 빠졌다.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더 열악해졌다. 하반기 YP 공고에 따르면, 근무 기간은 7개월로 단축되고 연장도 불가능하다. 코이카가 퇴직금·현장 출장비 등 지원 비용은 줄이면서도 청년 인턴 숫자는 유지해 실적만 챙기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의 한 개발협력 NGO에서 YP로 근무 중인 이아영(익명·24)씨는 “청년들을 이 분야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는

‘영수증 스캔 20분, 1년에 1만장’… 개발협력사업 발목 잡는 보조금

개발협력 민간 경상보조금 문제 “동티모르 현지인 가게에선 자동차 타이어를 80달러면 교체한다. 그런데 올해 바뀐 지침 때문에 간이 영수증이 사업비로 인정 안 돼, 결국 수도까지 나와서 외국인 가게로 갔다. 180달러를 주고 타이어를 교체했다. 현지 직원들이 ‘왜 우리나라 도우러 와서 외국인 배불리는 데 사업비 낭비하냐’고 묻는데, 할 말이 없었다.” 국제구호개발NGO ‘더프라미스’의 옥세영 동티모르 지부장의 말이다. 더프라미스는 동티모르 시골 마을에서 식수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옥 지부장은 “개도국 오지(奧地)에서 개발협력 사업을 하는데, 보조금 기준에 맞추다보면 사업을 제대로 하기 힘든 구조”라고 했다. 동티모르에서 공정무역 커피 생산자를 지원하는 한국YMCA전국연합은 지난해 아예 코이카 사업에 불참했다. 양동화 한국YMCA전국연합 팀장은 “행정 절차의 불편함을 넘어 이렇게는 사업을 못 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보조금 방식대로라면 산골짜기 현지인에게 사업비를 집행할 때도 계좌이체를 해야 하는데, 동티모르엔 수도에 있는 외국계 은행 하나가 전부다. 계좌를 개설하려면 매달 3달러를 내야 한다. 일당이 4달러인 현지인 입장에서 돈 찾으려면 수도까지 가야 하는데 말이 안 된다.” ◇보조금 틀, 개발협력사업에 안 맞아 국제개발협력 민간 NGO들이 한목소리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유는 뭘까.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코이카의 국제개발협력 민관협력사업 예산을 외교부 ‘민간경상보조금’으로 변경하면서 생긴 일이다. 민간단체의 보조금 부정수급을 막겠다는 게 이유였다. 올해 1월부터는 온라인 기반 국고 보조금 관리 통합 체계인 ‘e나라도움’ 시스템까지 도입했다. ▲체크카드 사용 등으로 사용 내역을 실시간 관리하고 ▲주민등록번호·사업자등록번호 등을 입력해 부정 수급을 막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보조금 방식 실행 후 1년 반,

유엔(UN)기구 취업 전망은? 올리비아 아담 UNV(유엔자원봉사단) 사무국장 인터뷰

대학생, 청년, 시니어 등  UN자원봉사단 통해 국제기구 취업문 활짝 UN경력 30년 베테랑, UN자원봉사단 사무국장 국제기구 취업 전망을 말하다      국제기구에서 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UN 경력 30년의 베테랑, 올리비아 아담 ‘UN자원봉사단(UNV·이하 UN 봉사단)’ 사무국장은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력”을 꼽았다. 그는 1987년 국제연합자본개발기금(UNCDF·빈곤 국가를 원조하기 위해 세워진 UN 산하 기관)으로 입사, UNDP(유엔개발계획) 유럽·뉴욕·우크라이나 사무소 대표를 거쳐 지난 2월 UNV 사무국장으로 임명됐다.   UN봉사단은 UN개발계획(이하 UNDP)의 산하기구로, 전세계 지속가능한 개발과 평화 유지를 위해 봉사자들을 다양한 국제기구 현장으로 파견하는 국제기구다. 현재 총 153개 국적을 가진 6796명의 봉사자가 126개국에서 활동 중이다. UN봉사단은 국제기구 취업을 꿈꾸는 청년들의 필수 코스로 불린다. 글로벌 현장에서 국제기구 업무를 익히면서도, 개발 지원 및 인도적 구호 사업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 우리 정부는 2013년부터 전문봉사단, 청년 봉사단을 파견하기 시작했고, 작년부터 대학(원)생만 선발하는 대학생 봉사단 파견도 시작했다. 25세 이상이면(청년 봉사단은 만 23세 이상 만 29세 이하) 지원할 수 있고, 올해 선발 인원이 두 배로 껑충 뛰었다. UN봉사단을 마치고 국제기구에 입사하는 비율도 늘고 있다. 올해 선발된 국제기구 초급전문가(JPO) 최종합격자 10명 중 2명이 UN봉사단 출신이었다. 이번달 14일 한국을 방문한 올리비아 아담 사무국장에게 국제기구 취업과 UN봉사단의 전망을 물었다. -UN 산하 기구에서만 30년을 일했다. 아이티, 팔레스타인 등 전세계 곳곳을 누비며 어떤 변화를 체감했는지 궁금하다. “지난 30년간 참 많은 변화가 있었다. 빈곤이 획기적으로 줄었고, 식수 및 위생 환경도 개선됐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낙하산 의혹’ 코이카 이사장, 내부 반발 심한 무리한 사업만 강행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 14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전 직원이 참여한 의견 수렴 공청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선 “김인식 이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의 무책임한 의사 결정 및 무능한 조직 경영으로 인해 조직 내 혼란과 직원 고통을 초래한 것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는 요구가 터져 나왔다.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의 이권 개입 의혹까지 불거진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내부가 어수선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발단은 지난달 말 김 이사장이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밀어붙인 게 계기였다. 김 이사장은 “구글코리아같이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은 요즘 대부분 ‘오픈 스페이스’로 운영된다”며 “코이카는 사무 공간 단절로 인해 소통 문화가 없어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유를 밝혔다. 책정된 예산은 6억4000만원. 공사의 주요 골자는 ▲파티션을 없애고 ▲벽을 유리벽으로 교체하며 ▲직원 한 명당 차지하는 공간을 줄이겠다는 것. 하지만 직원 반발이 잇따랐다. 직원들은 ‘불통의 핵심이 파티션이 아니다’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결정하라’는 내용의 포스트잇과 대자보를 연이어 붙였고, 내부 익명 게시판에도 반대 글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인테리어 개편안을 공지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지난달 26일부터 내부 사무실 철거가 강행됐고, 직원들이 근무하는 와중에 벽과 천장까지 뜯는 작업이 진행됐다. 코이카 내부 관계자는 “먼지 날림과 소음이 심해 경영관리팀에서 직원들에게 마스크까지 나눠주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코이카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개발 원조에 관심도, 전문성도 없는 이사장이 취임했던 것이 갈등의 시작”이라며 “지난 9개월간 말도 안 되는 사업 및 행정 개편을 밀어붙이면서 갈등을 빚다 이번에 폭발한 것”이라고

‘코리아 에이드’는 누구 아이디어?

[미래 TALK]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을 계기로 발표된 ‘코리아 에이드(Korea Aid)’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이는 에티오피아·우간다·케냐 3국에 보건(검진 차량 1, 앰뷸런스 2) 차량, 음식(조리 트럭 3, 냉장 트럭 1) 차량, 문화(영상 1) 차량, 지원 차량 2대 등 총 10대를 운영하는 ‘이동형 개발 협력 사업’입니다. 내과·산부인과·소아과를 중심으로 진료 및 검진 서비스(보건), 비빔밥 및 쌀 가공식품 제공(음식), K팝 뮤직비디오 등 한국 관광 영상 상영(문화) 등이 주요 내용입니다. 지난달 30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시작된 코리아 에이드는 내년 하반기까지 월 1회씩 10대의 차량이 운영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코리아 에이드를 향한 국제 개발 단체들의 비판이 거셉니다. “한국형 일회성 홍보 사업에 개발 협력 예산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비빔밥, 앰뷸런스, K팝 영상보다 아프리카 주민들에게 정말 필요한 지원을 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코리아 에이드는 대체 누구의 아이디어일까요. ‘더나은미래’ 취재 결과, 관련 부처 및 관계자들은 “BH(청와대)의 사인이 있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지난해 9월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을 국제사회에 공약하면서, 청와대가 이를 구체화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 것이죠. 이를 위해 올해 1월부터 외교부·복지부·문화부·농림부 등 관련 부처들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사업을 기획하고, 3~4월엔 아프리카 3국 정부와 사업 의향서를 체결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이 끝난 이후엔 코이카(KOICA)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이 사업을 주관하고 있습니다. 2017년 하반기까지 사업을 진행한 뒤 코리아 에이드 차량을 현지 기관에 인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급조된 아이디어가 아니란 점에서 오히려 고민이 부족했던 게

오토바이와 장애인 콜택시가 만났다… 외출하는 재미에 푹~ 빠진 베트남

한국장애인인권포럼 베트남 사업   오전 11시, ‘부릉’ 소리가 고요한 주택가를 깨웠다. 오토바이가 멈춰 선 곳은 후인 탄 타오(Huynh Thanh Thao·31·지체장애)씨의 집. “준비되셨어요?” 타오씨와 그녀의 휠체어까지 오토바이에 싣고 난 후 운전사는 다시 오토바이 시동을 걸었다. 100㎝가 채 되지 않는 작은 키에 짧은 팔과 다리. 선천적으로 뼈와 근육이 성장하지 못하고, 작은 마찰에도 쉽게 뼈가 부러지는 장애를 지닌 그녀에게 요즘 꿈같은 일이 생겼다. 외출하는 재미에 푹 빠진 것이다. 일주일에 세 번은 영어학원에 다니고, 주기적으로 마트와 병원을 방문한다. 창업을 위한 직업훈련도 중요한 일과가 됐다. 모두 오토바이 택시 덕분이다. “이제야 비로소 제 인생의 주인공이 된 느낌이에요(웃음).” 타오씨는 개인 커피숍을 여는 꿈을 키우고 있다. ◇”장애인 이동권 증진 경험 공유하고파” 집 안에만 머무르던 타오씨가 밖으로 나올 수 있었던 것은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의 ODA 사업 덕분이다. 장애인 당사자 단체인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은 2011년 베트남 호찌민(Ho Chi Minh)의 장애인 단체인 DRD(Disabili ty Research & Capacity Develop ment)와 한-베 장애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장애인 이동권을 지금의 단계로 끌어올린 경험과 성과를 공유하자는 취지였다. 2012년에는 ‘장애인 이동지원센터’를 설립하고 2013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을 받으며 점차 오토바이 택시 사업의 윤곽을 잡기 시작했다. 박장우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차장은 “베트남 사람들의 주요 교통수단인 오토바이와 한국의 장애인 콜택시 모델을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호찌민 내 장애인은 100만명 내외로 추산된다. 호찌민 전체 인구의 10%에 해당하지만 장애인 인식과 접근성 점수는 바닥이다. DRD가 호찌민 시내 식당, 공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림의 떡’ 돼버린 세금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4만2156원.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1년간 개도국 발전을 위해 부담하는 공적개발원조(이하 ODA) 비용이다. 2012년 26.6달러에서 2년 새 10달러나 증가했다. 이 돈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하 코이카), 한국수출입은행이 운용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이하 EDCF)을 통해 유·무상원조로 지원된다. 우리가 낸 세금은 개도국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제대로 쓰이고 있을까. ODA 감시 단체인 ‘ODA Watch’와 함께 캄보디아에서 진행된 코이카와 EDCF 사업 현장을 모니터링했다. “처음엔 식수로 사용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아니더라고요. 비소로 오염돼 마실 수 없어요. 작동도 제대로 안 되고요.” 캄보디아 캄퐁참주 크로치마군에서 만난 주민들은 마을 어귀에 놓인 ‘핸드펌프(손으로 위아래 펌프질을 해 물을 끌어올리는 장치)’를 가리키며 고개를 내저었다. 캄보디아는 지형 특성상 비소 등 독성이 많아 우물을 깊이 파야 하는데, 20m로 얕게 파는 바람에 쓸모없어졌다는 것. 핸드펌프 옆에 놓인 ‘바이오샌드필터(모인 흙탕물을 정수해 식수로 만드는 장치)’ 역시 방치된 지 오래였다. 뚜껑을 열어보자 필터 내부는 녹슬어 있었다. 마을 촌장 츠어이 스러은씨는 “민간 업체에서 이미 수도를 설치한 뒤라, 꼭 필요한 장치도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2010년 코이카는 상습 침수 지역인 이 마을에 관개시설 및 농로 구축, 농업 생산성 교육 등 30억원 규모의 농촌 개발 사업을 시작, 3년간 지원했다. 그로부터 5년 뒤 방문한 크로치마군 마을.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코이카가 준설한 저수지와 농업 교육 덕분에 생산량이 많이 늘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주민들도 있었지만, 충분한 사전 조사 없이 설치돼 결국 버려진 시설을 가리키며 ‘그 돈이 더 필요한

IT·기술·플랫폼 활용한 스마트 구호 ‘첫발’

달라진 긴급 구호 뒷얘기 코이카 단원·시민, 자발적 모금 운동 펼쳐 무인 비행기 ‘드론’ 활용한 구조 작업 등 중견단체 간 협력 통해 新방식 구호 전개 네팔에서 활동한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출신 단원 85명은 지난 한 달간 똘똘 뭉쳤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와디즈’ 등을 통해 모금 활동을 펼쳐 800만원을 모았다. 이뿐 아니라 별도 개설한 계좌로 480만원을 모았다. 네팔 지진 피해를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이들이 힘을 모아 1300여만원의 성금을 직접 모은 것이다. 계좌로 들어온 모금액은 네팔 지역 NGO인 ‘비욘드 네팔’에 전달돼 지진 피해가 심한 박타푸르 지역의 재건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네팔 지진 피해 긴급구호 현장을 둘러싼 새로운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코이카 전(前)단원들의 사례처럼 시민들이 직접 ‘모금가’가 되어 네팔을 돕기 위해 나선 경우가 많다. 비영리 민간단체 ‘품 청소년문화공동체'(이하 ‘품’)은 모금 활동을 시작한 지 10일 만에 3000만원가량을 모았다. 품은 2006년 이래 네팔 현지 교사 교육과 지부 설립 등을 통해 네팔과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10년째다. 품과 협력해 네팔 현지 구호 활동을 펼칠 ‘스마일백네팔’ 프로젝트팀(서윤미, 알렉스, 이율도, 최민욱) 4명은 지난달 28일부터 각자의 이름을 걸고 ‘지인 모금’을 시작했다. 지난 14일 기준 목표액 500만원 중 80% 정도를 달성했다. 단체들의 긴급 구호 방식에도 새로운 변화가 생겨났다. 국제 구호 전문단체 ‘휴먼인러브’와 한국 항공촬영 전문 법인인 ‘드론프레스’가 협력한 ‘무인비행기(드론) 활용 구조색출 작업’도 그중 하나다. 띄운 드론이 3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