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고립 당사자 일상 회복 지원…더유스-이랜드, 손 잡았다

비영리 민간단체 ‘사람을 세우는 사람들 더유스'(대표 김재열)는 이랜드 재단(대표 정영일)과 함께 은둔고립 청(소)년 회복 지원 프로젝트 ‘함께하는 동행 일대일 위드워킹(with walking)’을 진행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은둔고립 청(소)년 회복을 지원할 전문 활동가를 양성해 이들이 당사자와의 일대일 만남을 통해 일상 회복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더유스가 활동가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진행과 활동가와 당사자 간 매칭을 진행하며, 이랜드 재단은 프로젝트 추진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협업한다. 더유스는 지난 6월부터 활동가 양성 교육 참여자를 모집해 신청자를 대상으로 30시간의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 내용은 ▲은둔고립 당사자에 대한 심층 이해 ▲활동 실무와 사례 접근 ▲활동가 슈퍼비전(교육지도) 등으로 구성됐다. 총 30명의 신청자 중 모든 교육 과정을 이수한 18명의 수료자들에게 지난 7월 교육 이수증이 발급됐다. 수료자들은 내년 3월까지 경기 남부에 거주하는 당사자를 중심으로 20여 명의 은둔고립 청(소)년을 만날 예정이다. 당사자들은 더유스에 직접 도움을 청한 이들이거나, 지역 공공기관에서 지원을 요청한 청소년, 청년들이다. 김재열 더유스 대표는 “활동가와 당사자 간 12회 차 정도의 일대일 만남을 통해 당사자들이 조금씩 일상 회복을 시작하면, 이후에 당사자 모임을 만들어 캠핑과 같은 야외 단체 활동을 하는 것까지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3년 설립된 더유스는 학교 밖 청소년, 이주 배경 청소년, 은둔고립 청(소)년 등의 회복을 지원해왔다. 더유스 설립자인 김 대표는 한국은둔형외톨이지원연대 대표와 신구대학교, 유한대학교 교수 등을 역임하고 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oil_line@chosun.com

지난 8일 만난 정영일 이랜드재단 대표는 "가정밖청소년을 돕는 단체들이 연대하고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양수열 C영상미디어 기자
정영일 이랜드재단 대표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집, 그리고 곁에 있어줄 어른”

사각지대 가정밖청소년‘플랫폼’ 구축해 지원 청소년 직접 돕는 대신‘돕는 기관’ 발굴해 서포트 아이들이 위태롭다. 가정이라는 울타리에서 밀려난 아이들이 갈 곳은 뻔하다. 제약이 많은 ‘쉼터’ 대신 거리로 나선다.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벌기로 한다. 쉽게 돈을 벌 방법이 참 많다. 도박, 성매매, 마약 배달 등 각종 범죄가 아이들을 유혹한다. 이랜드재단이 ‘가정밖청소년’을 돕는 사업을 시작한다. 가정밖청소년을 재단의 핵심 사업 분야로 선언하고 장기적인 지원을 공표했다. 당사자를 직접 돕는 방식이 아니라 ‘청소년을 돕는 기관’을 찾아내 지원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 8일 만난 정영일(60) 이랜드재단 대표는 “위기에 빠진 아이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작은 단체들이 전국 곳곳에 있다”면서 “단체들이 지치지 않고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필요한 부분을 찾아 메워주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정밖청소년은 일반적으로 민간 기업에서는 지원을 꺼리는 영역이죠. “가출 청소년, 비행 청소년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이에요. 성과가 안 나는 분야이기도 하고요. 아이들이 사고 안 치고 평범하게 살게 됐다는 것 정도가 가정밖청소년 사업의 성과니까 자랑하기도 애매하죠. 사실은 그래서 시작한 겁니다. 성과 안 나는 일, 남들이 안 하는 일이라 우리가 하기로 했어요. 그게 이랜드재단이 일하는 방식이니까요.” ―어떤 방식인가요. “재단이 설립된 게 1991년입니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께서 재단을 설립하면서 ‘이 시대의 가장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서 도우라’는 미션을 주셨어요. 성과를 자랑하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진짜 사각지대를 찾아 돕는 일에 몰두하라고 하셨죠. 이런 철학에 따라 30여 년간 위기 가정에 주거비, 치료비, 생계비, 교육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Why ESG] ⑤’게임의 룰’이 바뀐다 <끝>

영국을 비롯해 일본과 한국의 스튜어드십 코드에는 제정 목적이 뚜렷하게 명시돼 있다. 투자 대상 회사의 중장기적 가치 제고, 그리고 지속가능한 성장이다. 2010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최초 도입한 영국은 2019년 10월 개정안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투자 대상 회사의 ESG (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요소를 고려한 장기적 투자를 요구하는 내용을 새롭게 추가했다. 일본도 같은 내용을 지난해 3월 반영했다. 그만큼 수탁자 책임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이 ESG 부분에 집중됐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도 조만간 ESG 요소를 명시적으로 반영한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SG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한 논의가 투자 사슬에 초점을 맞추면서 새롭게 등장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두드러지는 ESG에 대한 논의 역시 현 자본주의에서 투자자가 해오던 재무성과 위주의 단기주의 투자(short-terminism)에 대한 경각심과 아울러 투자자들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함께 증가한 결과다. 현재 많은 이해관계자는 ESG를 고려한 장기투자와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변화(change)하는 것을 넘어 전환(transformation)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세계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에서 글로벌 지속가능성 서비스를 책임지는 피터 레이시(Peter Lacy)는 지난 2012년 영국 가디언지와 인터뷰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실행격차(execution gap)’와 ‘변환격차(transitional gap)’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 ‘실행격차’를 좁히는 일은 파리기후협정에 의한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나 개별 기업들이 설정한 전략적 목표와 같이 확립된 목표를 향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룩하는 것이다. 물론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한다. ‘변환격차’를 해소하려면 보다 근본적인 수준의 시스템에 대한 제고와 함께 사람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새로운 방식으로

[Why ESG] ④앞서가는 일본의 ESG 논의

UN PRI(책임투자원칙기구)가 발간한 ‘21세기 수탁자 책임’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각국 정부가 ESG 요소를 고려한 장기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2019년 말 기준 세계 50대 경제 대국에서 시행 중인 정책만 500개에 달한다. 영국을 비롯해 EU 국가들은 ‘스튜어드십 코드’와 ‘기업지배구조 코드’의 도입을 통해 기존의 투자 관행을 변혁하려고 노력 중이다. 특히 일본에서는 정책적인 부분뿐 아니라 투자 사슬 내에서 ESG와 이에 기반을 둔 장기 투자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13년 7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쟁력과 인센티브: 기업과 투자자 간의 우호적인 관계 구축’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해 2014년 8월 최종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프로젝트는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벌어지던 논의들을 일본의 맥락에서 살펴보는 게 목적이었다. 단기주의 극복, 기업 지배구조 강화, 기업과 투자자 간의 대화 강화, 기업공개와 보고의 개선, 비재무정보의 역할 등에 관한 논의였다. 프로젝트를 위해 일본 내 자산가와 자산운용사, 자산생산자들이 모여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다. 총 16차례의 총회와 하위 3개 분과에 대한 회의를 수차례 진행했다. 최종 보고서에는 기업과 투자자가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을 도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기업과 투자자가 ‘공통의 언어(common language)’에 기반한 대화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6년에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장기적 투자(ESG 요소와 무형 자산을 고려하는 투자)’ 스터디 그룹을 조직해 2017년 5월 ‘협력적 가치 창출을 위한

[Why ESG] ③기업의 ‘설명책임’이 확대된다

투자자들이 ESG에 관심을 가지면서 투자 대상인 기업들도 다양한 보고서를 통해 ESG 공개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일부 국가를 제외하곤 대부분 ESG 정보공개가 법제화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기업들은 외부의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활용해 ESG 성과를 자발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달 발간된 ‘KPMG 글로벌 지속가능성보고 트렌드 보고서 2020’에 따르면, 2020년 6월 기준 글로벌 250대 기업의 96%, 국가별 100대 기업(총 5200개 기업)의 78%가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100대 기업 중 78개 기업이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하고 있고 일본과 멕시코, 그리고 유럽의 몇몇 나라를 포함한 총 14개국은 100대 기업들이 모두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내고 있다. KPMG가 글로벌 지속가능성보고서 트렌드 조사를 처음 했을 때인 1993년에는 국가별 100대 기업 중 평균 12% 정도가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했던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하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을 포함한 정보 이용자들은 ESG 성과 정보에 대한 비교가능성이 너무 떨어지고, 기업들도 실제로 중요한 이슈를 담기보다는 보여주고 싶은 내용만 선별해서 보고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ESG 성과를 등급(rating)과 순위(ranking)로 평가하는 기관은 전 세계적으로 100개가 넘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로배코샘(RobecoSAM)의 ‘CSA’(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기업 지속가능성 평가)와 전 세계 금융투자기관에 기업의 환경 정보를 평가해 제공하는 비영리 기관이자 평가 지수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탄소 정보공개 프로젝트)가 가장 유명하지만 다른 국가들에서는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의 ‘ESG Risk Ratings’,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ESG Ratings’,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의 ‘Quality Score’ 등도 지명도가 높다. ESG 평가가 이렇게 많은 건 그만큼 투자자들이 활용을 많이 하고 있다는

[Why ESG] ②투자자들에게 ESG는 ‘새로운 기회’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투자 활동. 둘의 연계가 본격화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주류 투자는 전통적으로 환경이나 사회 이슈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았고, 다만 사회책임투자(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SRI)라고 하는 것이 주변에서 일부 벌어지고 있었다. 주로 윤리적인 이유로 특정 산업이나 특정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정도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주류 투자의 관행은 결국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업들의 노력을 저해하는 장애물로 작용했다. 그러던 2004년, 당시 UN 사무총장이었던 코피 아난이 전 세계 주요 자산소유자(Asset Owner)들과 함께 전 지구적인 지속가능성을 위한 자산 소유자들의 역할을 촉구하는 ‘Who Cares Wins’라는 문서를 작성하면서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ESG라는 신조어를 등장시킨 ‘Who Cares Wins’는 이듬해인 2005년 ‘UN Principle of Responsible Investment(PRI)’로 이어지게 된다. 이후 2008년 금융위기도 있었지만, PRI는 지속적으로 확대됐고, 거래소 등 투자 사슬의 주요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투자 활동에 ESG를 통합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움트기 시작했다. 2009년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투자시장의 ESG 정보의 중요성과 정보 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Sustainable Stock Exchange’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이런 이니셔티브들의 등장에도 주류 투자에서의 ESG 통합은 느리게 진행됐다. 2015년 이후 기업의 ESG 성과와 재무 성과의 상관관계를 증명하는 중요한 논문들이 지속적으로 나왔고, 투자자들의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다.  ESG 요소들이 재무적으로 유의미하다는 증거들은 결국 투자활동의 주요 원칙인 ‘수탁자 책임’이라는 개념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사실 ESG 논의 초장기에 많은 연기금 수탁자들이 “우리의 의무는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ESG

[Why ESG] ①ESG를 향한 여정이 시작됐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대한 정의는 매우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CSR은 기업이 사회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그리고 사회와의 관계를 고려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시대에 따라 사회가 기업에 갖는 기대가 다르고, 사회 속에서 기업이 책임으로 인지하는 것도 변화한다. CSR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업과 사회와의 관계가 매우 역동적이며 지속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기업의 유일한 사회적 책임이라고 했던 밀턴 프리드먼의 주장은 5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의미가 이전 같지는 않다.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들에 대해 관리하는 것은 이미 기업 경영 활동의 당연한 고려사항이 됐다. 그리고 2015년 9월 전 세계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 합의하면서,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세상을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기업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최근 들어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전 세계 많은 나라가 ESG 성과 공시와 관련된 법규들을 제정하고 있고, 회계법인들과 비즈니스 스쿨에서 ESG와 관련한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업의 경영 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부정적인 환경·사회적 영향을 줄이고 긍정적인 기여를 하는 것을 CSR이라고 한다면, ESG는 기업이 CSR로 관리해야 하는 영역을 일컫는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중심으로 투자자들과 많은 평가 기관들이 기업의 CSR 성과를 가늠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락(Blackrock)’의 CEO 래리 핑크는 올해 벽두에 블랙락이 투자하는 기업의 CEO들에게 서한을 보내 ESG 성과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알렸다. 그리고